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883 학문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필자가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나라의 본격적 연구작업은 이제 태동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단계에 진입하려 하고 있었을 무렵이다. 그 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 우리 학문 풍토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연구비가 많은 쪽으로 몰려다니고, 소위 최신 기법에 열광하다 보니 모든 사람이 똑같은 연구를 한다. 이런 현상은 학계에만 그런것이 아니고 심지어는 음식점과 같은 상가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 오래된 상점이 없는 것은 자본주의의 역사가 짧은 탓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거의 비슷한 일을 하고 몰려다니는 기풍의 탓도 있다. 위 사진은 아래 기사에 나온 표본이다.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3/01/14/WGIPJR4PCZFRDGUPWM5J5YUOFY/ .. 2023. 1. 14. 글쓰기 환경의 변화, 오래 사는 놈이 이기기 마련 작년 모처에서 원고 집필 의뢰가 왔다. 나한테 할당한 주제는 언론에 비친 한성백제 유적이었다. 내가 오랫동안 문화재 분야 기뤠기로 활동한 데다 풍납토성 발굴기를 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를 탈초하면서 각 언론사가 구축한 피디에프 원문서비스에 거의 절대로 기대었다. 신문만이 아니라 다른 자료도 검색이 용이하다. 2000년 졸저 풍납토성을 낼 때만 해도 나는 일일이 신문잡지를 찾아다니며 뒤져야 했다. 그에서 놓친 자료가 얼마나 많겠는가? 작년 원고를 쓰면서 그에 고맙고 그에 분개하기도 했다. 식민지시대 조선을 주무대로 활동한 일본의 역사고고학도들은 그 무렵 내가 열전 혹은 약전이라도 쓰겠다며 정신없이 자료를 긁어모은 적이 있다. 금서룡 관야정 흑판승미야 워낙 유명하니 그런대로 족적을 정리했지만 기타 오전성오니.. 2023. 1. 14. 흑판승미黑板勝美, 고문서학과 고고학의 만남 이 친구가 흑판승미黑板勝美..쿠로이타 카츠미(현행 외래어표기법상으로는 구로이타 가쓰미)다. 1874년에 태어나 1946년에 향년 73세로 졸했다. 도쿄제국대학 출신이나 늦은 나이에, 아마 서른살인가에 대학을 졸업했다. 그의 업적은 초인 그 자체다. 박사학위 논문이 고문서 양식론이다. 그는 일본 고문서학의 아버지다. 사료 정리에 혼신을 쏟았다. 제도로서의 역사학과 제도로서의 문화재정책을 수립한 일등 공신이다. 미친 듯이 일했고 미친듯이 써제꼈다. 열성적이었다. 자비로 유럽 문화재 현장을 시찰했다. 이집트를 보고는 고고학 겸업을 선언했다. 혼자 배운 고고학을 실현할 현장을 찾다가 마침내 조선에 상륙해 지산동 무덤을 파고 능산리 고분을 팠다. 그의 발굴보고서는 그래서 동시대 세키노 사단의 그것과는 달리 무척이.. 2023. 1. 14. 석굴암의 '원형', 그리고 사진엽서 호들갑 석굴암의 '원형' 2007.9.18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석굴암은 늘 '원형' 시비에 휘말린다. 성균관대박물관이 마련한 '경주 신라 유적의 어제와 오늘-석굴암ㆍ불국사ㆍ남산' 특별전에 1910년대에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석굴암 관련 유리원판 사진이 여러 점 공개됨으로써 원형 논란이 재연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논란의 출발은 새로운 자료가 석굴암 원형을 말해준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석굴암 구조를 엿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자료가 발견되었으니, 이에 근거할 때 종래의 석굴암 원형 논쟁, 혹은 지금의 복원된 석굴암 구조는 어떤 점에서 잘못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식의 주장이 이번에도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자료가 발견된 것과 그것에 담긴 석굴암 구조가 .. 2023. 1. 13. 퇴계 전문박물관으로서의 도산서원, 문화재 보수 잘못해서 신세 조진 서원 원장 도산서원을 배알한 기문〔謁陶山書院記〕 이익李瀷(1681~1763), 《성호전집星湖全集》 제53권 기記 내가 청량산淸凉山에서 발길을 돌려 도산을 방문할 때 신택경申澤卿이 함께하였다. 반나절쯤 길을 가서 온계溫溪를 지날 적에 길가에서 멀리 서원을 가리키며 물으니, 답하기를, “노老 선생의 선대부先大夫 찬성공贊成公과 종부從父 승지공承旨公, 형 관찰공觀察公 세 분을 제사하는 곳입니다.” 하였다. 영남 사람들은 선생을 지극히 존경하여 선생의 어버이와 스승에 대해서도 모두 추중推重하고 향모向慕함이 이와 같다. 하물며 선생의 유적遺迹이 있고 가르침을 베푼 곳을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공경함이 마땅히 어떠하겠는가. 다시 작은 고개를 지나 먼저 애일당愛日堂을 들렀으니, 바로 이 농암李聾巖이 살던 곳으로 매우 아늑하고 절묘한.. 2023. 1. 13. 복기대를 다시 봐야 한다 2002.12.25 08:02:15 요서지역 청동기문화 조명 단행본 선봬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기원전 2400년 무렵 지금의 중국 요서 지역에서는 홍산문화(紅山文化)라고 일컬어지던 신석기시대 후기 문화가 붕괴하면서 또 다른 문명이 탄생했다. 비슷한 시기 황하 중상류 지역에서는 소위 중원(中原)문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중원문화는 하(夏).은(殷).주(周) 및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진(秦).한(漢)시대에 이르러 지금의 중국 영토에 거의 맞먹는 대제국을 건설하는 원동력이 된다. 현재의 중국이 뿌리를 진.한 제국에 두고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 중원문화가 그 주변 문화를 '정복'하고 궁극적 승리자로 떠올랐기 때문에 이런 관점은 역사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쳐 중원 문화를 제외한 주변 문화는 그 하위 범주로.. 2023. 1. 12. 이전 1 ··· 1936 1937 1938 1939 1940 1941 1942 ··· 364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