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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 중에 누에는 "사육 동물"이라는 사실이 있다. 그것도 아주 오래된. 의식주 중 의衣를 담당한 인류사에 기여도도 만만치 않은.
원래 자연에 살아가던 나방의 한 종류였던 누에는 사람이 사육하기 시작하면서 날지도 못하게 되었고 사람 손을 빌어서야 번식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다른 사육동물인 개가 가장 오래된 사육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야생종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이 정도로 사람에게 의존성이 강한 사육동물은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누에는 다른 사육동물보다 세대가 빨리 교체되어 내려가는데 그것이 이 동물의 변화를 촉진한 것 같고, 또 사육의 역사 자체가 만만치 않게 길다는 증거도 되겠다.
야생에서 생존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누에는 우리가 지금 키우는 모든 가축의 미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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