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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특별하지 않은 박물관 이야기29

지도 밖의 서울: 서울은 어디인 걸까 몇 년 전 유행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해방’과 ‘추앙’이라는, 강렬한 단어를 우리에게 남겼다. 사람 입에 오르내린 추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며, 나는 이 단어가 일상생활에서 쓰인 적이 있었던가 하고 몇 번이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일종의 밈처럼 드라마 속 구씨의 말을 인용하곤 했다. 경기도민의 마음을 대변한 그것, 계란 노른자와 흰자 드라마가 나온 지 벌써 몇 년이 지나서 두 단어가 기억 속에 희미해져가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여전히 최근 뉴스에서 언급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 이유는 ‘서울의 바깥, 경기도에 사는 사람’의 마음을 잘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경기도도 서울로 편입될 수 있다는,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의 그림을 연일 정치권에서 쏟아내면서 이 드라마를 예.. 2024. 2. 9.
그럼에도 지도 읽기의 즐거움이란! 박물관에는 여러 전공자가 있다. 고고학과 미술사, 사학부터 서지학, 도시공학, 건축학 등등. 학교 다닐 때는 회화사와 도자사 전공 사이에도 무언가 말할 수 없는 다른 점이 느껴졌다. 미술사 안에서 나뉘는 세부 전공 사이에서도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하물며 타 전공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성격은 차치하고, 박물관 내 각 전공자가 느끼는 즐거움은 분명 다르다. 직장 일과 내 즐거움이 최적화된다면 그것이 가장 즐거운 직장 라이프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곳에서 가장 즐거울 사람들은 지도를 사랑하는 도시공학 또는 건축 전공자일지도 모르겠다. 공간을 공부하는 이들이라 그런지, 새로운 지도를 볼 때마다 눈빛을 반짝이는 것이 나와는 매우 다른 종족이다. 지도는 지겨워! 내 전공은 공간과 그다지 관계가 없다. 내 기.. 2024. 1. 28.
일단 시작은 지도부터, 그렇지만 지도는 싫어요. 나는 매번 똑같은 일을 하기 싫어했다. 쥐뿔 아는 것도 없는데 여기서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없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교수님께 소심하게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게, 저는 대학에서 이런 주입식 수업을 듣고 싶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는 것도 없는데 토론이 되겠냐며 교수님에게 까였다. 흑흑) 늘 말하기 주저하는 내 성향을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늘 의심도 많았다. 초등학생 때, 이승복 어린이 일화를 읽으면서 ‘이거 거짓말 아냐? 나 같으면 무서워서 숨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거 쓰면 나이대가 유추되는 것 아닌가요? 하하) 물론 선생님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일하면서 가장 지겨웠었던 것 일하면서 이러한 나의 성질머리가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2024. 1. 7.
우리의 브랜딩: 서울을 보여드립니다 브랜딩이라는 말이 넘쳐난다. 마케팅에서만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까지 나오니 말이다. 그래도 그 용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 때문인지, 왠지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상업적인 무언가에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박물관과 브랜딩이라는 두 단어는 이질적인 것 같았다. 처음 국립박물관과 그 산하 기관들에서 박물관 브랜딩화를 한다했을 때, 느낀 내 감정이다. 무엇을 브랜딩해야할까 박물관과 브랜딩이 어울리는 것일까. 대체 무엇을 브랜딩한다는 것일까 궁금했다. 국립박물관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국립진주박물관이다. 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특화 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진주성에 있는 지리적 위치까지 안성맞춤이다. 브랜딩이란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에 갖는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 2023. 12. 23.
직장인으로서 학예사: 제너럴리스트 vs 스페셜리스트 직장인에게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어느 한 분야 전문적인 스페셜리스트, 다른 하나는 모든 일을 두루두루 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 보통 공직에서 행정직들은 제너럴리스트로 분류되곤 한다. 어느 부서를 가더라도 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학예직에 종사하는 학예연구사 혹은 학예연구관은 스페셜리스트로 구분된다. 공직에서 행정직에 있는 분들은 제너럴리스트라 한다면, 어느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기에 스페셜리스트로 분류되는 것일 터다. 학예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나 자신을 특정 분야 전문가라 생각했다. 나뿐이 아니라 대다수 학예사가 ‘나는 스페셜리스트’라 생각할 것이고, 그에 대한 자부심으로 일한다. 그러나 일을 하면 할수록, 내가 스페셜리스트일까 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 2023. 12. 17.
과를 옮긴 이후 깨달은 몇 가지 과를 옮기게 된지 대략 1년이 다 되었다. 지난번 글에서도 썼지만, ‘교육’만을 전담으로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은 전시만을 담당하거나 혹은 교육과 전시 업무 모두를 했었다. 그러니 어찌 보면 교육 학예사로서는 새내기나 마찬가지다. 1년의 경력을 교육에 대한 경력이라 내세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디서 얼마나 일하든 무언가를 얻게 되기 마련이다. 1년간의 업무를 통해, ‘이것이 박물관 교육이다!’라는 거대한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막연하게 느끼게 되었다. 정확히는 박물관 교육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박물관 전시에 대한 것이다. ‘또 전시냐.’라던가 혹은 ‘역시 전시 업무를 주로 했더니 전시만 생각하는 거냐.’라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이제는 전시 자체만을 생각한다기보다는.. 202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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