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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는 그 계획의 담대함과 그 실제 사업 내용, 그리고 그 결과물은 인류역사에 전례를 보기 힘든 성취였다.
전대에 이와 견줄 만한 데는 프랑스 계몽주의자들에 의한 백과사전 편찬과 그 맞은 편 중국이 시도한 사고전서와 고금도서집성 편찬이 있다.
믿기는가? 저 담대한 사업을 식민 모국 일본도 아닌 그 찌꺼기 조선총독부가 해냈다는 사실이?
저걸 왜 했을까? 돈 들어갈 데가 한두 군데도 아닌 판국에 저들은 왜 굳이 저런 사업에다 예산 퍼부었을까?
저 사업 결과물은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해외로도 배포됐다.
그 지향점이 조선 국내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도대체 총독부는 무슨 생각으로 전례 없는 호화양장으로 저걸 찍어냈을까?
식민통치의 정당성 홍보를 위해? 그래? 저런거 찍어냄 홍보가 되니?
말 같은 소릴해야 한다.
도대체 뭔가?
왜 총독부는 당대 일본 내지 학계를 주름잡는 이들을 불러다가 위원으로 위촉하고 회의 때마다 비싼 돈 주어가며 출장비 체제비 다 대가며 저 고적조사사업을 했던가?
식민모국 엿먹이기였다.
내지 일본정부를 겨냥한 시위였다.
봤제? 니들은 이런 거 못하제? 우린 해냈어 이 씨불것들아 그 시위였다.
저 화려한 보고서에 가장 놀란 데가 실은 내지 일본정부였다.
총독부는 그 시위를 양날개로 펼쳤다.
한 손엔 고적도보가, 다른 손엔 조선물산공진회가 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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