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무리 살펴도 이것 말고는 없다.
따라서 이것이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딴 게 없다.
명칭과 분류 체계만 바꿨다고 하면 될 것을 문화재청이 더 욕심내서 문화재, 곧 그네들이 말하는 국가유산 근간이 바뀌는 것처럼 지난 1년간 이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호도하고 뻥을 쳤기 때문이다.
간단하다 이번 개정은.
문화재보호법을 이름만 국가유산기본법으로 바꾸는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에 따라 기존에 통용하는 '문화재'라는 말을 '국가유산'이라는 말로 바꾸었고,
나아가 그 세부로 들어가서는 1. 유형문화유산 2. 무형유산 3. 기념물 4. 중요민속문화재(이 분류도 최근에는 조금 변했다) 네 가지를
1. 문화유산
2. 자연유산
3. 무형유산
이 세 가지로 개편한 데 지나지 않는다.
딱 이거다.
난 이것 자체로도 의미는 크다고 본다.
왜? 문화재 자체에 대한 개념과 그 세부 분류에서 시대 흐름에 반영했다고 보는 까닭이다.
이 점은 누누이 말했듯이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과 더불어 그 자체만으로도 근간에 손을 댔다는 점에서 의의가 아주 크다.
다만 그 세부로 들어가서는 뻘짓을 했는데 첫째 문화재라는 용어는 유산遺産이라는 말로 대체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국가유산'으로 대체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됨에도 그걸 밀어부쳤다는 것이며
나아가 세부 분류에서도 무형유산은 엄연히 문화유산 일종임에도 별도로 동등한 자격을 갖춘 존재로 독립시켰다는 점 두 가지가 그것이다.
이는 결국 5월에 시행에 들어가는 국가유산기본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함을 의미하는데,
첫째 국가유산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용어는 '유산' 혹은 '문화유산자연유산[약칭 문화자연유산]으로 바꾸며,
세부 분류에 들어가서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두 가지만 남기되, 그 시행령 같은 데서는 복합적인 성격을 띠는 유산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
딱 이거다.
용어 바꾸고 세부 분류 바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것만으로는 밍밍하다 생각해서 문화재청이 지난 1년간 뻘짓을 했겠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데, 왜 하나도 변화가 없는 문화재가 근간에서 변화가 있는 것처럼 사기를 치느냐 이거다.
없다! 변하는 건 암것도 없다.
설혹 변화가 감지된다 해도 그것이 국가유산법 제정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법률로도 얼마든 변화가 가능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그런 미세한 변화까지를 국가유산기본법 제정으로 말미암는다는 사기는 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누누이 말하듯이 명실明實이 바로 서야 한다. 사과라고 하면서 배를 가리킬 수는 없다.
명실을 바로 세워야 한다. 명실을 버릴 수는 없다. 명明과 실實은 1대1로 대응해야 한다.
이걸 못하는 법률은 법률이 아니라 걸레다.
명실이 바로 서고서도 엉뚱한 데로 가는 일은 없다. 명실은 그만큼 중요하다. 순자의 구닥다리 논설이 아니라 오늘날 적실的實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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