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2025 경북 북부 산불에서 문화재 당국이 혁혁한 전과를 세운 분야가 있으니 저 옹성전甕城戰이다.
무엇을 옹성이라 하는가?
독 안에 든 쥐 주의라, 스스로를 독 안에 가둬 놓고 고양이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주의를 말한다.
이 옹성주의가 이번 산불 사태에는 어찌 발현되었는가?
장대하게 맞서 싸우며 그들을 퇴각케 하거나 돌릴 생각은 않고 겁부터 먹고서는 무조건 들고 튀었으니,
유사 이래 단군 이래 한민족이 조건반사식으로 배운 생존전략이라,
외적이 쳐들어왔다 하면 일단 논밭부터 태우고는 가재도구 쓸 만한 거, 이불 보따리부터 들고선 산으로 산으로 도망가서 산성에 엎드리는 전략을 일컬음이라
청나라 철기군 쓰러뜨리겠다 호언장담한 임경업 또한 백마산성에 웅거하며 적이 오길 기다렸지만,
중국도 호락호락 당하고만 있지 않아 저 놈들은 독 안에 든 쥐라, 가만 놔둬도 상관없다 하고선 저 산성 너머로 빠이빠이 하면서 냅다 한양으로 치달았으니,
그새 놀라 자빠진 조정은 또 우왕좌왕, 이럴 때 대비한 남한산성과 북한산성 있었지만, 북한산성은 너무나 험준해서 지키기는 좋겠지만,
무엇보다 내가 웅거할 데가 되지 못한다 해서 냅다 남한산성으로 튀었다가 것도 마흔날이 되지 못하고선 제풀에 꺾여 결국 대가리 쳐박고 목숨을 구걸했으니

이번 산불 사태에서도 이러한 옹성주의가 유감없이 발현했거니와,
막상 일 터지니 우왕좌왕, 결국 들고 튀자! 이 전법 말고는 그 어떤 것도 없었으니,
그리하여 이곳저곳에서 인력 박박 긁어다가 성보문화재라는 이름으로 각 사찰 혹은 문중이 소유한 목록 중에서도 제법 값나갈 만한 것들만 골라
이집트 미라 만들 듯 칭칭 동여매고선 인근 박물관 같은 시설 지하수장고로 꽁꽁 숨겼으니 이것이 어찌 21세기 문화재 행정이란 말인가?
산불이 제풀에 꺾여 죽여주기만 바라는 이 패배주의 이젠 끝장 낼 때 아닌가?
그래 그 불길 얼마나 장대하며 얼마나 위험한가? 그거 누가 모르는가?
그래도 왜 한 번 제대로 맞서보지도 못하고 들고 튀기만 해야 하는가?
언제까지 우리는 이 짓을 봐야 하는가?
언제까지 맥없이 화염 휩싸여 맥없이 잿더미로 변하는 건조물을 넉놓고 바라봐야 하는가?
그에 맞선다고 한 일이 방염포 설치와 물대포 쏘기, 그래 이 방식 혹은 이를 좀 더 고급화한 전략이라 해 봐야 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로대, 어찌하여 그 방염포도 저리 허망하게 두를 수 있단 말인가?

이건 개돼지도 자기 집 보호하기 위해서는 저리 하지 않는다.
어디 배꼽 여인네 배꼽 내놓은 배꼽티 두르듯 대강 걸치고선, 또 빨래집게 두 개로 양쪽 집은 빨래 널듯이 방염포란 것을 대강 걸치고선,
휭휭 처마는 다 뚫리고, 그나마 쳤다는 방염포도 곳곳에 구멍이 뻥뻥 뚫어 놓고선 그래 놓고선
지금 와서 하는 말이 방염포 성능에 문제가 있는 듯하니 연구용역을 해서 품질을 검증해 보겠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 아닌가?
불덩이 불길 막는 데는 전통적인 방식에 의하면 함석지붕이나 양철지붕 만한 게 없다.
그 함석판이나 양철판이 날아가지만 않는다면, 날아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화마는 버틴다.
더 간단히 말해 화마가 건물 안으로 침입하는 일은 막는다.
한데 어찌하여 이번에 한 꼴을 보면 그 함석판 양철판 대기보다 못했단 말인가?
세상 어떤 놈이 처마 휭휭 드러내놓고, 저 따위로 빨래 널듯이 방염포 쳐놓고서 그걸로 불길을 막거나 혹은 늦출 수 있겠는가?
부석사 봉정사 불길 덮쳤다면 다 날아갔다.
지금과 같은 꼴대로라면 다 날아갔다.
칭칭 동여매야 할 것 아닌가?
아주 꽁꽁 싸매야 할 것 아닌가?
어느 정도로? 우리네 사람 돌아가셨을 때 염하듯이, 고대 이집트 미라 만들듯이 아주 꽁꽁 싸매야 할 것 아닌가?
그렇게 해 놓고도 당한다면 그때서야 우리는 아 이것이 우리 시대 한계인가 절감하며 다음 대비책을 강구할 것이로대,
누구나 아는 이런 초동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선 다 태워먹고선 지금 와서 하는 말이 방염포 효능에 문제가 있다?
그래 문제 있을 수도 있겠지만, 뭘 제대로 설치를 했어야 그것이 효능이 제대로 있는지 없는지를 검증할 게 아닌가 말이다.

난 이 장면만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어찌 이 따위로 방염포를 설치하고서 화마를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이런 장면들은 더 피를 거꾸로 솟게 만든다.
어찌 이 따위로 설치하고선 방염포 효능을 운운한단 말인가?
5천 년 단군 이래 패배주의 옹성주의 이제는 끝장 낼 때다.
장렬하게 싸워서 내가 산화해 죽는 한이 있어도 제대로 싸워 보고선 죽어야지 않겠는가?
[문화재 긴급점검] (1) 철두철미 인재人災다
[문화재 긴급점검] (1) 철두철미 인재人災다
이것이 아마도 이번 2025 경북 북부 산불과 관련한 문화유산 피해 상황 최종 업데이트 아닌가 하는데, 그 구체적 양상이야 추후 조금 넘나듦이 있기는 하겠지만 어떻거나 기록적인 피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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