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888 대한민국의 50-70년대 (3): 해방 직전 조선인 인텔리 상황 일전 글에서 대한제국 멸망과 함께 구한국 공무원들이 조선총독부 관할 하급 공무원으로 대거 편입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소위 칙임관, 요즘으로 치면 고급공무원 군에는 일제시대 내내 조선인은 거의 없었고, 조선인 관료는 대개 말단을 전전했다. 요즘 일제시대에 "친일"을 했다고 욕을 먹는 당시 관료 대부분의 직급이 말단인 이유다. 이런 상황은 대학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었다. 해방직전 조선에는 잘 알다시피 대학이라고는 경성제대 하나이고 나머지는 모두 "구제전문학교" 였는데, 이때문에 고급관료나 학자를 양성할수 있는 TO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애초에 45년 당시까지 문맹자가 절대 다수인 상황에서 이를 뚫고 최고학부까지 졸업해도 "학사"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숫자가 극히 적었다는 말이다. 의대의 경우, 경.. 2023. 3. 18. 대한민국의 50-70년대 (2): 해방직후 문맹률 한국인이 일제시대를 어떻게 경과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그 시대의 경제성장률이 아니라 해방직후 문맹률이다. 경제성장률 등 지표는 "한국의 근대화"의 지표가 될 수 없다. 한국인이 제국의 2등시민으로 격하되고 일본인이 한반도 안에서도 절대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 보다는 두 가지 지표를 봐야 한다. 첫째는 문맹률. 두 번째는 토지소유관계다. 이 두 가지가 각종 성장률 지표보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데 있어 훨씬 정확하다. 그 중에 첫 번째 문맹률을 보자. 해방직후 한국인 문맹률이 얼마였을 것 같은가? 일제시대가 시작되고도 20년이 지난 1930년 시점의 조선인 전체 문맹률은 73.95%였다. https://db.history.go.kr/download.do?level.. 2023. 3. 18. 임하필기가 증언하는 수선화 수선화(水僊花)의 계절이다. 이유원은 《임하필기》 제32권 에서 이르기를 삼여첩(三餘帖)에, “여성(女星)이 흩어져 배현(配玄)이 되었다.” 하였는데, 배현은 곧 지금의 수선화이다. 《병사(甁史)》에, “수선은 품격이 매우 청초하다. 직녀성(織女星)의 다리인 옥청(玉淸)이다. 한 포기에 잎이 많은 것을 진수선(眞水仙)이라 하고, 외쪽 잎이 나는 것을 수선이라 하고, 꽃잎이 많은 것을 옥영롱(玉玲瓏)이라 한다.” 하였다. 내가 이 꽃을 매우 좋아하여 사는 집에 편액을 써서 걸기를 ‘종수선삼백본(種水仙三百本)’이라 하였으니, “문을 열고 한 번 웃으니 큰 강이 가로질러 흐르네.[開門一笑大江橫]”라는 시구의 뜻을 본뜬 것이다. 이하거(李荷居)가 내의원 제조 직함을 가지고 기첩과 만나니, 온 세상이 놀라고 이상.. 2023. 3. 17. 대한민국 50-70년대의 추억: 기초의학의 경우 (1) 앞서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에서는 해부학교실에 대한 전시회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이번 전시회는 촛점을 50-70년대에 맞춘다. 이 시기는 우리 사학계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시대다. 50-70년대 전반부는 이승만 정권 시대에 극빈에 시달려야 했고, 60년대 이후는 전례 없는 고도성장기로 오늘날 한국 경제적 부의 기틀을 닦았지만, 두 시대 모두 민주주의가 결함되어 있던 시대로 엄중한 비판을 받았다. 이런 비판은 당연한 것이지만, 50-70년대는 그것만으로 설명하고 치워버려야 하는 간단한 시대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오늘날 소위 말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이 자꾸 제기되는 배경에는 50-70년대 대한민국사에 대한 인식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도 한 몫 한다. 필자의 직장 이야기 몇 토막을 이.. 2023. 3. 17. 전통문법론, 그것을 직접 계승한 일반언어학, 특히 변형생성문법의 경우 전통문법 학교문법론자들이 문법을 찾았다면 일반언어학론자들은 비문법을 착목했다. 전자가 그라마티컬을 추구한데 견주어 후자는 언어현상에 빈발하는 언그라마티컬을 주시하면서 그에서 언어학의 일반법칙을 추구했다. 그런점에서 후자는 전자를 경멸하고 그에서 한발 더나아가 그들은 언어학도 아니라 깡그리 무시했지만 후자야말로 전자의 직접 유산이며 그 직계후손이다. (2015. 3. 17) *** 이 점에서 20세기 언어학 혁명이라는 촘스키 변형생성문법 이론이란 것도 실상 전통 문법의 직접 계승이며 직계 후손이다. 그가 말하는 인간의 생득적인 언어습득 능력이란 실상은 교육화한 학교문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간은 미지하는 힘으로 언어를 습득하는 능력을 타고 나지만 문법을 동반하지 아니하는 소리를 언어라 할 수 없다... 2023. 3. 17. 뒷방으로 밀려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박정희 회심작 중 하나인 성남 운중동 한국학중양연구원이다. 출범 당시 이름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거 개장하고 얼마 뒤 박정희는 탕탕탕에 갔다. 박정희 유산이라 해서 적지 않은 질타를 받은 곳이기도 하며 실제 그것이 타당한 면이 많다. 한국정신문화 탐구를 내걸었지만 정신교육하는 감옥과도 같은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 국책연구원이 이룩한 무수한 성과가 있으니 구비문학대계와 민족문화백과사전 편찬과 같은 일은 불후하다. 나름 한국적 풍토를 살린다며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건축물을 만들었다. 주변 풍광은 천지개벽이라 내가 이곳을 출입처란 이름으로 들락거리기 시작한 1998년 말만 해도 그야말로 운중동雲中洞, 구름 속 동네, 선경 같아, 비가 오는 때나 비온 직후 연무에 쌓인 이 동네는 귀곡산장을 방불했다. (2.. 2023. 3. 17. 이전 1 ··· 1883 1884 1885 1886 1887 1888 1889 ··· 364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