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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노후의 인문학 로망

by 초야잠필 202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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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인문학에 대한 로망이 있던 사람이라, 

언젠가 정년을 하게 되면 인문학 공부를 한 번 제대로 해보겠다는 생각이 언제나 있었다. 

그리고 그 제대로란 뭔가 코스웍을 한 번 밟아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어렴풋하게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준비로 몇 가지 해오던 것이 있었는데 그건 기회 있으면 이야기 하기로 하고, 

최근에는 노후의 인문학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우선 정년을 하고 나면 생업에서 해방되어 인문학 쪽 전공 공부를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 

우선 요즘 사회가 급변하고 노령사회로 들어가다 보니

정년 후의 생업이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것도 자세한 것은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하도록 하고. 

아무튼 정년 후에 더 공부한다고 해도, 주변을 보면 

정말 소일거리로 책이나 읽고 즐기는 것이라면 모를까

지적 산물까지 생산하는 그런 작업은 주변의 정말 부지런한 분을 봐도 

필자가 보기엔 75세 정도가 한계라고 본다. 

아주 운이 좋으면 80까지 가능할지 어떨지 모르겠는데 

그때 되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필자의 경우라면 75세 넘어가면 소일거리라면 모를까 

정신 온전한 글이 그 후에도 나올 것 같지가 않다는 말이 되겠다. 

대략 75세 전후까지가 그나마 경쟁력 있는 사리 온전한 글이 나올 수 있는 한계라는 점에서, 

이렇게 본다면 환갑 넘어 대략 15년 정도만이 내게 주어지는 셈이다. 

노년에 하고 싶은 공부를 코스웍으로 해 본다는 이야기는 

결국 내 관심과 다른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겠다. 

거기서도 또 누군가 지도해 줄 분이 필요할 거고, 

그렇게 되면 학생이 지도해주는 분의 관심사에 따라가야지, 

그 반대는 없다는 뜻이다. 

노년에 4-5년을 그렇게 지도해주는 분의 관심사에 따라가게 되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는 15년에서 10년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황금같은 노년의 정신활동을 그렇게 쓸 수는 없다. 

필자는 최근까지도 은퇴후 노년에는 젊은 시절 이래의 로망이었던 인문학을 한번 코스웍으로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은 이런 생각은 접는 쪽으로 거의 마음을 굳히고 있다. 

대신에 그 15년은 다른 측면에서 알차게 써 볼 생각이다. 

필자가 평생을 학교에서 해온 작업의 마무리 작업이 되는 시기라.

언젠가 여기서도 이야기했지만 필자가 자연과학적 기법으로 뼈대를 세운 골격구조에 

인문학으로 살을 입히는 작업이니 만큼 

이런 작업은 코스웍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일각을 공부와 집필에 소중히 써야 하는 시기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젊었을 때의 공부와 달리 노년의 공부는 

건강이 또 예상치 않게 안좋아 지면 언제라도 중단될 수 있는 공부라 

촌음도 아까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코스웍으로 낭비할 만한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 생각도 또 바뀔 수는 있는것이, 

코스웍이 내 공부에 딱 맞는 게 있다면 또 다를 수도 있겠는데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그리 높아보이지 않아서 

노년에도 젊은 시절처럼 평생 인문학에 대해서 만큼은 독학 인생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다. 
 

노년은 단풍이다. 단풍이란 언제 질지 모르는것이라 즐기는데 촌음을 아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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