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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 일본 장군을 찬양하는 시를 적다 늘 머릿속에 넣어두고있는 주제 중 하나가 잘 알려지지 않은 근대 서화가 연구다. 그중에서도 난초로 당대에 제법 유명했던 수연壽硯 박일헌朴逸憲-호운 박주항 부자에 관해서는 꼭 논문을 써보겠다고 벼르고 자료를 모아보고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글씨 한 폭을 만났다. 박주항이 벌연筏硯이라는 호를 쓰던 시절(1910~20년대?) 글씨인데, 어쩐지 고균古筠 김옥균金玉均 글씨가 떠오르는 서풍書風이다. (맨 뒤 첨부사진) 쓰기는 제법 능숙하게 써 내려갔는데 내용을 읽어보니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한다.표범은 죽어 가죽을 남긴다는 말 어찌 우연이랴 豹死留皮豈偶然물이 하늘과 잇닿은 미나토가와에 자취가 남았구나 湊川遺蹟水連天인생은 유한하나 이름은 끝없으니 人生有限名無盡구스노키 공의 진실된 충성 만고에 전하리라 楠子.. 2022. 12. 25.
마운령 경계선의 돌파: 월경 도망자들 그리고 이성계 앞서 마운령 경계선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갈 경우 초기철기시대 이래 오랜 기간 동안 쉽게 넘기 힘든 지리적, 인종적 한계선이었다는 이야기를 썼다. 이 마운령 경계선이 돌파된 때가 공민왕대이다. 공민왕의 쌍성총관부 공략과 함께 마운령 경계선은 돌파되었다. 초기철기시대 이래 천 수백년동안 쉽지 않았던 이런 상황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쌍성총관부 함락 이후 마운령경계선이 돌파되고 두만강까지 국경선이 확장되는 과정은 불과 50-60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 깊게 관련 된 사람들은 조선에서 도망한 월경자들, 그리고 조선의 주인이 된 이성계 집안이었다고 할수 있겠다. 이성계 집안이 조선의 지배자로 올라서지 않았다면 아마 함경도는 한국의 영토로 들어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2022. 12. 25.
성현成俔(1439~1504)이 중국에서 조우한 말레시아 만랄가국인滿剌加國人 만랄가국인〔滿剌加國人〕 성현成俔(1439~1504), 《허백당집虛白堂集》 제4권 시詩 거친 머리털 칙칙하고 이마 반쯤 새기고 / 鬆髮森森半雕額 추악한 얼굴 온통 칠흑처럼 새카맣네 / 麤容一一渾漆黑 두 뺨 불룩해 언덕보다 높고 / 兩顋磊磈高於丘 깊은 샘마냥 우묵한 눈 귀역 같네 / 深井眼花如鬼蜮 왜가리 괙괙하듯 말은 알아채지 못하고 / 鴃舌啁啾語不辨 절반은 남만인 절반은 서역인 같네 / 半帶南蠻半西域 국경 너머 아득한 수만 리 밖에서 / 絶塞茫茫數萬里 바다에 뜬지 삼년만에 상국 조회하네 / 泛海三年朝上國 오령 이남 모두 들어와 조회하니 / 五嶺以南盡來庭 한 치 하늘 한 자 땅도 다 관할이네 / 寸天尺地入圖籍 흉노 기세 본디 침략 좋아하기에 / 匈奴氣焰本腥羶 천자가 근심하는 바는 오직 북방뿐 / 天子所憂惟北.. 2022. 12. 25.
증서로 보는 건국대 설립자 상허常虛 유석창劉錫昶(1900~1972)의 궤적 일단 이 사진도 그렇고 아래 사진들도 같아서 2015년 3월 촬영이라 지금도 건국대박물관 상허기념관에 전시 중인지는 알 수 없다. 품행포증서品行褒證書라는 학교 문서라, 품행이 방정하다 해서 그것을 포상하는 증빙 서류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Prize for good conduct라는 설명을 달았는데 영어 명칭이 더 쏙 들어온다. 중국 동북지방 만주에 위치한 관화官話학교 일반과 재학시절 받은 선행 상장이라 설명하며, 발행일은 1915년 10월 3일이라 한다. 문장을 풀면 품행포증서 유석창 앞 사람은 재학 3년 제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시종일관 게으름 피지 않고 과정을 마치고 또 품행이 단정하니 이런 까닭에 포증서를 준다. 중화민국 3년 음력 10월 3일 관화학교장 유일우劉一憂 교원 환흥桓興·이상필李相弼 교원 중 .. 2022. 12. 25.
함보函普와 이안사李安社는 닮은 꼴이다 변경사에는 이쪽에서 저쪽으로의 식민 (사민)과 저쪽에서 이쪽으로의 유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식민 없이도 우리쪽에서 자발적으로 도주한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의 역사도 무시할 수 없다. 가까이는 조선 후기 청의 봉금封禁 지대로 목숨을 걸고 숨어들어 농사를 짓던 조선인들도 이런 범주에서 해석할 수 있으며 멀리는 금金나라 완안부完顏部 시조 함보函普(10세기 초)나, 조선 왕조 사실상 중시조인 이안사李安社(목조穆祖. ?~1274)는 모두 이런 부류에 속한다. 함보는 한반도에서 간 것이 아니라 여진족 전승이 와전되었다는 주장도 일제시대 관학자들을 중심으로 심심찮게 제기된 것으로 아는데 조선 중시조 이안사의 예를 보면 한반도로부터의 도망자 함보는 충분히 존재했을 법한 사람이다. 전승에 의하면, 함보는 나이 60.. 2022. 12. 25.
포석정 비밀을 푸는 열쇠는 쌍방울에 있다 포석정鮑石亭 현재 모습은 몸통과 그 몸통으로 연결하는 배수관 같은 두 줄이 꽈배기를 이룬 구조를 한다. 이 몸통이 바로 바다 조개 중에서도 포어鮑魚, 곧 전복 모양을 본뜬 것임은 두루 알려졌고, 실제로도 그 모습이 전복의 그것이라, 이것이 바로 여근女根 혹은 여음女陰임은 앞서 지적했다. 포석정 그 비밀을 푸는 열쇠는 여근, 혹은 전복인 저 몸뚱아리가 아니라, 그 한 쪽 귀퉁이로 연결된 배배 꼬인 배수관 같은 두 X자형 부속 시설이다. 보다시피 현재는 공교롭게 그 한가운데에 거대한 느티나무 노거수가 자란다. 한데 그 끝터머리 각각에는 석조石槽가 하나씩 있다. 이 석조 두 개가 무엇인가? 볼짝없다. 저 몸통이 여근이라면, 이건 볼짝없이 쌍방울이다. 포석정은 간단하다. 여근과 쌍방울을 결합한 구조물이다. 여근..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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