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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27연대 훈련소 한달, 30연대 한달, krtc 한달, 도합 석달을 제외하고, 그리고 정말 아파 죽을 것만 같은 하루 이틀씩을 제외하곤 나는 단 하루도 책을 놓은 적 없다.
걸신이 졌는지, 아니면 배움이 부족해서인지 모르나 그런 삶을 살았으며 아마도 내가 거동하지 못할 날까지 그런 삶을 살다갈 것이다.
모르면 물었고 또 내가 안다 생각한 것도 잘못이면 꽤나 많이 바로잡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상식을 항상 의심하려 했으며 이런 의심으로 감히 남이 보지 못한것도 더러 보았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독단으로 흐를지도 모르고 지 잘난 맛에 산다 할지 모르나 지금 이 순간에도 배운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고, 또 그렇기에 그런 데는 입도 벙끗 하지 아니한다.
말실수는 자주 있을지언정 적어도 내가 모르는 곳에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지는 않는다. (2013. 10. 19)
***
10년 전 오늘 쓴 글인데, 이후 나는 책을 놓았다. 아주 놓았다고는 할 순 없지만, 도저히 체력이 안 되고, 도저히 시력이 받침하지 못하더라.
그래서 놓았다.
놓고 나서는 과거 팔이 중이요 소품문小品文으로 일관하는 삶을 산다.
나도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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