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기자? 기뤠기?

대구 동화사 황금 소동

문화재판에서도 해프닝성 사건이 예외는 아니어니와, 내가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로 동화사 금괴 사건이다. 


대구지역 일간지로 대구일보가 있다. 이 신문이 2012년 1월 5일 1면 톱 기사로 "동화사 뒤뜰에 금괴 묻었다는데"라는 기사를 게재하니, 이를 시발로 동화사는 느닷없은 금괴 매장 논란에 휘말린다. 


보도인즉슨 이랬다. 40대 어느 탈북자가 "한국전쟁 당시 양아버지가 대구 동화사 뒤뜰에 다량의 금괴를 묻었다"고 주장하고 나서고, 이것이 언론지상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2008년 12월 탈북한 김모(41) 씨라는 사람이 이 무렵 대구 지역 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서는 "북한에 있을 때 남한 출신 양아버지(83)가 '한국전쟁 당시 40㎏ 정도 금괴를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면서 해당 금괴를 발굴해줄 것을 의뢰했다는 것이다. 


동화사 대웅전 뒤편



김씨는 이어 "금괴는 양아버지의 아버지께서 당시 재산을 처분해 마련한 것으로 탈북 전 양아버지로부터 금괴를 찾으라는 위임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변호사 측에서는 김씨가 지목한 장소 주변에서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탐지작업을 벌인 결과 땅 속에 금속성 물체가 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했지만 동화사가 문화재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발굴을 막았다는 것이다. 


미심쩍은 구석이 많지만, 어떻든 이 문제는 결국 문화재청까지 나서게 된다. 금괴 매장을 주장한 김모씨 측이 그달 13일 대구 동구청에 금괴 발굴을 위한 현상변경(現象變更)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한데 이 과정에서도 영화 같은 장면이 빚어졌다. 본인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김씨는 그의 지인으로 보이는 3명을 통해서 구청에다가 동화사 동의서가 포함된 현상변경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실상 발굴허가 신청이었던 것이다. 


이는 결국 문화재청에 정식 접수된다. 동화사 대웅전은 국가지정 문화재인 까닭에 그 주변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는 사전 관련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문화재위가 이 안건을 그달 19일 심의했다. 그 결과를 전한 당시 내 기사 전문이다. 


'동화사 금괴' 발굴 무산

문화재위 "근거없이 문화재 훼손 불가" 

[2012.01.19 송고]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문화재위 건축분과위원회는 그달 1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고 금괴 매장을 주장한 탈북자 김모(41) 씨측이 요청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심의한 결과 "(금괴가 묻혔다고) 제시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화재인 동화사 대웅전(보물 1563호)을 훼손할 수 없다"며 부결했다. 


현상변경 허가는 어떤 개발 행위가 문화재의 현재 상태를 변경할 때 신청하는 것으로 문화재청은 관련 문화재위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린다. 


문화재청이 문화재위 심의를 뒤집은 전례가 없어 이른바 '금괴 발굴'은 무산됐다. 


2008년 탈북한 김씨는 북한에 있을 때 남한 출신 양아버지(83)로부터 한국전쟁 당시 40㎏ 정도의 금괴를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확인을 위해 동화사의 동의를 얻어 동화사 관할 지자체인 대구 동구청을 통해 문화재청에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끝)  


동화사 금괴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탈북자 김모씨가 2012년 7월 19일 동화사 부주지에게 쓴 손편지. 연합DB



하지만 김씨는 집요했다. 다음달 10일 대구 동구청에다가 금괴 발굴을 위한 현상변경(現象變更)허가를 다시 신청한 것이다. 이때는 대리인을 통하지 않고 다른 일행 1명과 함께 구청을 찾아 서류를 제출한 것이다. 


김씨는 1차 현상변경허가 신청 때 문화재위원회가 '금이 묻혀있다는 근거로 제시된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을 부결 사유 중 하나로 든 만큼 재신청에서는 대웅전 주변에 대한 금속탐지를 하는 장면 등을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함께 제출한 것이다. 그가 제출한 영상과 사진은 경북에 있는 한 전문업체가 금속탐지를 하는 장면으로, 엑스레이 사진형태와 비슷하게 땅속에 묻힌 물질의 윤곽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퇴짜를 맞았다. 2월 16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위원회는 허가여부 결정을 보류한 것이다. 


이후 이 문제는 어찌되었을까? 우리 공장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13년 6월 19일자 다음 기사가 마지막으로 검출된다. 


<'동화사 금괴' 제기 1년반…발굴협의 답보>

새터민 "불교계 모두 기증", 동화사 "들은바 없다"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대구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시가 24억원 상당의 금괴가 묻혔다는 새터민의 주장이 제기된 지 1년 반이 됐지만 발굴은 물론 진위 확인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화사에 금괴가 묻혔단 주장은 지난해 초 새터민 김모(42)씨가 처음 제기했다.


2008년 12월 탈북한 김씨는 자신의 양아버지가 한국전쟁 당시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금괴 40㎏을 묻었다며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동화사에 발굴 협조 요청을 했다.


이후 동화사와 김씨 간 수차례 갈등이 이어지다가 같은 해 6월 21일 문화재청은 김씨에게 발굴을 위한 조건부 가결 즉, 문화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동화사 측과 합의한 뒤 발굴할 것을 허락했다.


문화재청의 허락이 떨어진 지 1년이 다되도록 동화사 측과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자 최근 김씨는 금괴가 발굴되면 불교 자선단체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동화사가 금괴 발굴을 개인 욕심으로만 몰고가 그냥 기부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우선 발굴만 하면 모든 금괴를 불교계에 기부하기로 한 불교 자선단체와 약속했다"고 했다.


그는 또 "기부 약속은 한달여 전에 했으며 공증받은 각서나 이 단체명을 지금 밝힐 수 없다"며 "그렇지만 이런 사실 관계는 동화사도 다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동화사 측은 "들은 바 없고 아무도 모른다. 현재 이 사안을 담당하는 직원도 없고 손을 놓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금괴 문제를 맡은 동화사 종무소 한 관계자는 "김씨가 요즘엔 동화사에 찾아오지도 않고 가끔 전화만 할 뿐"이라며 "(우리는) 금괴 문제를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갈등 당사자가 아닌 문화재청과 대구 동구청은 발굴 진행 여부를 재촉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에 금괴가 언제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을 지는 사실상 동화사만 알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동화사에서 나올 금괴가 한국전쟁 당시 한국은행 소유일 가능성이 크다며 문화재청에 금괴 발굴시 입회를 공식 요청해둔 상태다.

sunhyung@yna.co.kr

(끝)


                        

이 황금 논란은 여러 점에서 석연찮지만, 그의 주장대로 진짜로 묻었을 수도 있다. 땅속 사정은 파보기 전에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와도 문제고, 나오지 않아도 문제다. 금괴가 있다 해도 묻어두는 게 최선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