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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담배에 격발해 성토하는 통일벼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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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시골길 달리다 무심히 보니 담배다.

오잉?

여직 담배 농사하는 데가 있나 보다 하며 차를 급정거하고는 살피니 영락없는 담배밭이다.


살피니 두어번 벌써 담배잎을 땄다.

주변으로 분명 건조창이 있을 텐데 언뜻 눈에 띄진 않는다.

요즘은 그런 방식으로 건조하진 않겠지? 벽돌로 만든 창고에 군불을 지피는 방식 말이다.


어른이 하지 않은 농사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본인이 골초셨고 생평 새마을만 피다 가셨지만 담배 농사는 안지었으며 둘째 통일벼는 단 한 번도 지은 적이 없다.

논뙤기라 해봐야 몇 마지기 되지도 않는 천수답이 전부였지만, 통일벼로 바꾸라는 그 압제를 끝까지 버텨낸 고집이 지금으로서도 의아하기만 하다.



그땐 산미증산에 정부가 목을 매던 때라 관에서는 면사무소 순사 내무부 주사 등을 동원해 통일벼로 바꾸라 갖은 압력을 넣었으며 그래도 아버지는 흔들림없이 이른바 재래종 나락 농사만 지었다.

당연히 소출이 적을 수밖에.

왜 통일벼로 바꾸지 않냐는 물음에 도통 말이 없던 어른의 대답은 간결했다.

맛대가리 하나도 없데이.




실제로 통일벼는 그랬다. 소출만 많았을 뿐 그걸로 밥을 지어놓으면 푸석푸석 맛대가리가 좃나 없었다.

천수답 한 켠은 모름지기 찰벼 농사를 지었으니 이게 소출이 끔찍히도 적고 농사가 여간 까탈스럽지 않지만 그걸로 단오날 찰밥을 해먹고 제삿상에도 올렸다.

담배에 격발해 통일벼를 성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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