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문화 이모저모

독재권력, 그 저항의 신으로 조작된 정도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0. 10.
반응형

주로 역사 드라마를 고리로 정도전이 이렇게 주물鑄物되었겠지만, 그 드라마 대본의 남상濫觴들을 보면 결국 그것은 20세기 역사학의 주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 드라마, 그리고 그 토대가 되는 역사학 연구를 보면 언제나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1342~1398)은 백성이 주인되는 나라, 절대권력에 견주어 그것을 견제하는 대항마로써 재상 중심 신권臣權정치를 구현하고자 애쓴 인물로 나온다.

엥? 정도전이 군주를 허수아비로 만들려 했다고?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조선경국전



어떻든 이 작전은 성공을 거듭해 마침내 그것이 새로운 신화를 낳았으니,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드라마는 삼봉을 불러내느라 여념이 없다. 그는 언제나 백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저항의 심벌이다. 그럴수록 정도전은 언제나 독재 혹은 절대권력과 맞서는 위대한 신으로 재탄생한다.

이와 똑같은 구도가 실은 정약용에게서도 발견된다.

(2017. 10. 9)

 

***

 

이른바 재상 중심 신권정치는 군주를 보좌하는 정치 언설에 지나지 않는다. 저들이 말하는 신권정치는 간단히 말해 군주가 수행하는 그 막중한 업무의 분업에 지나지 않는다. 군주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혼자 다하겠는가? 제반 국정을 재상이 대표하는 신하들한테 분담케 하고 군주는 그것을 관리감독만 하게 해야 한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마나한 얘기다. 

 

그가 군주 대신 백성을 선택했다는 말도 더러 들린다. 백성을 내세우지 않은 정치가 없다. 이건 정도전이 발명한 것도 아니요, 유가정치를 표방한다는 자들은 다 그리 말했다. 이 역시 하나마나한 얘기다. (2020. 10. 9) 

 

***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소망을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해서도 안 되는 어떤 시대 어떤 인물에 투영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욕망 신화의 영역이지, 팩트의 영역은 아니다. 

정도전이나 정약용이 백성 중심 국가를 꿈꾸었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얄 것 아닌가? 

그들은 입으로는 백성을 들먹였지만, 언제나 통치 대상으로서의 백성이 있을 뿐이지, 주체로서의 백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왜? 그들은 개인의 권리라는 것을 들어본 적도 없고 생각해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2023. 10. 9)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