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은상殷商시대 도읍 하남성 안양安阳 소둔촌小屯村 서북쪽 은허殷墟에서 발견된 부호묘妇好墓 출토품 1천928건 문물 중 하나로 옥원동과玉援铜戈라 일컫는 단검이다.
이를 옥원동내과玉援铜内戈라 일컫기도 하는데, 내과內戈라면 外戈를 염두에 둔 표현일 텐데, 혹 저 둘을 세트로 보아 내외로 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보다시피 자루 쪽은 청동으로 만들되 터키석을 비롯한 준보석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칼 몸통은 옥으로 제작했다.
오른쪽 기준일 듯한데 길이 27.8㎝다.
현재 중국 국가박물관이 소장 전시 중이다.
이를 재료와 그 기능을 결합해서 저쪽에서는 옥과玉戈라 일컫거니와, 옥으로 만든 戈라는 무기 일종이라는 뜻이다.
이는 크게 보다시피 자루와 칼 몸통으로 구성되니, 이 경우 몸통에 해당하는 칼날을 옥원玉援이라 한다.
이 경우 원援이라는 한자가 문제인데, 보통 이 글자는 구원하다 구하다는 동사로 흔히 쓰지만, 명사로는 저와 같은 칼날을 의미할 때가 있으니 바로 이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옥을 갈아 만든 칼날인 옥원은 보다시피 청황색을 띠며 편평하고 나아가 규圭 형태다.
청동으로 제작한 자루에 꽂힌 상태다.
청동 자루를 보면 짐승 얼굴무늬와 새무늬를 양쪽 면에 장식했으며 그 위로 녹송석绿松石, 곧 터키석을 양감镶嵌, 곧 상감했다.
저런 방식으로 녹송석을 상감하는 공예기법이 중국에서는 하상夏商시대에 더러 보이는데, 周 이후에도 보이는지는 내가 기억에 없다.
그렇담 저걸 왜 무기 중에서도 과戈라 할까?
요리 생겨먹은 것들을 戈라 한다. 편의상 저 앞에서는 단검 곧 칼이라 했지만, 칼보다는 창날이라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하겠다.
이와 같은 무기류가 한반도에는 아주 늦게 초기철기 시대인가에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설문해자가 수록한 戈자다.
하지만 설문만 해도 이미 한자가 태동한지 천년이 지난 뒤 모습이라 무수한 변형이 있었으니, 저 글자 원초하는 모습에 다가가려면 아무래도 갑골문이나 금문金文을 봐야 한다.
은상殷商시대 갑골이나 청동기에 보이는 저 글자들을 보면 戈는 실제 모습을 본떠 만든 상형임을 단박에 안다. 자루에 찡가서 상대를 베거나 찌르는 데 사용했다.
앞 그림 중 상단은 장사長沙 유성교劉城橋 출토 과戈라, 칼날은 청동인 기원전 4세기 전국시대 유물이며, 아래는 오른손에는 戈, 왼손에는 방패[盾]를 든 사람 형상이라, 기원전 2세기 말 전한시대 도안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자루 상단은 戈지만, 아래쪽은 삼지창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戈를 끼우는 나무 자루를 비柲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칼날 부분을 원援이라 하는데 견주어 자루 부분을 내内라 한다.
이로써 왜 저 유물을 옥원동내과玉援铜内戈라 부르는지 명확해졌다.
“内”, 곧 청동 자루 부분 구멍이 보이는데 이를 “穿[천]”이라 해서 자루를 고정하는데 쓴다.
자루에 저 과를 고정하기 위한 돌출한 부분, 곧 구멍 뚫린 데가 있으니 이 부분을 “阑[란]”이라 하며, 날 몸통 아랫부분 끄터머리 만곡한 부분을 “胡[호]”라 한다.
어쩌다 이야기가 예까지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이참에 한 번 정리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손댔다.
부호婦好라는 여인은 기존 문헌에서는 전연 알려져 있지 않다가 갑골문 발굴을 통해 화려한 존재를 드러낸 데 이어 그 무덤이 발굴됨으로써 아연 중국에서는 유명한 존재로 등극했다.
그는 상나라 왕 무정武丁의 왕후로 활동연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대략 기원전 13세기 무렵으로 간주한다.
놀랍게도 그는 여성임에도 직접 군사를 이끌고 여러 전투를 지휘하며 혁혁한 전과를 올린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그를 최초의 여성 장군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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