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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개콘 혹은 박근혜 하야시위 같아야 하는 학술대회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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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학술회의는 시스템이 우리하고는 달라 몰아치기형이다.

이번 양주 해양실크로드 행사만 해도 하루 반 동안 진행한 회의에 발표문만 24개다. 1인당 주어진 발표시간은 딱 15분. 신기한 것이 대개 시간을 맞춘다는 점이다.




내 발표는 원래 한-중 동시통역을 하기로 했지만 문제가 좀 생겨 초반엔 영어로 발표하다가 중간에 한-중 통역으로 바꾸어 20분이 걸렸으니 애초 계획대로라면 십오분내에 마쳤을 것이다.

폐막에 즈음해 대회 주최자인 북경대 고고문박원 손화 교수가 이번 대회 성과물을 단행본으로 낸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자들은 완성된 원고를 내라고 통고했다.

모든 발표자가 초록만 제출했지만 나는 완성본을 완성한 상태니 룰루랄라 놀면 된다.




이 시스템이 꼭 좋다고만 볼 수 없지만 세월아내월아 원고를 주구장창 읽어대면서 발표자가 청중을 향해선 얼굴 한번 들지 않는 우리네 학술대회 풍토와 대비할 때는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발표 원고 농가주고선 그 원고 읽어대는 발표 그만 해야 한다. 학술대회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 거기엔 흥미와 흥취가 있어야 한다. 때론 개콘이어야 하고 때론 박근혜 하야시위 같아야 한다.

(2016. 11. 21 중국 양주에서)

***

시대 흐름에 따라 비유도 바꿔야 하나 역사성을 살리고자 그대로 둔다. 개콘도, 박근혜도 이미 망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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