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7 탈상脫喪과 49재齋, 거상居喪을 줄이기 위한 몸부림 탈상은 글자 그대로는 상복을 벗는다는 뜻이라, 이 탈상을 통해 비로소 상주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탈상하지 아니한 기간이 바로 상중喪中인데, 이 상중을 얼마로 삼느냐 해서 孝를 절대 가치로 앞세운 동북아시아에서도 적지않은 논란이 있었으니 공자가 3년상을 제기한 이래, 이것이 줄곧 대세였을 듯하지만, 이 3년상도 실상을 따지면 27개월과 25개월 설로 맞섰고, 아주 혹가다가 액면대로 해석해서 36개월을 지내는 일도 있었지만, 대세는 아니다. 27개월과 25개월은 권력투쟁도 끼어 후한시대 이래 동아시아 경전해석의 양강 구도를 형성한 정현인가 마융인가 어디를 따르느냐에 따라 정해졌다. 이 3년상은 공자 당대에 벌써 너무 길다고 문제가 되어, 논어를 보면 누구더라? 그의 제자 중에서도 열라 부자로 공자의 시종일관.. 2024. 1. 11. 괜찮은 글은 싸지르는 글에서 건지지 묵혔다간 똥 된다 글이 글을 낳는다는 말 나는 줄기차게 한다. 뭐 일년을 쉬고 다시 글을 써? 뭐 이 일 좀 마무리하고 나서 글을 써? 석박사논문 끝내고서 글을 써? 거지 같은 소리 그만해라. 글이 글을 쓰지 휴식이 글을 쓰지는 못한다. 글로써 승부를 보고자 하는 놈은 끊임없이 쓰야 한다. 미친 듯이 쓰야 한다. 일년을 쉬고서, 혹은 충전하고 나서 글을 써? 쉬어봐라. 충전해 봐라. 글쓰는 리차저블 배터리가 아니다. 끊임없이 쓰야 또 나오는 것이 글이다. 그 끊임없는 글에서 괜찮은 글이 나오는 것이지 묵혀서 쉬어서 쓴 글이 좋은 글? 웃기는 소리 할 생각 말고 닥치고 쓰라. 그 따위 징징거릴 시간에 글 한 편이라도 더 쓰라. #글쓰기 *** related article *** 글쓰기는 1년을 중단하면 영영 끝이다 글쓰기는.. 2024. 1. 10. [독설고고학] 세계사 흐름과 같이해야 한다 하도 요새 한국고고학 양태를 비판하니 몇몇 지인이 이젠 그만하라 부탁하지만, 나는 그럴 생각 없다. 왜? 그만큼 이 양태는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 꼬라지를 더는 방치할 수 없으며, 그래서 나는 국민과 시민과 공동체를 대면해 한국고고학을 고발하는 것이다. 독자는 그네가 아니다. 내가 미쳤다고 알아들어 쳐먹지도 못하는 저 친구들을 상대로 내 말을 들으라 할 것 같은가? 천만에. 내 독자는 그네가 아니라 시민사회다. 시민사회를 향해 한국고고학을 고발하는 것이며, 저따위 것들을 논문이라 써제끼는 놈들이 어찌 고고학도인가를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저런 글을 싸지르는 고고학은 삿대질 상대일 뿐이다. 돌아봐라. 지금 세계고고학 어디에서 저딴 것들을 논문이라 써제끼는가? 지구상 오직 두 지역밖에 없다. 대한민국이랑 일.. 2024. 1. 10. A와의 술잔 대화 "A야, 너도 야망이라는 게 있냐?" 느닷없는 질문에 대포 한 잔 빨던 A가 잠시간 머뭇하다 이리 답한다. "있죠. 왜 없어요?" "그래? 한데 널 지켜본지 십년이 넘어 이십년을 향하는데 왜 야망이라는 게 내 눈엔 안 보이지?" "그리 보일 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저라고 왜 야망 혹은 욕심이 없겠어요? 있어요." "그래? 네 야망은 무엇이냐?" "제가 공부한 거 박물관에서 구현해 보고 싶죠. 저라고 왜 보고 들은 게 없겠어요? 그에서 느낀 것들을 제대로 구현해 보고 싶죠. 다만, 그 꿈을 펼칠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아 저도 조금 답답할 뿐이죠."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다. 난 너가 야망도 없이 사는 줄 알았다. 절박? 이런 걸 너한테 느끼지 못해서 물어본 거다." "왜 저라고 절박함이 없겠어요? 그건 .. 2024. 1. 10. 고토쿠 슈스이, 몰라도 될 자유가 있다. 알아야 한다고 윽박하지 마라 어제 회사로 홍보용으로 배포된 책 중에 붉은 장정이 인상적인 두툼한 책이 있어, 보아 하니 큰 제목은 ‘나는 사회주의다’요 부제가 ‘동아시아 사회주의의 기원, 고토큐 슈스이 선집’이다. 출판사는 교양인. 약력을 참조할 때, 고려대 일어일문과를 졸업하고 도코대 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에서 일본문학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은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임경화가 번역하고, 노르웨이 국립오슬로대학 교수 박노자가 쓴 해제를 책 첫 머리에 실었다. 박노자의 ‘한국어판 해제 〈‘조숙한 전위’의 아름다운 비극, 고토쿠 슈스이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은 당장 다음과 같은 첫줄로 시작하거니와, 마침내 교토큐 슈스이 선집도 나왔다고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쳐든 나를 아주 상심케 하는 구절이.. 2024. 1. 9. 나는 왜 술쳐먹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가? 억울해서다. 분해서다. 난 선천으로 알콜 분해효소가 없다. 이것도 유전인지 알 순 없지만, 선친이 그랬다. 이 양반은 콜라는 냄새만 맡아도 취했다. 그런 체질을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알 순 없지만, 암튼 난 그렇다. 아들놈은 좀 마시는 듯한데, 그래도 얼굴 벌개지는 걸 보니 저 놈도 집안 내력인가 싶어 안타까우면서 다행이라 여긴다. 이런 내가 온갖 술자리 다 불려가봤다. 젊은 시절엔 룸사롱도 자주 갔다. 별짓 다 해봤다. 넌알코홀릭한테 이런 생활은 고통이요 공포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거부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으니, 왜 그리 술을 강제로 못쳐먹여서 환장했는지 모르겠다. 마시지 못하는 술, 강제로 쳐먹이니 억지로 털어넣었다. 그러고선 뻗었다. 헤롱헤롱 이튿날까지 뻗어 정신을 못차렸다. 차라리.. 2024. 1. 9. 이전 1 ··· 62 63 64 65 66 67 68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