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진은 누구인가?
유감스럽게도 그에 대한 그 어떤 추가 정보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얻을 수는 없다.
현존 화랑세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현존 화랑세기는 원본(그 원본이 김대문의 그것인가와는 관계없이) 화랑세기에서 엄청난 결락이 일어난 까닭에, 애초의 화랑세기에서도 이런 사정이었느냐는 별개 문제로 대두한다. 나는 이 결락 부분 어딘가에 구진에 대한 유의미한 기술들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탈락한 구진을 우리는 박창화가 남긴 다른 문건 상장돈장이라는 계보도에서 보충한다. 이 상장돈장은 여러 번 얘기했으므로 이 자리에서 이 문건 자체에 대한 소개는 생략하면서, 다만,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관련 인물들의 계보도라고만 간단히 정리한다.
이에 의하면 구진은 아버지가 아시공阿時公이며 어머니는 오도吾道라는 여인이다.
다만, 아시에게 정부인은 오도가 아니라 삼엽궁주三葉宮主다. 삼엽은 법흥왕이 비처왕(소지왕) 후궁인 벽화라는 여인에게서 낳은 딸이다.
아시는 이 삼엽에게서 미진부未珍夫를 낳고, 오도吾道에게서는 다른 아들 구진仇珍을 낳았다. 그러니 미진부와 구진은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가 다른 배다른 형제다. 이 둘이 공교롭게도 신라가 한강 유역을 탈취하는 전쟁에 동시 출진한 것이다.
아시는 삼엽에게서 아들 미진부 말고도 세 딸을 두었으니 말보末寶·실보實寶·골보骨寶가 그들이다. 이 중에서 말보의 남편이 바로 거칠부였다. 따라서 거칠부와 미진부는 처남매부였다.
보명寶明이라는 여인이 있다. 보명은 아버지가 바로 구진仇珍이다.
이 보명이 나중에 진흥왕시대, 왕실을 일대 혼란으로 몰아넣은 개 사건의 주인공으로 떠오른다.
진흥왕의 태자로 다음 보위를 이을 동륜銅輪이 아버지의 여인이요 후궁인 보명에게 그만 홀딱 빠져, 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야음을 틈타 보명이 사는 궁궐 전각을 뻔질나게 들다가 그만, 사냥개한테 물려죽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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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한테 물려죽은 진흥왕의 태자] (3) 고구려를 정벌한 대각찬 구진仇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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