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재현장

로마 나보나광장 지하에 쳐박힌 로마 벨로드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11. 13.
반응형


지금은 로마박물관 Museo di Roma 뮤제오 디 로마 로 쓰는 브라스키궁 Palazzo Braschi 팔라초 브라스키 3층인가에서 꼬나본 로마 피아차 나보나 Piazza Navona, 나보나광장이다. 

촬영지점이 광장 남쪽 끝이요, 화면 중앙을 따라 북쪽까지 길쭉하게 이어지거니와, 그 가운데 남쪽과 북쪽, 그리고 중앙에 각기 분수대 하나씩이 있으니, 맨 북쪽 것을  폰타나 델 넷투노 Fontana del Nettuno, 넵튠분수, 가운데가 폰타나 데이 쾃트로 피우미 Fontana dei Quattro Fiumi, 피움분수이며, 맨남쪽이 폰타나 델 모노 Fontana del Mono, 모노분수지만, 중앙을 제외한 남북쪽 분수는 영 기를 펴지 못한다. 

Fontana dei Quattro Fiumi는 영어로는 Fountain of the Four Rivers 라고 하거니와, 글자 그대로는 네 강을 형상화한 분수대라는 뜻이다. 17세기 로마 중심 이탈리아 반도에서 각종 관급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독점한 그 거물 지안 로렌초 베르니니 Gian Lorenzo Bernini 설계다. 이 친구 돈 긁어 모았을 듯한데, 이런 친구들 또 다른 특징이 주색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패가 망신하기 일쑤라는 점인데, 베르니니는 어떠했는지 나중에 조사 좀 해 봐야겠다. 착실히 적금도 붓고 보장성 연금보험도 들었는지 말이다. 



왼편 중앙에 첨탑이 솟은 건물이 산타네제 인 아고네 Sant Agnese in Agone(이태리어 발음을 들으면 '산타녜제'에 가찹게 들린다) 성당이라, 이 건물 역시 녹록치 아니하는 위상을 자랑하거니와, 관람 시간 맞추기가 나로선 좀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  

이 나보나광장 독특한 생김은 구글 위성으로 보면 더 확연하거니와 



이를 보면 남북 장축이다.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졌는데, 이것이 진북 혹은 자북의 선택에 따른 어긋남인지는 내가 이 분야에 밝지 아니해서 단안을 미룬다. 

이 생김을 보고, 나아가 고대 유럽사에 조금이라도 안목이 있다면, 벨로드롬velodrome을 떠올리겠거니와, 실제 그 역사를 추스리면, 이곳은 고대 로마시대에는 벨로드롬이 있던 곳이다. 그 경기장 겉모습은 사라져 버리고 터만 남은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 벨로드롬은 그 시대 이 일대 풍광은 어떠했을까? 이렇게 생겨먹었다고 한다. 

이 재현품은 나보나광장 북쪽 Stadio di Domiziano 스타디오 디 도미치아노, 곧 영어로는 스테이디엄 오브 도미션 Stadium of Domitian이라는 곳에서 전시 중이어니와, 그 위치를 구글 위성지도로 첨부하면 다음과 같다. 



이 현장 전시관은 지하에 쳐박혀 있다. 나보나광장을 찾는 사람 중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유적에 관심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여름 휴가철에 그리 많은 사람이 개미떼처럼 나보나광장에 모인 시절 어느날 내가 그 지하에서 반나절 머물며 지켜본 결과, 나 말고는 개미새끼 한 마리로 얼씬 거리지 아니했으니(아마 입장료가 있어 더 그랬을 수도 있다), 몰라서 안 찾거나, 알아도 갈 만한 데가 아니라고 생각함이 분명하다.  

나 역시 그에 대한 사전정보 전연 없이 갔다가 하도 더버 그랑지에서 젤라또 하나 빨다가 이상한 간판이 있어 몽유병 환자처럼 따라가니, 그 유적이 나오더라. 



현장 폼새는 위 사진들과 같다. 이른바 현장 노출형 박물관이라, 발굴과정에서 드러난 건축 흔적들을 그대로 노출해 놓았다. 


로마...내가 자주 하는 말이지만 

우리가 아는 그 로마는 현재의 로마엔 없다. 

지하 6미터 아래 땅속에 쳐박혀 있다는 말 누차 한다.

그 벨로드롬 유적 파제낀 곳을 통해 죽 다시 직진하면 테베르 강이 나오고, 사법부 건물과 산탄젤로가 있으며, 다시 더 직진하면 베드로 성당이다. 

아마도 이곳은 무슨 지하 공사가 있어, 할 수 없이 발굴을 진행한 듯하고, 그래서 현지 보존한 듯하다. 

다시 말한다. 

우리가 아는 로마는 로마엔 없다! 

(이상은 2017년 쓴 글을 다시 버무린 것이다.) 


이런 글을 보고선 로마 사정에 밝은 이정석 신부님이 지하에서 만나는 로마시대 유적으로 두 군데 성당을 소개했으니 


1. 클레멘스성당 the Basilica of San Clemente ( St. Clement Basilica, Basilica di San Clemente) 



2. 체칠리아 성당 : 산타 체칠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성당 (Basilica di Santa Cecilia in Trastevere)



이 그곳이라, 이들 역시 내가 찾은 곳이기도 하거니와, 후세 지하의 고대로마를 찾고저 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울러 링크를 걸어둔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