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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에 적극 참여한 거란의 황후들, 손자 상대로 군사를 일으킨 야율아보기의 외팔이 여전사 마누라 거란이 일으킨 요遼 왕조를 볼 적에 중국이나 한국 역대 왕조와 대비해 유별난 대목 중 하나가 황후 혹은 태후의 국정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단순히 내조 혹은 조언을 넘어 때로는 무기를 직접 잡고 전쟁을 지휘하는가 하면, 수렴청정도 보통 왕비 엄마는 이름만 내세울 뿐 원로대신들이 정치를 주도하는 것과는 아주 달라서 직접 처결한다. 이는 유목민 전통이 아닌가 하지만, 내가 빠짐없이 유목국가의 그것을 조사한 것은 아니어서 자신은 없다. 요나라 역사를 정리한 요사遼史 권63 열전 제1 후비后妃 전에 이르기를 요遼나라는 돌궐突厥을 따라서 황후皇后를 일컬어 가돈可敦이라 했지만, 거란 말로는 특리건忒俚塞이라 불렀으며, 존쟁할 적에는 누알마褥斡麼라 했으니 이는 거개 황후를 후토后土에 비겨서 그를 어머.. 2023. 12. 25.
말송보화末松保和 스에마쓰 야스카즈가 말하는 임나와 마한 “(임나任那는) 지리적으로 말하면 여러 한국의 하나인 구야한국狗耶韓國=임나가라任那加羅에서 기원하고, 백제·신라의 통일권에 들어가지 않는 모든 한국을 포함하는 지역의 총칭이며, 정치적으로 말하면 더욱 광대한 기구 가운데 일부 곧 임나가라를 중심으로 하는 여러 한국을 직접 지배하는 체계이고, 더욱이 그것만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외곽에 간접 지배하는 백제·신라를 복속시켜, 임나·백제·신라의 3자가 하나로 합해져 고구려에 대항하는 것”(末松保和, 임나흥망사任那興亡史 , 길천홍문관吉川弘文館, 1949, 69~70쪽) 이 친구가 말하는 임나는 요컨대 왜국 혹은 일본 중심 하나의 통일권인데, 내가 볼 때는 두 가지 층위가 있다. 첫째 광의로써 임나 말고도 백제·신라까지 포섭하는 하나의 정치동맹으로, 이 경우 임나.. 2023. 12. 25.
부당해고는 징벌이 없는 이상한 사회시스템 부당해고로 복직이 확정되고 나서 후속 소송을 제기하려 했다. 한데 현행법으로는 뾰족한 보복수단이 없다더라. 그 부당해고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 했더니만 한국 법원 판례가 그런 건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 했다 해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부당해고가 확정됨으로써 그 부당해고 기간은 근무한 것으로 간주되어 미불임금을 받는다. 이것으로써 퉁친다고 했다. 변호사 설명이 그랬다. 뭐 이런 엿 같은 사회가 있나 했다. 가짜보도를 두고 언론사에 징벌성 책임을 묻는 법안을 만들어야 하느니 하는 논란이 있는 줄로 안다.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이 이런 부당징계에 대한 징벌을 가능하게 하는 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함부로 까불지 못한다. (2020. 12. 25) *** 이런 경우 해외사례는 어떤지 궁금하다. 또 하나 웃긴 점은.. 2023. 12. 25.
소요유逍遙遊란 무엇인가? 자득自得과는? 장자莊子를 구성하는 편명 중에 이 장자 사상을 집약했다고 평가되는 곳으로 소요유逍遙遊가 있으니, 이 말은 요즘도 소요 逍遙하다는 말을 쓰곤 하거니와, 이 말이 요새는 소풍 혹은 행락 비슷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이는 물론 육체적 자유로움을 말하기도 하지만 주로 정신이라는 경지에서 무엇에도 구속되지 아니하고 여유롭게 여기는 마음 자세에 무게중심이 가 있다. 이르건대 절대자유 이런 말로 이해하기도 하는데, 절대자유가 무엇인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당나라 때 육덕명陸德明이 《경전석문經典釋文》 중에 이 《장자》 소요유 라는 말을 설명하기를 “챕터 이름[편명]이다. 한가하고 자유롭고 구속되지 않아서 편안히 자득한다는 데서 뜻을 취하였다”(逍遙遊者, 篇名, 義取閑放不拘, 怡適自得) 고 했으니, 이 소요유는 바로 자득.. 2023. 12. 25.
사천 선진리성을 가다(2) 여름철새 후투티가 뛰어노는 400성상 일본 성은 사람이 들어가 살기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적을 끌어들여 싸우기 위한 시설이라 봐야 맞는다. 성문부터가 복잡하다. 우리나라 성도 옹성이나 치 같은 걸 설치해 놓기는 하지만, 왜성처럼 이리저리 동선을 꺾어서 사람을 궁지로 몰지는 못한다. 발굴조사로 확인해 복원한 이 선진리성 성문이 딱 그렇다. 벽을 세워 한 번 두 번 길을 꺾고 그 앞에 총구멍을 떡하니 둔다. 어찌어찌 문을 통과한다 해도 나오는 건 핵심 시설이 아니라 뒤쪽 성벽이다. 지키는 입장에선 좁은 공간을 지킬 병력만 있으면 되지만 치는 쪽이라면? 골치깨나 아팠을 것이다. 사실 여기는 2010년대 발굴을 거치고 성벽 상당수를 새로 쌓다시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뭔가 압력을 이기지 못해 깨진 돌들이 성벽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돌 색깔이 묘.. 2023. 12. 24.
절차탁마한 두보, 나오는 대로 지껄인 이백 정확한 인용인지는 자신이 없다. 두보는 시를 쓰려면 만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그의 작품을 보면 이런 절차탁마의 온축이 그대로 드러난다. 내 보건대 두보는 시를 짖고도 그 이후에 끊임없이 수정했다. 그 옛날 지식인들이 이른바 전고를 동원하는 원천은 기억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기억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언제건 오류의 위험성에 노출한다. 이런 위험성을 내 보기엔 두보는 사후 검열로 바로잡았다. 이를 검서檢書라 하는데, 두보 시에 이 말이 보인다. 이는 뱉으면 그대로 시가 되었다는 이백과 뚜렷이 대비한다. 두 사람 시를 비교하면 두보시가 어렵고 이백시가 편한 까닭은 이에서 말미암는다. (2013. 12. 23) *** 당(唐)나라 두보(杜甫)의 시 〈봉증위좌승장 이십이운(奉贈韋左丞丈二十二韻).. 202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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