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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이 퇴조하니 사전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오프라인 사전은 이제 곳곳에서 신음 소릴 내며 퇴조 일로다. 이젠 더는 설 곳이 없다. 내도 팔리지 않을 뿐더러, 팔려도 아무도 보지 않는다. 신문..요새는 기자들도 보지 않는다. 신문 발행부수? 아득히 먼 선캄브리아 후기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신문은 퇴조를 거듭해 지금은 마지막 숨을 헐떡인다. 그렇다면 사전이 퇴조했는가? 분명 오프라인 사전은 눈에 띠게 퇴조했다. 그렇다면 신문이 퇴조했는가? 분명 조중동이 대표하는 신문이 가판대에서 정신없이 사라져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전이 결코 퇴조했다 할 수는 없다. 그러니는커녕 단군조선 이래 이토록 사전 수요가 많은 시대가 있을성 싶을만치 그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었다. 너도나도 사전을 찾는다. 그 매체가 바뀌었을 뿐 사전 수요는 폭증 일로.. 2018. 5. 31.
모란 피고지는 스무날, 온 장안이 발광하노라 모란꽃 향기[牡丹芳] [唐] 백거이(白居易, 772 ~ 846) / 김영문 選譯 모란꽃 향기롭네 모란꽃 향기로워홍옥으로 만든 방에 황금 꽃술 터졌네천 조각 붉은 꽃잎 노을처럼 찬란하고백 가지 진홍 꽃이 등불처럼 휘황하네땅 비추며 이제 막 비단 자수 펼칠 뿐바람 속에 난향 사향 주머니도 차지 않았네신선 옥나무도 창백하게 빛을 잃고서왕모 복사꽃도 향기를 잃는다네밤이슬 동글동글 보랏빛 펼쳐내고아침 태양 반짝반짝 빨간빛 비춰내네보라 빨강 두 색 사이 짙고 옅은 색조 섞여마주보고 등지면서 온갖 모습 뒤바꾸네고운 꽃잎 다정하게 부끄러운 얼굴 감추고누운 꽃떨기 힘없이 취한 모습 숨기네어여쁘게 웃는 얼굴 고운 입 가린 듯생각 잠겨 원망하며 애간장 끊는 듯농염하고 귀한 자태 진실로 절색이라잡다한 화초들에 비교할 수 없어.. 2018. 5. 30.
모란, 장안을 호령한 방탄소년단 한시, 계절의 노래(49) 모란을 감상하다[賞牡丹] [唐] 유우석(劉禹錫, 772~842) / 김영문 選譯評 뜰 앞 작약 요염하나격조가 없고 못 위 연꽃 깨끗하나박정한 모습 모란만 진정으로국색일지라 꽃 피는 시절이면도성이 들썩 庭前芍藥妖無格, 池上芙蕖淨少情. 唯有牡丹眞國色, 花開時節動京城. 모란꽃은 과연 향기가 없을까? 선덕여왕은 당나라에서 보내온 모란꽃 그림에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모란꽃은 향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이야기는 선덕여왕의 지혜를 찬양하는 에피소드로 역사책에 실려 전한다. 실제로 모란꽃을 심었더니 정말 향기가 없어서 나비가 오지 않았다는 내용과 함께. 하지만 내가 맡아본 모란꽃 향기는 매우 짙었다. 모란이 부귀를 상징함은 화려하고 큰 꽃과 함께 그 짙은 향기에서 연원한 것처럼 느껴질 정.. 2018. 5. 30.
버드나무 사이로 보는 달 한시, 계절의 노래(48) 유조변에서 달구경 하며[柳條邊望月] [청(淸)] 현엽(玄燁: 강희제康熙帝) / 김영문 選譯評 비 개인 높은 하늘저녁 무지개 휘영청 달빛 속에변방 길 머네 봄바람은 적막하게버들에 불고 차가운 빛 흩날리며먼 하늘 넘네 雨過高天霽晚虹, 關山迢遞月明中. 春風寂寂吹楊柳, 搖曳寒光度遠空. (2018.05.29) 유조변柳條邊은 청淸나라 조정에서 자신의 발상지 만주 지방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일종의 봉금(封禁) 경계다. 산해관山海關에서 시작하여 동북 방면으로 길게 낮은 토담을 쌓고 그곳에 버드나무를 심은 후 유조변이라고 불렀다. 청나라 4대 임금 강희제康熙帝는 세 차례 몽골 부족 준가르 족장 갈단葛爾丹을 친정하는 등 자주 변방으로 행차했다. 관산關山은 본래 지금의 닝샤寧夏 남부 류판산六盤山.. 2018. 5. 29.
당신은 과부 같은 마누라 한시, 계절의 노래(47) 아내에게[贈內] 당(唐) 이백(李白) / 김영문 選譯評 일 년삼백육십일을 날마다 취해곤죽이 되니 그대 비록이백의 부인이나 태상의 아내와무엇이 다르겠소 三百六十日 日日醉如泥 雖爲李白婦 何異太常妻 두보는 이백을 “주중선(酒中仙)”이라고 했다. 오죽하면 주태백(酒太白)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이백의 「장진주(將進酒)」나 「월하독작(月下獨酌)」 같은 시는 술과 시가 어우러진 지극한 경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고주망태 이백의 아내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나도 젊은 시절 두주불사의 세월을 보낸 적이 있다. 만취해서 다음날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있으면 집안에 찬바람이 분다. 후한(後漢) 사람 주택(周澤)은 종묘제사를 관장하는 태상(太常) 벼슬을 맡아본 적이 있다. 사람이 고지식해서 1년 360일.. 2018. 5. 29.
아이유가 바꾼 베네치아 어촌마을 부라노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10) 뼁끼칠 마을 부라노(3)아이유가 바꾼 어촌마을 휴대폰 촬영분을 포함해 근자 과거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2013년 10월 1일 휴대폰에 내장된 사진 중에 느닷없이 아이유가 등장하는 몇 장을 발견했다. 보니 아이유가 증축 이전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 4층 당시 편집국을 찾았으니, 2018년 5월 현재 이 회사 부사장 이병로 선배가 당시 편집총국장 재직 시절이라, 둘이 인사하는 장면이 있고, 나 역시 그를 붙잡고 두 장 기념촬영을 했지만, 아쉽게도 두 장 모두 사진은 심하게 흔들렸다. 나아가 마누라와 아들놈 형은이 앞으로 각기 친필사인한 종이가 있는 걸 보니, 아마도 무슨 계기로 인터뷰가 진행되는 자리에서 내가 부탁해 받은 사인이 아닌가 한다. 아이유는 1993년 5월 16일.. 2018.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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