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497 첫 단행본을 내면서 다음 단행본을 준비해야 한다 이건 뭐 내가 말도 안 되는 알량한 훈수를 두는 듯해서 할까말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첫 단행본을 내고선 이른바 작가로 등단하는 분이 더러 나타나셔서 조금은 먼저 이 길을 걸은 사람으로 두어 마디 긁적거려 두니, 심심풀이 땅콩 삼았으면 싶다. 위선 나는 직업적 글쓰기 혹은 그와 비슷한 언저리를 걸으려는 사람들한테서는 30대가 무지막지 중요함을 설파하고 또 설파했거니와, 이 30대 1년, 2년은 이후 이런 학적學的 일생 10년과 20년을 좌우하는 까닭이라, 내가 이 길을 걸을 생각이 없다면 모를까 이 길로 죽 가자 한다면 이 30대는 하시도 허비해서는 안 되며, 그래서 되도록이면 이 30대에는 첫 단행본을 출간해야 여러 번 설파했으니, 그래야 이후 내가 가는 길이 어느 정도 보이는 까닭이라 보.. 2024. 6. 22. 불러주는 데 없다, 내가 헤집고 들어가야 내가 주어진 내 일 열심히 하면 어딘가에서 더 좋은 자리로 불러주겠지 하는 환상에 젖어 사는 이가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 물론 그런 일이 썩 없기야 하겠는가? 하지만 단칼에 내려치거니와 불러줄 데 없다. 자리는 내가 찾아서 헤집고 들어가는 것이지,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선물 아니다. 내가 열심히 하면 기회는 오겠지? 무슨 기회가 오나? 백날 기다려봐야 허공의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조용히 힘을 길러? 기르다 날 샌다. 마음에 드는 자리는 내가 찾아서 헤집고 들어가야 한다. 왜 이 사회가 날 몰라주나 한탄할 시간도 없고 이유도 없다. 자리는 내가 개척하는 것이지 주어지는 그 무엇이 아니다. 없는 화이팅 외치다가 내 목만 쉬는 법이다. 미친 듯이 달라들어도 모자랄 판에 입 벌리고 이제나저네나 홍시 .. 2024. 6. 22. 민간을 잠식하는 정부, 사기 회식열전을 음미한다. 태사공이 말한다. 신농씨 이전 일은 내가 잘 모른다. 하지만 예컨대 詩나 書에 기록된 虞나 夏 이래 일을 보건대 눈과 귀는 아름다운 소리와 모습을 극히 좋아하고, 입은 고기 맛을 극력 보려 하며, 또 몸은 편안과 쾌락을 좋아하고, 마음은 권력과 재능의 영광스러움을 자랑하려 하니, 백성이 이런 풍속에 물든지는 오래 되었다. 비록 그럴 듯한 논설로 집집마다 다니며 깨치려 해도 그러지 말라 할 수는 없다. 그런 까닭에 정치를 가장 잘 하는 이는 추세를 따르고, 그 다음은 백성을 이롭게 하여 이끌어주며,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쳐 깨우치며, 그 다음은 그들을 다스리려 하니, 가장 못된 자들은 백성과 다툰다. (사기史記 화식열전貨殖列傳) 군주가 백성과 다투려 한다? 정부가 하는 일이 민간이 해야 하는 일을 잠식하지.. 2024. 6. 21. 남월국 왕묘가 일깨운 것들 2007년 광동성 광주 남월국 문물 답사는 나한테는 여러 가지를 일깨운 기회였다. 남월국은 그 태동 시기, 태동 주체, 멸망 시점이 위만조선과 일란성 쌍둥이다. 남월국 창건주 조타는 산동성 출신으로 남월국에서 독립해 남월국을 세웠다. 현지 민족과의 복합세력이 구축한 왕조로 100년간 지속하다가 기원전 111년인가 한 무제에게 멸망당하고 그 땅에는 7군이 설치되었다. 위만조선 역시 이와 판박이라, 아마도 북경 일대 출신일 가능성이 많은 위만이 기자조선으로 망명해 처음에는 그 서쪽 방 100리를 분봉받았다가 이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해 위만조선을 열었으니, 그러다가 역시 100년만에 한 무제에게 망하고는 그 땅에 4군이 설치되었다. 남월국을 정벌한 장수가 그대로 위만조선 정벌군 상층부를 형성했으니, 이러고도 .. 2024. 6. 20. 시대 변화인지, 경험 차이인지 알쏭달쏭 책 홍보 흐름 한국 출판문화 흐름을 일변하면, 그 홍보에서 갈수록 종래(그 기준으로 어찌 잡아야할지 모르지만)와 달리 저자 혹은 역자 역할이 눈에 띠게 늘어난 것만은 분명하다. 간단히 말해 요새는 책 홍보를 출판사도 한다 하겠지만 전반으로 보아 출판사 비중보다는 저역자 역할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제 저자나 역자는 자기가 책 내고 자기가 팔아야 하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이건 분명 시대변화다. 한데 근자 내 지인들 움직임을 볼 때, 또 내 경험과 견주어볼 때 하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요새는 본인이 책을 내고서도 주구장창 이런저런 방식으로 자기책을 홍보한다. 언제까지? 적어도 6개월은 가더라. 내 지인 중에 거의 동시에 첫 단행본을 출간한 정순임과 김선 두 사람이 그랬으니, 6개월 내내 나는 이들의 책 홍보글만 봤다... 2024. 6. 17. 냉기를 피하려면 침대가 있어야 한다 때는 한여름..연일 낮기온 수은주 3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지만침대를 쓰지 않는 나는 나이 탓도 있겠지만 저 방바닥이 차가워 몸을 뒤척인다.그런 까닭에 한 번씩 보일러를 틀어서 습기도 날리고 냉기도 보내야 한다.맨땅도 아니요 베니어합판을 깔았지만 한여름 냉기는 견디기 힘들 만큼 고역이다.요를 깔아도 저 냉기를 방어하지 못한다.그러니 송국리형 주거지니 뭐니 해서 선사시대 집터라고 나오는 것들 그 맨바닥에 사람이 생활했다는 말 새빨간 거짓말이다.생활 못한다.덕석 깔고 짚 깐다 해서 생활 못한다. 하루이틀 극기훈련이야 모르겠지만 일상 나날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맨바닥에 생활할 수는 없다.아열대 혹은 열대지방 가옥이 이른바 고상식이라 해서 땅에서 붕 뜬 이유는 열기 때문이 아니라 실은 냉기 한기 때문이다.저.. 2024. 6. 17.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41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