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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비록 사인으로 태어났으나 / 汝雖生士族
밥 비니 이미 비천하게 되었다 / 丐食已云卑
다시 또 무엇이 더 부끄럽다고 / 更亦懷何恥
다 떨어진 두건 뒤집어 썼더냐 / 猶蒙破羃䍦
- <동국이상국집> 후집 권8, 고율시, "어떤 사인士人의 딸이 밥을 빌러 왔기에 밥을 주고 나서 시를 짓다"
*** 편집자注***
사인이란 조선시대로 말하면 양반쯤 된다. 집이 곤궁해져 거지가 된 모양이라 이규보 집에 밥 달라 왔지만 차마 쪽팔려 얼굴을 드러내지 못해 수건을 뒤집어 쓴 모양이다.
그 모습이 측은했는지 그 감상을 적었으니 그 딸과 그 집안은 요새 같음야 두 번 조리돌림당한 셈이니 이규보가 더 원망스럽지 않겠는가?
물론 백운거사는 그 사인과 딸을 몰명沒名했지만 당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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