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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지 오래되어놔서 기억에만 의존해서 쓴다는 점을 혜량해 주셨으면 한다.
이 일기는 워낙 분량이 방대하고, 이른바 생활형 일기인 까닭에 조선중기 사회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제1급 증언이다.
이 일기에는 이문건이 부친상인가를 당해 그에 대처하는 여러 움직임이 생생하게 드러나거니와
이에서 어엿한 양반이요 관료인 이문건이 가장 골치 아파 하는 문제가 업자들 농간이었다.
장례에 오죽 많은 자재가 필요한가?
하지만 업자들은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노회했다.
답답한 건 상주지 그들이 아니었으며, 이때야말로 그들이 이문을 많이 남길 기회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았다.
각종 이유 달아 공기 혹은 납품을 늦추는가 하면, 돈이 적다는 신호를 여러 경로를 통해 보냈다.
그들을 어찌하지 못해 이문건은 쩔쩔 맨다.
다른 어떤 조선후기 문집인가 소화집을 보면 그림 그려주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등장한다.
잘나가는 그에게서 그림 하나 받으려고 줄을 섰다.
권력자라 해서 빨리 그려주고 했을 것 같은가?
천만에.
그들은 장사꾼이었으며, 그런 까닭에 이문을 따져서 움직였다. 그가 권력자였기에 빨리 그려준 것이 아니라 그에서 내가 이문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그때서야 비로소 움직였다.
양반? 권력자?
임금님도 장사꾼들은 어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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