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불똥 자칫하면 엉뚱한 데로 튈 듯해서 전제하지만 난 자연과학 분야는 모른다. 그러니 그쪽은 이 논의에서는 논외로 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꼴불견은 이른바 인문학이다. 이들이 매양 이르기를 국가가 나서서 인문학을 지원해야 한다고 한다.
한데 어떤 분야 어케 지원하느냐 들여다 보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비근한 예로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가야사 복원을 국책 사업으로 내세우자, 한국고대사학회장이라는 작자가 일갈하기를 그 사업에 연구지원이 없다고 했다.
내가 이를 보고 웃음이 나오기를 가야사 연구하는데 무슨 얼어죽을 국가 지원이 왜 필요하냐 이거다.
신라사? 백제사? 고구려사? 나도 해 볼 만큼 해 봤는데 단 한 번도 국가가 지원하라 할 생각도 없었고 받아먹어 본 적도 없다.
그래도 다 했다. 왜? 내가 좋아서 내가 한 일이고 내가 좋아 내가 얼마든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신라사 가야사 고구려사 백제사 연구에 왜 엉뚱한 국가 지원이 필요하단 말인가? 학문은 내가 좋아서 내가 하는 것이지 그걸 왜 국가가 지원해야 한단 말인가?
그러면 그렇게 해서 국가가 지원했다면, 그 연구성과가 국민의 행복 복리 증진에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그 인문학 지원이라는 꼬라지 보면, 거의 전부가 실상 여행을 빙자한 해외 답사라, 그게 지 개인 답사지 왜 국민세금을 지원해야 한단 말인가?
물론 이것도 그 내실을 따져야 하는 정도는 안다. 때에 따라 지원이 있어야 하는 것도 분명 있다.
그래 갈 곳 없고 벌이 없는 보따리 강사 생계 지원 차원이 있을 수 있고, 진짜로 국책 사업에 버금하는 국책 사업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나왔다는 가야사대계를 보니 온갖 잡동사니라는 잡동사니는 다 긁어모았으니, 딱 보니 대학원생들 시켜서 여기저기 인터넷 자료 긁어다 놓은 것이 태반이라 한심하기가 짝이 없다.
또 굳이 그걸 왜 국민세금을 들여 해야 한단 말인가?
금관가야 연구하는데 무슨 돈이 더 들어간다고 국민을 협박한단 말인가? 김유신 가계를 연구하는 데 왜 국민세금이 들어가야 한단 말인가?
학문은 내가 좋아서 내가 한 일이다. 지가 좋아 지가 하는 일이면 됐지 왜 거기에 국민더러 세금을 달라 협박한단 말인가?
연구에 공적 자금이 투하해야 할 데가 있고 그래서는 아니 되는 데가 있다. 이 둘을 착종하여 덮어놓고 우리 이렇게 좋은 일 하는데 국민더러 돈 달라 협박한단 말인가?
니가 좋아 하는 일 니 맘대로 해라. 그게 학문이다.
돈 안 주면 논문도 안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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