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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국립민속박물관장, 중앙박물관 낙하산은 안 된다(2018)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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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본래 중앙박물관으로 지었다.

 

어제(2018. 6. 29)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중 국장급 전보에서는 박물관 학예직 인사 이동이 있었으니,

국립전주박물관 김승희 관장이 국립광주박물관장으로 가고,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이 중앙박물관 산하 국립전주박물관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학예직 고공단 인사는 송의정 국립광주박물관장이 퇴임함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성격과 더불어 다른 측면도 있으니, 다름 아닌 민속박물관 문제가 도사린다. 

직제로 보면 국립민속박물관은 비록 그 직급이 차관급인 국립중앙박물관에 견주어 낮기는 하지만, 엄연히 같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소속기관으로, 서로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지닌다. 

다만 규모 차이에 따른 인사 적체 문제가 있어, 국립중앙박물관은 차관급(대통령령에 따른 차관급이라 같은 차관급인 문화재청장과는 격이 다르다) 관장 산하에 학예직급으로는 학예연구실장과 경주박물관장, 광주박물관장, 전주박물관장이 고공단이라 이들끼리 상호 혹은 호상간 수평이동과 승진 발령이 가능하다. 

그에 견주어 민속박물관은 단일 조직이라, 지방박물관이 없고 고공단은 오직 관장 한 자리뿐이라 인사적체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 

천진기 관장은 내 기억에 아마 6년간 관장으로 있었으니, 그에 따른 인사 숨통을 트기 위해 이번 인사를 통해 문체부는 그를 전주박물관장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안다. 

다만 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은 성격이 판이해서, 민속학 전공자의 전주박물관장 이동이 적합한가 하는 논란이 있을 수 있거니와, 지방박물관 중에서도 어찌된 셈인지 유독 전주박물관은 민속학과 그나마 인연이 있는 편이라, 그쪽으로 발령낸 듯하다.

그럼에도 엄연히 중앙박물관에 견주어 엄연히 독립개체인 민속박물관으로서는 그 대표인 관장이 중앙박물관 산하 지방박물관장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실은 치욕이다.

가뜩이나 중앙박물관이 바라보는 민속박물관은 언제나 작은집이었고, 언제나 아래였으니, 이번 인사는 그런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꼴을 빚을 수 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랄까? 이번 인사에서 내가 듣기로는 중박 출신자가 민속박물관장으로 낙하산 고공행진으로 떨어진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번에 보류되었다.

민속관장이 중박 산하 지방박물관장으로 갔다 해서,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중박 출신자가 민속박물관장으로 내려꽂혀서는 안된다. 이건 치욕이며 능멸이다.

민속박물관도 인사 숨통을 트야 한다. 관장 자리 하나가 비어야 그 숨통이 트인다는 역설을 문체부도 인식했으면 한다.

돌이켜 보면 문체부 산하에 유사 박물관 미술관이 더러 있다. 신생급에 속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도 개중 하나다. 이 역박은 그 역사가 환갑진갑을 지난 민속박물관에 견주어 신생아 수준이다.

한데 이런 신생 박물관은 언감생심 중앙박물관 낙하산 인사가 원천으로 불가능하다. 신생 박물관도 불가능한 낙하산 인사를 역사도 유구한 민박에 대고 해야 하겠는가?

민속박물관에도 민속박물관을 이끌 인재가 얼마든지 있다. 민박 출신자가 당연히 민박관장이 되어야 한다. 이 참에 민박을 중박 산하기관처럼 여기는 인식 자체도 박멸해야 한다.

중박과 민박은 다르다. (2018. 6. 30)

 

*** 

 

2018년 글인데, 시의성에도 맞지 않는 이 글을 다시 인용하는 까닭은 이 문제가 언제나 민속박물관 주변을 어른하기 때문이다. 

김종대 현 민속관장 임기가 이번주인가 끝날 터인데, 후임 관장 선임을 위한 작업이 어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중박 출신 내려꽂기는 해서는 안 된다고 봐서 재방한다. 

뭐 이런 말을 내가 다시 되풀이한다 해서 들을 사람들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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