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었다.
카톡메시지로 어디냐 퉁명스레 물었더니 서울 어디랜다.
잉? 넌 요새 매니저한테 보고도 없이 감히 서울을 들락거리냐 블라블라 하니 이런저런 곡절로 상경했다 하므로
밥은 먹여 보내야겠기에 급히 소환했다가 내친 김에 과학계 또 다른 기인奇人 백두성이나 보러 가자 해서 휑하니 그가 관장으로 있는 노원천문우주관으로 행차했더랬다.
주말이니 관장은 없을 것이므로 우주관이나 구경하잔 심산이었으니 그래 왔는데 기별은 아니할 수 없어 연락을 넣었더니 근무하는 날이라 해서 그의 안내로 우주관 구경을 잘했다. (이 탐방은 여송씨가 따로 정리할 것이므로 略한다.)
그 코앞에 북서울미술관이 있어 그에 들렸다가 이 근방에 서울시립과학관이 있고 또 그 코옆에 이윤탁 한글 영비靈碑라는 조선시대 전기 한글 무덤 비석이 있어 시간 보니 과학관은 무리라 이 영비로 여송씨를 안내했더랬다.
가는 길에 묻기를
너 혹시 이문건을 아느냐 하니 알 턱이 있나?
그래서 다시
그럼 묵재일기는 들어봤겠지? 네 선생이 맨날맨날 팔아먹었을 텐데
하니 그제야
오 그 묵재일기요? 알죠 한다.
그 아버지가 이윤탁이다. 그 비석 보러간다 하니 그제야 관심을 보인다.
세트로 선 문인석 하나를 부여잡더니 기어이 기념사진 한 방 찍어달랜다.
관종병이 어디가겠는가? 너털웃음 지으며 두어 장 성의없이 틱틱 박아준다.
영비 측면에서 문제의 한글을 찾아보라 하고는 나는 무덤 주변을 빙빙 돈다.
저번 겨울에 왔을 적에는 이 무덤 뒤편 또 하나의 조선시대 무덤은 주목하지 못했는데 살피니
같은 성주이씨가 아니라 파평윤씨 윤규병尹奎炳이란 사람이라 그가 구체로 누군지는 살피지 아니했다.
혹 성주이씨랑 혼맥과 같은 인연으로 얽힌 인물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윤탁 영비는 앞서 자세히 소개한 적 있으므로 그로써 갈음하며 오늘 느닷없이 다시 다녀왔음을 적기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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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재 이문건이 한글로 새긴 경고문, 이윤탁李允濯 영비靈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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