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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백수일기] 뒤늦게 접한 회칼 소식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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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생각보다 나는 세파에 신경쓰지 않는다. 명색이 30년 기자생활을 했다지만, 난 근원에서 뉴스를 싫어한다.

성정이 그렇다. 그래서 부장질할 때도 가끔씩 너는 뉴스도 안 보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으니,

그때는 하도 이리저리 얽힌 일이 많으니 부장으로서 다른 분야 뉴스도 체크해야 했기에 그런 대로 의무감에 살핀다고 했는데도 그 모양이었다. 

요새야 뉴스가 유통하는 경로가 주로 sns이기는 하고, 내가 뉴스 채널보다는 이쪽을 선호하는 까닭에 역설로 종래보다 뉴스를 접할 기회가 많기는 하지만,

이른바 정치 소신 발언하는 포스팅은 하도 꼴이 뵈기 싫어 아예 쳐다도 안 보니 더 한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 해서 아주 끊었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서 문화재 관련 소식은 그런대로 업데이트를 꾸준히 하는 편이고 또 축구광, 특히 arsenal 광팬이라 이 쪽 관련 소식은 수시로 체크하기도 한다. 



아푸겠다.



이른바 정치 발언이라 할 만한 것들도 내가 아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 볼 때야 어떨지 모르지만, 것도 철저히 내가 공부하는 쪽과 밀접한 부분, 혹은 그에서 격발한 것들을 적용 가능하다 판단할 때 그때 뿐이다. 

그런 판국에 지난해 10월 자발백수가 되고 나니 더 세파에는 멀어져, 들리는 말로 요새 하도 어느 전직 기레기 회칼 발언이 문제가 된다기에

어제 친구를 만난 김에 일일이 내가 찾아보기에는 귀찮아서 그게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이 친구가 진짜로 내가 그런 일을 모르냐기에 난 진짜로 모른다 하고서는 자초지종을 듣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 논란 주인공을 그제야 찾아봤더니 그런 대로 얼굴은 익은 사람이라, 모 방송 메인저녁 뉴스를 한창 진행한 그 친구였다.

이 친구는 나보다 나이가 몇살 많기는 하지만 나랑 거의 같은 시절에 언론계에 입사했거니와, 그 30년 기자 생활 동안 한 번도 직접 면식은 없다.

본래 방송사 기자들은 여타 신문사 기자들과는 달리 만날 일이 잘 없다.

저 황머시기야 황머시기라니깐 그렇지 내가 실명을 기억하는 방송 메인앵커는 박성범 이득렬 엄기영으로 끝났다. 

그런 일이 있어 사람들이 분개한다기에 그래? 그 말이 어떤 과정에서 어케 나왔고 어케 보도가 됐다더노 하고 되물었으니 나는 이런 쪽을 매양 주시하는 까닭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더는 말을 삼갔다.

기자의 품격? 공직자의 처신? 그런 말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 점에 비춰보면 나는 기자를 해서는 안 될 사람이었으리라.

지금은 그래도 나이 먹어 한 풀 죽은 편이라 해도 그래도 걸레 빤다 행주 안 되듯이 근간이 변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그냥 이대로 살아갈 뿐이다.

딴에야 저 친구는 뭐 세상을 바꿔놓겠다 야망을 품고서 권력 핵심으로 뛰어들었지 모르지만 돌이켜보면 기자 자체가 개개는 개털이나 그 직임이 주는 무게감은 권력이거나 그에 버금한다.

그 자리가 끝나니 다른 자리를 찾아갔겠지만 기자는 기자의 길을 가는 게 좋다고 본다.

물론 그게 옳다고 강변하고 싶지도 않고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다 생각이 다르므로.

다만 나는 다른 일은 할 줄도 몰라 기자라기보다는 그 변형이라 해얄까 하는 글쓰기로 남은 인생 소일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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