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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특별하지 않은 박물관 이야기29

우리 프로그램은 어떤가요?: 어린이를 인터뷰하기 박물관에서 인터뷰는 성인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어린이를 인터뷰 하겠다 했을 때, 주위의 몇 명이 물었다. “그 아이들이 무엇을 말해줘?”라고. 하긴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인터뷰는 어른을 상대로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관람객 만족도 조사가 있다. 설문지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묻고자 할 때 하는 인터뷰이다. 우리 박물관에서는 아마 이 인터뷰 말고, 지역 조사를 할 때 하는 인터뷰가 더 많을 것 같다. 문헌 조사로는 알아낼 수 없는 지역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하는 것이다. 전시를 할 때도 인터뷰를 한다. 교수님들을 모시고 하는 인터뷰도 있지만, 전시 주제에 대해 경험해 본 분들을 모시고 인터뷰도 있다. 그렇게 하면 마치.. 2023. 9. 26.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보기 우리 박물관에는 동화 구연 수업이 있다.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고 그 주제에 대한 신체 활동이나 만들기를 하는 것이다. 제목은 ‘말하는 박물관’이다. 작가님이 지어주었다는 이 제목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박물관이 말을 하다니 뭔가 귀여운 느낌인걸.’하고 말이다. 귀여운 제목만큼 수업을 듣는 아이들도 5~7세의 귀여운 어린이들이다. 이 수업은 매니아 층이 있다. 다른 수업과 다르게 이 어린이들은 진짜 매니아라 할 만 하다. 1년 또는 2년 가까이를 오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매니아인지 혹은 보호자가 매니아인지 알 수는 없지만. D도 그런 아이였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그렇듯, D는 동화 구연을 얼른 끝내고 만들기를 하고 싶어 했다. 초등학교를 들어가면 점차 그리기와 만들기를 싫어하게 되는 것 같.. 2023. 9. 5.
요즘의 고민 3: 나의 박물관 적성은 무엇인가 어쩌다보니 고민 시리즈로 글을 쓰게 된다. 아마도 요즘 생각나는 바를 적다보니 그런 것 같다. 요즘의 고민은 바로 ‘내가 이 과에 잘 맞는 사람인가.’라는 것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고민이긴 하다. 나는 늘 내가 가는 길을 의심하는 사람이었다. 미술사학과에 들어와서는 내가 이 전공에 맞는 사람일까를 의심했고, 이 박물관에 들어와서는 과연 내가 이 박물관에 맞는 사람일까 의심했다. 그리고 내가 전시에 맞는 사람일까 고민했다. 그때는 전시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이 박물관에 들어와서 두 번째로 과를 옮기게 되었다. 나는 또 의심한다. 내가 이 과에 맞는 사람일까 하고. 지금의 과가 나에게 맞는 것일까 교육 업무를 안 해 본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때는 프로그램 자체를 만드는데 매우 급급했.. 2023. 8. 28.
요즘의 고민 2: 어떤 도록을 만들어야 할까 ‘전시가 끝나더라도 도록은 남는다.’라는 말을 일하면서 몇 번이나 들었다. 이 말 그대로, 학예사에게 도록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요즘은 전시가 끝나도 VR로 전시를 볼 수 있지만 모든 전시가 VR로 기록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여전히 전시 이후에도 그 전시가 궁금하다면 도록을 펼쳐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록은 남는다.’는 말은 말 그대로 전시의 전반적인 것을 전시가 끝나도 도록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무게 때문인지, 전시만큼 도록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학예사들도 있다. 다양한 도록들 도록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유물의 사진을 위주로 싣는 도록이 있는가 하면, 각종 도표와 설명글이 들어간 도록 등등. 그래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유물의 사진이 크게 실리고, 뒷면에 전문가의 글이 실리는 것이다... 2023. 8. 19.
요즘의 고민: 너와 나를 이해하기 위해, 너와 내가 함께 나아가기 위해 나는 옛날부터 해도 되지 않아도 될 고민을 하곤 했다. 대학에 들어갈 때나 들어가서는 ‘현실과 유리된 것 같은 과를 나와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내지는 ‘지금 하는 것은 한량 놀음이나 하는 것이 아닐까’ 같은 고민을 했다. 실용학문을 하는 곳이 아닌 과를 들어가서 한다는 고민이 저런 것이었다. 저런 고민을 했을 것이었으면, 과를 선택하기 전에 했어야 했는데 고민의 스타트 지점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현실에 떠밀려서 어쨌든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나마 이 과를 나와 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직장에 들어와서는 별 생각 없이 다녔다. 그냥 저냥 만족하며 다닌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박물관이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기후위기가 현실이 된 순간 아직 올해의 .. 2023. 8. 13.
박물관이 직장인 사람이 마음 속에 모아두는 즐거움 출근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면서 생각한다. ‘출근하기 싫다. 침대에 더 누워있고 싶다.’ 5분간 계속 침대에서 꼼지락 거리다가 겨우 일어나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서는 꼴은 고등학교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도 꽤 되었고, 심지어는 직장생활한지도 꽤 되었으니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적응이 될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아마도 퇴직 전까지도 적응이 안 되는 것이 아닐까. 출근길도 비슷하다. 잠이 덜 깬 상태로, 멍하니 지하철을 타고 40분을 가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광화문 역. 이곳을 벌써 10년 가까이 오르내렸다. 그러고 보면 학예사 생활을 꼽아보니 어느덧 10년을 넘겼다. 일반적으로 이 바닥 사람들은 학예사가 아니라 학예보조인 연구원 생활부터 시작하니, 연구원 때부터 친다면 박물관이라는 .. 2023.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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