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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기자가 상품이다..그럴까?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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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느 카페에서 어제..구너가 아닌 춘배가 친절히도 아스널 유니품 절반에다 내 대가릴 박았다.


이건 실은 내 경험이기도 하거니와, 요새 언론 환경이 또 급변하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굳혀간다.

나는 이 시대, 언론사는 일인언론 집합소라 생각하며, 언론사는 그런 일인언론을 조정·관리하는 일이 주요한 과업인 시대라고 본다.

물론 같은 언론이라 해서 그 언론사 전통과 특성이 다 달라, 우리 공장만 해도 속보성과 종합성을 무기로 하는 통신사라는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고 본다.

이에서 더욱 중대성이 부각하는 문제가 소위 전문기자제 정착이다. 

전문기자제를 한국 언론이 들고나오기 시작한 때는 대략 20년 정도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으니, 이게 쉽게 착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백 가지다.

그럼에도 전문기자제가 정착해야 한다는 당위에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다.

전문기자제를 특징 짓는 정의 역시 골백가지 되겠지만, 이 시대 추세에 맞추어 그것을 내 식으로 정의하자면, 개별 기자가 각기 상품이 되는 시대라고 나는 본다.

내가 맡은 분야에서만큼은 확실한 전문성과 확고한 디그너티를 확보하는 일이야 말로 그 성공을 위한 시금석이다. 

이에 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이제는 기자를 상품으로 파는 시대로 확실히 접어들었으면 한다.

우리 공장 사정 너무 까발리면 누워서 침뱉기밖에 더 되겠느냐마는, 지금 모든 부서가 기자가 없어 아우성이다. 그 직접 원인은 전임 경영진 적폐 경영에 있다.

이번 인사에서 부족한 편집국 기자 숫자를 대강 통계치 내니 30명이라, 이 썩을 전임 적폐 경영진이 3년간 공채 기자를 선발하지 아니한 직접 고통이 고스란히 지금의 몫이다.

사정이 이러니, 지금 다시금 그 옛날 기자시대로 회귀해 리베로가 되는 시대로 돌아가고 말았다.

전문성을 살리기는커녕, 하루하루 밀려드는 일처리에 정신이 없는 나날들을 기자들이 보내는 중이다.

기자를 팔아먹고 싶다.
그 일환으로 적어도 문화부만큼이라도 모든 기자에게 자신을 파는 칼럼 집필을 강제 할당하고 싶었다.

너희 자신을 팔러 다니라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사정이 이러하니, 저랬다간 반란이 일어날 지경이다.

기자를 파는 시대, 그런 시대가 속히 도래했음 하는 마음 간절하다.
 
(June 6, 2018 at 12:37 PM)


***


7년 전 오늘 연합뉴스 문화부장 재직시절에 긁적인 글이다.

지금은 또 사정이 급변해 저리 쓰지는 못한다.

AI라는 쓰나미가 덮친 지금은 모든 게 혼란스럽다.

팔고 싶어도 팔릴 것 같지도 않다.

반품만 양산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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