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명淸明
두목지杜牧之
淸明時節雨紛紛 때는 청명이라 비는 주룩주룩
路上行人欲斷魂 길가는 나그네 가슴 찢어질듯
借問酒家何處有 묻노니 술집은 어드메냐 하니
牧童遙指杏花村 목동이 멀리 살구 핀 마을 가르키네
흔히 두목杜牧(803~853)이라 일컫는 만당晩唐의 문단 기린아 시작 중에서도 명편으로 꼽히어니와
모든 한시는 앞대가리는 도론導論과 같아,
그 도론이 제아무리 씨잘데기 없이 보이고, 또 클리쉐하게 보여도 결국 마지막 구절 한 방이라
언뜻 평범하게만 보이는 이 작품 또한 딱 한 구절,
곧 목동이 저 멀리 살구 꽃 만개한 마을을 가르킨다는 그 대목 하나로 두고두고 명편으로 회자한다.
뭐 따질 이유 없다.
저 무렵 두목이 어디에 있었는냐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진짜 목동이 있는 곳에 있었는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팍팍한 나그네, 몸은 피곤한 데다, 무슨 상념인지 인생 헛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니면 대단히 낙방 상심할 일이 있었던지 그 갖은 잡념 한 잔 술로 거나하게 퍼마시고는 고주망태 되어 뻗어버리려 하는 찰나
때마침 마주친 목동한데 주막이 어디냐 물으니 저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더라?
그 만개한 살구꽃과 지금의 나가 강렬하게 대비하지 않는가?
그가 강건한 남성 지향형이라면 그의 절친으로 동시대를 호흡하며 가녀린 목소리를 내며 온통 美를 갈구한 이상은李商隠과 한묶음해서 왜 그를 만당晩唐의 이두李杜라 일컫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하겠다.
저 둘을 고비로 그 화려한 당시唐詩는 막을 내리고 이제는 훗날 출현한 소동파를 기다리는 시대로 중국 시문학은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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