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기자? 기뤠기?

국보 4점, 보물 22점을 국가에 기증한 성문종합영어 송성문

by 한량 taeshik.kim 2019. 9. 18.

입시업계의 절대강자 성문영어 시리즈와 정석 시리즈. 여송은 선생 계정에서 빌려옴



내 세대 대학 입시는 수학의 정석 시리즈, 영어의 성문영어 시리즈, 국어의 한샘 시리즈가 대표한다. 이 중에서 유독 정석 시리즈만이 아직도 제국을 구축 중인 것으로 알거니와, 영어만 해도, 벌써 내가 세대애는 맨투맨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해 성문 제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 정석 시리즈는 내 세대 또 하나 기념물을 새겼으니, 내가 고교 재직시절인가 그 무렵, 그 저자 홍성대씨가 전주인가에 세웠다는 상산고등학교라는 학교가 신흥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기 시작하던 초창기라, 이 고등학교를 두고, 소백산맥 너머 김천이라는 데까지, 이곳 재학생들은 전액 장학금을 받느니 하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더랬다. 


저들 입시계의 절대군주 3인방 중 성문종합영어 주인공을 내가 다름 아닌 문화재 업계에서 조우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찾아보니 2003년의 일이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은 지건길 관장 체제였으니, 이때 느닷없이 박물관이 그 저자 송성문 선생이 자신이 소유한 국보 보물 문화재를 잔뜩 기증했다는 보도자료를 돌린 것이었다. 내가 알기로 이는 적어도 당시 문화재 업계 기자들한테는 생소한 소식이었으니, 그럴 낌새가 전연 없었다고 기억한다. 


송성문 선생



당시 이 소식을 전한 우리 공장 내 기사다. 


2003.03.06 10:49:00

「성문종합영어」 저자 국보 등 문화재 27건 기증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영어학습서 「성문종합영어」의 저자 혜전(惠田) 송성문(宋成文.72)씨가 대보적경(大寶積經.국보 제246호)을 비롯한 국보 4건과 묘법연화경(보물 제1081호) 등 보물 22건을 포함해 문화재 27건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지건길)에 6일 기증했다.


기증품에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동해일출도'(東海日出圖)가 포함돼 있다.


이번 기증품 가운데 국가지정 문화재는 고려와 조선초 고인쇄자료 20건과 사경(寫經) 3건, 세종대왕 교지(王旨.1425년) 1건, 한석봉 서첩(書帖.1594년) 1건,  숙종대 기해기사계첩(己亥耆社契帖.1719년) 1건 등이다.


이처럼 많은 국가지정 문화재가 한꺼번에 기증된 적은 없다. 


송성문 기증 문화재



기증품 중 고려와 조선초기 고인쇄자료 20건은 이 분야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들 고인쇄물은 고려 현종 때(11세기) 초조대장경을 비롯해  법화경.금강경.화엄경.능엄경 등 고려.조선초기 목판본 불경을 망라하고 있다. 


기증자 송씨는 평북 정주 출신으로 지난 30년간 수집해온 이들 문화재를 이번에 아무 조건 없이 기증했다.


박물관은 오는 10월 '혜전 송성문 선생 기증문화재  특별전'(가칭)을  개최하는 한편 기증자에 대한 정부훈장을 상신하기로 했다. 

taeshik@yna.co.kr 

(끝)



이를 통해 나는 무엇보다 송성문 선생이 이토록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국보 4점에 보물이 22점이었으니 말이다. 더구나 다른 기증품도 이런 국가지정 목록에 오를만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렇게 돈 많이 벌어 좋은 일에 썼다. 더구나 그렇게 모은 문화재를 이렇게 내놓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국가에 기증했으니, 저러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한데 이에서 한 달가량이 지나 또 다른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가 추가로 문화재를 더 기증했단다. 


2003.04.14 19:52:26

송성문씨, 문화재 19점 추가 기증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최근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27건을 국가에  기증한 영어학습서 「성문종합영어」의 저자인 송성문(宋成文.71)씨가 전적류  문화재 19건 65책을 국가에 추가 기증했다고 국립중앙박물관이 14일 밝혔다.


송성문 기증문화재 중 초조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이번 추가기증 문화재는 고려시대 불경들인 '대반열반경' 권29(1241년)와 '선문염송집' 권21-25(1244년)를 비롯해 '태조고황제어제시'(1459년) 등 고려 이후  조선시대에 걸친 전적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중 상당수는 지정 문화재급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aeshik@yna.co.kr 

(끝)


횡재는 박물관이었다. 당시 어떤 경로를 통해 이런 기증이 추진되었는지, 내가 기억에 없으나, 아무튼 저렇게 좋은 문화재를 한꺼번에 거져 건졌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런 기증에는 당연히 작은 보답이 따르기 마련인 바, 그 몇 달 뒤 기증자 송성문 선생한테는 국민훈장이 주어지게 된다.  


2003.06.12 16:04:32

문화재 기증 송성문씨 국민훈장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정부는 12일 국보 제246호  대보적경(大寶積經)을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재 26건(국보 4건.보물 22건)과 비지정문화재 19건 등 모두 45건의 중요문화재를 기증한 혜전 송성문씨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국민훈장은 송성문씨의 큰아들 송철(宋哲)씨를 통해 전달됐다.


평북 정주 출신인 송씨는 영어학습서인 「성문종합영어」의 저자이다.

taeshik@yna.co.kr

(끝)


송성문씨 타계


이렇게 되니, 기자들 관심이 당연히 송성문씨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기증 물품 목록이 기록적으로 이른바 고품격인 데다, 더구나 기증자가 그 유명한 성문종합영어 저자임에랴? 이렇게 좋은 인터뷰이 있겠는가? 그래서 당시 나를 포함해 많은 문화재 전담 기자가 박물관을 통해, 혹은 다른 경로로써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요지부동 일절 그 어떤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지 아니했다. 훈장도 아들이 대신 받아갔다. 이 자리에서인지, 아니면 아래 전하는 기증문화재 특별전 개막행사였는지 기억이 자세하지 아니하지만, 나 역시 이 아드님을 통해 아버님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은 "아버님이 안 하신답니다"는 한마디 응답뿐이었다. 


그의 기증품은 그해 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대외에 전면 공개됐다. 기증과 특별전 사이에 불과 서너달 간극이지만, 지금 내 관련 기사들을 보니, 그새 박물관 수장은 지건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건무 체제가 들어섰음을 본다. 


2003.10.06 10:27:58

중앙박물관, 송성문 기증 문화재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영어 학습지 「성문종합영어」 저자인 송성문씨가 기증한 국보급 문화재 40여 점이 일반에 선보인다.


고 송성문 빈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26점을 비롯해 송씨가 그동안 수집.소장하다가 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재를 한자리에 모은 '빛나는 옛 책들-혜전 송성문기증 국보' 특별전을 7일 개막한다.


박물관 전시사상 가장 많은 국가지정문화재가 공개되는 이번 전시에는  '초조본 대보적경'(初雕本大寶積經.국보 246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보물  1138호)가 포함돼 있다.


전시 주제로 '빛나는 옛 책들'이 선정된 까닭은 기증 유물  대다수가  고려시대 이후 조선시대에 발간된 전적 문화재가 주류이기 때문.


다음달 2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는 ▲ 불교 전적과 ▲ 일반서적의 두 가지  소주제로 구분되어 유물이 소개된다. 


불교전적 코너에서 선보일 국보 초조대장경 4건은 거란 침입이라는 국난의 와중인 고려 현종대에 간행된 것으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일반전적에서는 조선조에 발행된 서적과 문집 등을 통해 왕조의 기틀을  세우고 사회의 이상을 정립하고자 했던 왕과 학자들의 노력을 살펴볼 계획이다. 


숙종이 70세 이상 중신들에게 베푼 경로잔치를 화복에 담은 '기해기사첩(己亥耆社帖)과 명필 한석봉이 친구들과 헤어지며 쓴  '한석봉증유여장서첩(韓石峯贈柳汝章書帖)은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taeshik@yna.co.kr 

(끝)


한국 입시 사상, 나아가 단군조선 이래 참고서 시장을 통해 가장 막대한 명성과 부를 축적했을 송성문은 그렇게 문화재사 한 페지지를 장식하기에 이르지만, 그가 과연 어떤 인연으로, 언제부터 저런 문화재들을 수집하게 되었으며, 왜 그렇게 모은 문화재들을 모조리 기증했는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는다. 


이젠 그럴 기회조차 원천으로 박탈되어 버렸다. 저렇게 문화재를 몽땅 내어준 그는 2011년 9월 22일 타계한 까닭이다. 


2011.09.23 07:46:05

`영어 바이블' 성문종합영어 송성문씨 별세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1970∼1990년대 중ㆍ고등학생들에게 `영어의 바이블'로 통했던 `성문영어' 시리즈의 저자인 송성문(80ㆍ본명 송석문)씨가 22일 오후 4시30분께 별세했다.


성문종합영어



송씨가 1967년 처음 펴낸 성문종합영어(당시 정통종합영어)는 지금까지 40여년 간 판매됐다. 문법과 독해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1976년 성문출판사가 출범하면서 제호가 `정통'에서 `성문'으로 바뀌었다.


평북 정주 출신으로 신의주교원대를 나온 송씨는 6ㆍ25 전쟁 때 통역장교로 근무하면서 영어 검정고시 중등ㆍ고등과정에 합격했다. 부산 동아대를 졸업한 뒤 부산고와 마산고, 서울고 등에서 교사로 일했다.


성문 기본ㆍ핵심ㆍ종합영어 등으로 이뤄진 `성문영어' 시리즈는 한때 1년에 30만부 이상 판매됐다. 성문종합영어는 서울대 등 주요 대학 본고사 입시에 이 책의 지문이 그대로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고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고인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개인적으로 수집한 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공로로 2003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2003년 간암 판정을 받은 이후 8년간 투병해 왔으며 최근 병세 악화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6호이며 발인은 24일 오전 6시. 유족은 부인 오화순 씨와 장남 철(성문출판사 대표), 차남 현(미국 거주), 딸 미선 씨가 있다.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 

zoo@yna.co.kr

(끝)  


이 별세 기사를 보면, 그가 2003년 간암 판정을 받았다 했거니와, 이 일이 문화재 기증과 모종의 연관이 있지 않나 막연히 추측해 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