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굴불사掘佛寺가 있던 자리인 굴불사지掘佛寺址엔 석조 사면 불상石造四面佛像이라 일컫는 신라시대 석조 문화재가 있다.
높이 3미터가량 되는 네모난 바위덩어리 하나에 동서남북 네 비름박마다 불상을 하나씩 조각했다 해서 저리 부른다.
방향불이므로 당근 빠따로 맨 먼처 서쪽 비름박엔 서방 극락정토에 주석한다는 아미타불이 정좌했을 것이요 그 반대편 동방은 유리광세계 약사불이 있을 것이다.
인도 불교에는 방향불 개념이 없다. 서방 극락정토도 중앙을 중심으로 하는 방향 개념이 아니다.
한데 그런 불교가 중국과 한반도 상륙하면서 이 지역 전통의 음양오행, 특히 사방 신앙과 결합하면서 방위불이 생겨나거니와 서방은 당연히 아미타가 차지하고 중앙은 실은 석가모니불 차지가 되어야 하지만, 이게 골 때려서 어정쩡하면서도 불완전한 미동 상태에서 그쳐 버리니 고작 그 반대편 동방에다가 약사불을 발명할 뿐이다.
약사불만 해도 인도 불교에선 없다. 중국에서 새로이 방향신에다가 부처의 분화 필요성에 따라 doctor로서의 분파를 이룩했을 뿐이요 어쩌다가 동방에 안치했을 뿐이다.
굴불사지 사면불은 그 점에서 전형의 배치다.
문제는 중국 한반도 불교가 끝내 남방과 북방 부처는 발명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현재까지도 이 지역 불교는 그 창안에 실패했다.
북방불 남방불 들어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굴불사지는 남방과 북방을 어찌 처리했을까?
북쪽엔 음각한 부처 한 분이 양각한 보살 한 명을 데불꼬 섰으며, 남쪽엔 부처 두 분이 양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어떤 부처인지도 모른다. 이를 새긴 신라인들도 어떤 부처를 배치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사진이 포착한 저 부처는 약사불이니 볼짝없이 동쪽 비름빡에 있다. 왜? 동방 약사불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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