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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대식가 심노숭沈魯崇이 기록한 제주 김만덕金萬德 여사의 뒷모습

by taeshik.kim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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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국통신>



제주 여인 김만덕金萬德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나오고 해서 많이 아실 겁니다.

김만덕이라는 인물이 마냥 긍정적이었느냐? 이 기록은 그렇지만도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참고로 저 심노숭沈魯崇(1762∼1837)이란 양반은 조선 후기 최고의 대식가로 유명한 문인인데, 그 부친이 제주목사를 역임하였을 때 따라갔던 모양입니다. 거기서 이리저리 만덕의 뒷이야기를 듣고 훗날 기록으로 남긴 건데, 이걸 보고 크게 두 가지가 떠오르는군요.

하나는 만덕도 인간이요 상인이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인간인 이상 그를 좋아하는 사람만 있었을까요. 싫어하는 이도 당연히 적지 않았겠죠.


또 장사하는 사람으로써 김만덕 여사가 평소 재물에 초연하였겠습니까.

또 하나는 이 기록을 전시한 곳이 김만덕기념관이라는 사실입니다.

변호는 할지언정 부정적인 기록도 묻어버리지 않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이죠.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 편집자주 ***



저 박물관 안내판 설명은 이렇다.

다른 시각으로 기록한 만덕 이야기 - 심노숭
Manduk from a Different Perspective
: Manduk-jeon by Sim No-sung
从不同视角记录的万德故寔 - 沈鲁崇
異なる視点で記録された金万徳物語 - 沈鲁崇

심노숭이 쓴 만덕이야기는 당시 남성 중심의 사회 분위기 속에 여성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어두운 면이었다. 또한 심노숭은 채제공과 반대되는 정치적 입장이었기에 더욱 강하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만덕이야기를 기록했다.

The story of Manduk by Sim No-sung illustrates the inevitable dark side of how Manduk was able to accumulate wealth as a woman in the male-dominant Joseon Dynasty society.

As Sim No-sung was politically opposed to Chae Jegong, he recorded Manduk's story with a greater emphasis only on
the negative aspects of her life.



효전산고[孝田散稿]
Hyojeonsango
시문집 | 심노숭 | 연세대학교 도서관

지난해 제주 기녀 만덕이 곡식을 내어 진휼하니 조정에서 그녀를 의국의 우두머리 종으로 삼고 금강산 유람까지 시켜주면서...지난날 내가 제주에 있을 때 만덕의 이야기를 상세히 들었다. 만덕은 품성이 음흉하고 인색해 돈을 보고 따랐다가 돈이 다하면 떠나는데 육지에서 온 상인이 만덕으로 인해 패가망신하는 이가 잇달았더니 이리하여 그녀는 제주 최고의 부자가 되었던 것이다. 무릇 세상의 명과 실이 어긋나는 것이 이러한 것이 많음을 혼자 슬퍼하나니………

 

내가 어린 시절 저 김만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방송 드라마가 있었는데, 딴건 기억에 하나도 없고 여주인공은 고두심이었다는 점 딱 하나다. 

김만덕은 萬德이란 이름이 나중에 주어진 이름인 듯하다. 온갖 덕행을 베풀었다는 뜻인 까닭이다. 본명은 따로 있었을 테지만, 조선시대 여성은 이름이 있으나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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