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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575

개돼지도 3년이면 되는 전문가, 하물며 사람임에랴 A가 B 분야를 떠나 C 분야에 일하게 되자 나는 신신당부했다. C로 간 이상 B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C가 되라. 그것이 끝나 혹 B로 돌아오는 날 너는 B 전문가에 C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뒤집어쓴다. 사람하는 일 거기서 거기다. 개돼지도 3년 같은 일 하면 그 분야 전문가 된다. 하물며 사람임에랴. C로 떠난 A가 틈만 나면 B 언저리를 맴돌더라. 그때마다 나는 조리돌림을 한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느냐? B는 너 아니라도 잘 굴러간다. 물론 내 방식이 옳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일에 투신한지 일년이면 그 분야 전문가 소릴 들어야 한다. 왜? 개돼지도 3년이면 되는 일을 사람인 내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2024. 8. 21.
몰카와 몰인터뷰, 거부할 수 없는 유혹 내가 맘에 드는 내 사진은 실은 몰카다. 피사체가 사람일 때 그 피사체가 찍힘을 의식할 때 내가 그린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몰카가 언제나 아름다운 이유다. 피사체가 찍힘을 의식하지 않거나 못할 때 그 사람 가장 아름다운 혹은 자연하는 모습이 나온다. 요리조리 인위하는 증명사진과 같은 사진은 경멸한다. 턱 쪼가리 괴고 입을 찟고 눈을 인위로 뜨고 하는 이딴 짓 경멸한다. 실은 인터뷰도 똑같다. 인터뷰한다 약속하고 그 약속한 자리서 오가는 기사 정말 현미 씹는 듯하다. 약속한 인터뷰는 극도로 인터뷰이를 자기 검열로 몰아넣는다. 그래서 실상 몰래 인터뷰가 건질 것이 많다. 나아가 이건 내가 아주 자주 쓴 수법이기는 한데 정식 인터뷰 시작하기 전 주고받은 대화라든가 인터뷰장 분위기로써 인터뷰를 풀어가기도 한다.. 2024. 8. 21.
왜 이집트 근동을 보아야 하는가? 나는 한국학을 한다 해서 지금과 같은 폐쇄성은 경멸하거니와, 如컨대 신석기문화만 해도 한국 신석기가 보이는 이웃 중국 대륙 각종 신석기 문화에 대한 무관심? 혹은 덜 관심을 보고선 언젠가 몇몇 지인한테 너희는 왜 같은 신석기 전공이라며 왜 중국 신석기에는 그토록 무관심하냐 묻기도 했으니 내가 무척이나 인상 깊은 대답이 "한국신석기랑 워낙 달라서..."라는 말이었다. 나는 한국신석기와 통하는 바가 없어서라는 저런 반응 경멸한다. 학문에, 문화에 무슨 국적이 있단 말인가? 중국은 고사하고 저짝 이집트니 근동이니 유럽대륙이니 하는 데다 우리는 왜 관심을 돌리고 쏟아야 하는가? 그 대표하는 예로, 나아가 저런 대답을 반증하는 보기로, 이쪽에서는 선사가 저쪽에서는 역사시대인 경우가 너무 자주 있다. 우리가 여기서.. 2024. 8. 21.
조선왕조가 언로가 열렸다는 그 환상을 타파하며 고전번역을 직업으로 살아온 지가 40년이 지났다. 읽고 번역한 것들은 대부분 조선시대 한문자료들이다. 신입사원일 때에 읽은 게 중종실록이었다. 선배들은 수시로, 조선시대가 오늘날(40년전 그때)보다 언로言路가 더 열려 있었다고들 하였다. 언로는 말길이라는 뜻인데 요즘 개념으로는 언론의 자유 같은 것이다. 그 근거로 드는것은 실록에 수없이 나오는 대간들 건의문이었다. 상소, 차자 등등, 임금에게 대놓고 바른말을 하는, 할 말을 다하는, 강직한 공무원들.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에 근무하는 엘리트 청년들의 건의문. 여차저차해서 그 일은 시행하면 아니되옵니다. 여차저차해서 우의정을 처벌해야 합니다... 그 실록 기록물만 보면, 참말로 목숨 걸고 바른말을 하는 멋진 청년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데, 이게 정말로.. 2024. 8. 20.
일본 중국이 더는 해외 학술교류 영역이 아니다 일본 혹은 중국 연구자들 불러다 놓고서는 해외학술 교류 운운하는 말이 버젓이 보인다. 이제 더는 저 두 지역이 해외 학술 운운할 만한 지리 아니다. 적어도 두 지역은 내국이다. 나는 그리 본다. 저 중에서도 일본은 저에 더해서 적어도 내가 직간접으로 간여하는 분야에서 특별한 비교우위 없다. 암것도 없다. 더는 새로운 것도 없고 그래서 더는 배울 것도 없는 빈 쭉정이다.이는 몇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그 교유 혹은 교류라고 하는 대상 혹은 범위 때문이다. 맨 똑같은 사람과 맨 똑같은 이름의 교유를 수십년 같이하는데 뭐가 새로울 게 있겠는가? 눈꼽만큼도 없다. 그냥 옆동네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한테 무엇인가 새로운 계몽 혹은 각성을 주는 존재일 수가 없다. 신동훈 교수께서 앞서 .. 2024. 8. 19.
우리 것이란 무엇인가? 동부 아나톨리아의 경우 경주학연구원 멤버들이 얼마전 동부 아나톨리아 답사를 감행했으니, 나는 그 원정에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그네가 가야 할 데를 정리하는 일을 했다. 그 자료집이 얼마나 요긴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첨엔 가볍게 시작한 그 일에 나로서는 혼신을 쏟았다는 말을 해둔다. 각설하고, 저들 사진은 이번 여행에서 전업사진작가 오세윤 형이 촬영한 몇 장면이라, 날더러 써먹으라 골라 보내준 것들이다. 탑재용으로 쓰기 위해 용량은 줄였지만, 저 사진 원본들은 장당 100메가에 육박할 것이다. 저 중에서는 조만간 어느 박물관 특별전에 들어갈 사진도 있다. 저들이 다닌 동부 아나톨리아는 아직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생소한 코스 중 하나다. 작년인가 튀르키예 시리아 대지진 그 지역이기도 하다. 전업작가가 담은 저런 장면들이 우리한테는.. 2024.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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