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여행 여파로 어제 죙일 헤롱헤롱하고선 오늘도 그리 폐인으로 지낼 순 없다 해서 한가람미술관 피카소나 만나러갈까 하다 일이 비틀어지는 바람에 선회한 데가 서소문 서울역사박물관이라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왔더니 삼군부 내리고 이걸 특별전으로 개막한 모양이라 어이한 셈인지 지인들한테는 전연 홍보가 되지 않은 듯 이곳을 다녀왔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여의도가 한국근현대사에서 어떤 위상을 지니는지는 새삼 강조가 필요없거니와 살피니 조선시대 이래 현대에 이르는 그 장대한 여의도 역사를 모조리 쓸어담고자 했으니
그런 까닭에 지치고 질린다.
이를 준비한 사람들이 걸신이 걸렸는지 나로서는 그 복잡다기한 여의도 역사를 한 자리서 살핀다는 점에서 더없이 고맙긴 하나 너무 쑤셔박았다.
과감히 버리고 줄기로써 여백을 줬어야 하는데 버릴 줄을 몰랐으니 견주건대 반찬 가짓수가 너무 많은 밥상이다.
여의도를 무대로 해서 일어난 모든 것을 닮으려니 이산가족찾기며 국풍81까지 뇌관을 건딜고 말았다.
무성한 가지를 쳐내고 알매이를 추렸으나 하는데 내가 보니 여의도 변천 혹은 그것을 부른 개발의 변화가 핵심이라 각 시대별 그것을 대표하는 키워드 다섯 개면 좋았을 터인데 다 쑤셔박아 너무나 산만해졌다.
물론 전시 기법으로서서 아쉽다는 지적이며, 하도 쑤셔박아 놓으니 이 전시 하나로 여의도 지난 600년사가 한 눈에 잡히는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절제하지 못한 점은 아쉬우나 이 전시에는 독립해야 할 섹션 천지라 예컨대 을축년대홍수나 여의도비행장, 마포대교, 63빌딩 그 하나하나가 또 특별전 소재 혹은 주제다.
갈라치기 후속 전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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