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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HISTORY82

국정에 적극 참여한 거란의 황후들, 손자 상대로 군사를 일으킨 야율아보기의 외팔이 여전사 마누라 거란이 일으킨 요遼 왕조를 볼 적에 중국이나 한국 역대 왕조와 대비해 유별난 대목 중 하나가 황후 혹은 태후의 국정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단순히 내조 혹은 조언을 넘어 때로는 무기를 직접 잡고 전쟁을 지휘하는가 하면, 수렴청정도 보통 왕비 엄마는 이름만 내세울 뿐 원로대신들이 정치를 주도하는 것과는 아주 달라서 직접 처결한다. 이는 유목민 전통이 아닌가 하지만, 내가 빠짐없이 유목국가의 그것을 조사한 것은 아니어서 자신은 없다. 요나라 역사를 정리한 요사遼史 권63 열전 제1 후비后妃 전에 이르기를 요遼나라는 돌궐突厥을 따라서 황후皇后를 일컬어 가돈可敦이라 했지만, 거란 말로는 특리건忒俚塞이라 불렀으며, 존쟁할 적에는 누알마褥斡麼라 했으니 이는 거개 황후를 후토后土에 비겨서 그를 어머.. 2023. 12. 25.
방술方術로 漢천자 유철劉徹을 농락한 소옹少翁 비탄은 상실에 대한 동경이다. 비판에 빠진 사람을 후려치는 방법으로 첫째 몽둥이질이 있으니, 두들겨 패서 정신을 차리게 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른 방법으로 흔히 동원되는 것으로 그 동경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방안이 있다. 철권 통치자 한 무제漢武帝 유철劉徹을 소옹少翁이라는 무당이 사로잡은 비결은 후자였다. 소옹을 내가 지금 무당이라 하지만, 그의 생존 당시에는 방사方士로 부르는 일이 많았다. 유철이 아낀 후궁으로 이부인李夫人이란 이가 있었다. 사기에서는 왕부인王夫人이라 했지만, 이부인이 맞는 듯하다. 이씨 혹은 왕씨 성의 부인이라는 뜻이다. 이 경우 부인은 황제에게는 후궁의 칭호 중 하나다. 인물이 쭈쭈빵빵, 아양도 잘 떨었던 듯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창 나이에 죽고 말았다. 그의 살결이 그리운 유철. 낙담.. 2023. 10. 29.
《화랑세기》를 베껴먹는 자들 《화랑세기》 가짜라 하면서도, 혹은 그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면서 교묘하게 그걸 표절하는 놈이 하노라 접때 말한 적 있듯이, 《화랑세기》 가짜라 하면서도 실로 우연히 그가 내린 결론이 《화랑세기》와 같음에 당혹한 어떤 이는 부러 화랑세기와는 다른 결론을 도출하는 논문을 쓰기도 한다. 90년대 후반에 이런 놈이 보이더니 근자에도 이런 놈이 있다. 《화랑세기》를 보면 용춘은 김춘추의 작은아버지요 나중에는 그의 양아버지다. 세기엔 이런 그가 647년 7월에 죽었다고 한다. 이에 해당하는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보면 공교롭게 현재의 정덕본 기준으로 16글자인가가 탈락했다. 다 좋다. 《화랑세기》가짜라 하는 놈들이 신통방통하게 그 출현 이후 한결같이 용춘의 사망시점을 647년 어간으로 들고 나왔다. 이런 논.. 2023. 9. 30.
만석지기들의 가난 타령, 퇴계와 서애의 경우 퇴계는 부자였다. 그것도 열라리 부자다. 장개 두번 잘가서 더 부자됐다. 장인한테 물려받은 논밭떼기가 천지였다. 한데도 틈만 나면 "나는 묵을 게 없어 가난하다"는 타령을 늘어놨다. 서애 류성룡. 하회마을 건너편 옥연정사. 간판 보면 영의정인가 퇴임하고 난 서애가 짓다가 돈이 없어 중단했다가 어느 중의 도움을 빌려 완공했다고 한다. 서애가 가난했다니? 그래서 건물채 하나 짓다가 중단했다니? 새빨간 거짓말이다. 한데 왜 이들은 틈만 나면 나는 가난하다고 들먹였는가? 나는 그 이유가 현금 유동성이라고 본다. 퇴계 서애 시대만 조선시대는 화폐경제가 아니었다. 금융경제가 아니었다. 물물교환시대다. 문집 봐라. 물건 사고 팔 때 화폐 이용한 일 없다. 전부가 쌀 콩 몇 되 주고 생선 사오고 하는 일이다. 그 시절.. 2023. 9. 17.
지방관 부임과 가족 대동 금지, 반란 방지를 위한 고육 요새 중앙정부 관리로 지역에 부임하는 관리들과 관련한 별도 규정이 없지는 않겠거니와, 다만 내가 이쪽에 관심이 유달리 없고 내가 그쪽 출신이 아닌 까닭에 더 생소할 수밖에 없으니 그럼에도 기관장한테 보통 이용권이 주어지는 이른바 관사官舍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사용가이드라인이 있는지는 못내 궁금하기는 하다. (역사학에서 흔히 말하는 소유권과 수조권, 이용권 등등은 별게 아니다. 이런 관사 이용권을 생각하면 의외로 쉬운 것을 의외로 지질이도 어렵게 설명한다.) 이 경우 상식으로 보면 심대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예컨데 처자식 혹은 부모 혹은 장인 장모가 들어가 함께 거주하지 마란 보장도 없다. 이런 데 대한 제한이 분명 있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면 국가가 해당 관리한테 배당한 것은 그 관사 사용권이며, 또 그.. 2023. 8. 23.
[수서隋書 독파일기] (1) 제기帝紀 : 죽어가는 모든 것은 애잔하다, 수 양제 또한 그렇다 "문자가 생긴 후로 지금까지 우주가 무너지고 생명이 도탄에 빠지며 몸으로 망하고 나라를 패망시킨 경우가 이보다 심했던 적은 없었다." 위징은 수 양제 양광의 죽음에 즈음해 평론 형식으로 이렇게 적었다. 수서隋書 본기에 해당하는 제기帝紀를 끝냈다. 워낙 단명한 왕조에다 황제라고는 실상 창업주 문제와 2대 양제가 전부이며, 마지막 당 왕조 문을 열어준 공제야 있는둥마는둥한 허수아비였으니 워낙 짧을 수밖에 없다. 역자들이 양제가 고구려 정벌에 나섰다가 개박살나고 마침내 왕조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꼈다 했지만, 모든 흥성은 환희와 희열로 가득하고 모든 몰락은 애잔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왜 양제가 이리도 가엾은지 모르겠다. 형을 밀어내고 대권을 잡은 그가 왜 저리했는지 나는 무진 이해하려 해 봤다. 꼭 .. 202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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