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17961 문화재는 개발 방탄막이가 아니다 시대가 변했다. 문화재도 변했다. 종래 문화재라고 하면 일방적인 타도 대상이라는 성격이 짙었다. 이런 문화재의 속성, 혹은 이미지는 지금 한국사회에서도 여전하며 강고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문화재는 그 존재기반으로 삼는 관련 법률이 문화재보호법이며, 근자에는 그것이 더욱 분화해 매장법과 수리기술자법, 고도보존법 등으로 분화하고, 나아가 얼마 뒤면 무형유산법과 세계유산법도 제정될 것이어니와, 이들은 그 속성이 규제법이라는 점이니 이들 법률이 규제성을 포기하면 그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규제법이라는 무엇인가? 이에서 규제 대상은 무엇인가? 이르노니 개발로부터의 막음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재가 개발과의 대척점을 형성한다는 믿음 혹은 실감은 현실과 다르다 할 수 없다. 이런 규제가 종래에는 걸림돌 일방으로 간주됐.. 2018. 7. 2. 국립민속박물관이 국립중앙박물관 인사적체 해소처는 아니다 어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중 국장급 전보를 보면 박물관 학예직 인사 이동이 있었으니, 이에 따르면 고위공무원단인 국립전주박물관 김승희 관장이 같은 고공단인 국립광주박물관장으로 가고, 문체부 산하 다른 문화기관인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관장이 국립중앙박물관 산하 고공단 자리인 국립전주박물관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학예직 고공단 인사는 송의정 국립광주박물관장이 퇴임함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성격과 더불어 다른 측면도 있으니, 다름 아닌 민속박물관 인사 적체 문제가 도사린다는 점이 그것이다. 직제로 보면 국립민속박물관은 비록 그 직급이 차관급인 국립중앙박물관에 견주어 낮기는 하지만, 엄연히 같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소속기관으로, 서로에 대해서는 엄격한 독립성을 지닌다. 문체부 산하에 이런 유사 기관으로 이명박 정부 .. 2018. 7. 1. 500년 느티나무에 죽을 자유를 주자 어제다. 경기 수원발 연합뉴스 기사로 〈"살려야만 한다"…수원 500년 느티나무 구하기 대작전〉 제하 김인유 기자 기사가 나왔으니, 이번 장맛비에 처참히 붕괴한 느티나무 노거수(老巨樹)가 쓰러진 모습을 담은 큼지막한 사진을 곁들여 이렇게 쓰러진 나무를 살리고자 당국이 안간힘을 쓴다는 내용이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26일 오후 3시쯤 수원시 영통구 느티나무 사거리 부근 단오어린이공원에 있는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부러졌다고 한다. 다시 보도를 훑어가면, 이 느티나무는 1790년 조선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축성할 때 그 나뭇가지는 그것을 축성하는데 쓴 서까래를 공급했는가 하면,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때면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고 한다. 높이 33.4m, 둘레 4.8m에 달한.. 2018. 7. 1. 폐허 한시, 계절의 노래(100) 궁성(臺城) 당 위장(韋莊) / 김영문 選譯評 강에 보슬비 자욱이 덮여강가 풀 가지런한데 육조시대 꿈결 같아덧없이 새는 우네 궁궐 터 저 버들가장 무정하여라 여전히 십리 제방을안개로 둘러쌌네 江雨霏霏江草齊, 六朝如夢鳥空啼. 無情最是臺城柳, 依舊煙籠十里堤. 일제강점기 신파극단 여배우 이애리수는 너무나 애절한 목소리로 「황성(荒城)옛터」를 노래했다. “황성 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스른 회포를 말하여 주노나/ 아, 가엾다 이 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있노라.” 우리나라 수많은 문인이 개성, 부여, 경주, 평양 등지를 여행하며 망국의 비애를 시로 남겼지만 이 노래를 능가하는 작품은 별로 없는 듯하다. 망국 시기였으므로 우리 민족의 비애.. 2018. 6. 28. 장마, 매실 익는 계절의 정기 게스트 한시, 계절의 노래(99) 장마[梅雨] [宋] 유반(劉攽, 1023~1089) / 김영문 選譯評 매실이 노랗게 익고저녁 비 깊어 보검엔 녹이 슬고거울은 침침하네 해마다 날씨 습해도몸에 병 없으니 백 번 단련한 쇠보다더 낫다고 여기네 梅實初黃暮雨深, 寶刀生鏽鏡昏沈. 年年卑濕身無病, 自覺能勝百鍊金. 장마는 매실이 노랗게 익을 때 시작하므로 한자로 매우(梅雨)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6월 말에서 시작해 거의 한 달가량 지속한다. 저온다습한 오오츠크해 고기압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면서 빚어지는 자연현상이다.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지만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탓에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음식도 쉽게 상한다. 이 시에서는 보검에 녹이 슬고 거울이 침침해진다고 했다. 옛날에는 보검과.. 2018. 6. 28. 우리 혹시 같은 고향이던가요? 한시, 계절의 노래(98) 장간행(長干行) 당 최호(崔顥) / 김영문 選譯評 그대 집은어디셔요 저의 집은횡당이에요 배 멈춘 틈에잠시 묻습니다 우리 혹시동향인가요 君家何處住, 妾住在橫塘. 停船暫借問, 或恐是同鄕. 우리는 어떤 여행을 계획하든 여행 도중 겪게 될 낯설지만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며 즐거운 상상에 젖는다. 이 시는 그런 기대 중에서도 ‘낯선 여행 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陌路麗人)’이란 주제에 충실한 작품이다. 흥미롭게도 여성이 먼저 남성에게 “집이 어디냐?”고 질문을 하며 “우리 혹시 동향이 아닐까요?”라고 확인을 한다. 둘째 수에서는 남성이 대답을 하며 자신은 어릴 적에 고향을 떠난 사람이라고 여성의 질문을 부인한다. 하지만 처음 말문을 트기가 어렵지 않은가? 이미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이 어.. 2018. 6. 27. 이전 1 ··· 2721 2722 2723 2724 2725 2726 2727 ··· 299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