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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두 번의 죽음과 두 번의 즉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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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구미권에서는 그렇게 명확히 구분하지는 않은 듯하나 동아시마 문화권에서는 최고 권력자의 죽음은 크게 각각 두 차례 분기가 있다.

첫째 생물학적인 죽음이니 그 직후 내부 절차를 거쳐 그가 죽었음을 대외에 공표하니 이를 발상發喪이라 한다.

실제 죽음과 발상 시점이 며칠 차이를 두기도 하는데 진 시황제의 경우 순행 중에 죽어 그 시체를 장안에 데리고 와서야 비로소 발상하니 그 새 소금에 절인 시신은 구더기로 들끓었다.

장안에 와서 비로소 발상한 이유는 반란 우려 때문이었다. 물론 수도에서 발상하느냐 아니냐 무슨 차이가 있냐 하겠지만 이를 감내해야 하는 현재의 권력은 이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

암튼 이것이 생물학적인 죽음이라 문제는 그 시체를 묻기까지 과정이다. 이 기간을 빈殯이라 하며 매장까지 시인을 안치한 공간을 빈궁殯宮 등 여러 표현으로 쓰거니와 요새는 빈소殯所라는 말로 통일됐다.

이 기간을 애도 혹은 조문기간이라 한다.

한데 이 시점에 대한 생각이 판이해서 동아시아문화권에선 전임 왕이 살아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빈소에 하루 세 끼 찬을 꼬박꼬박 올렸다.

그의 죽음은 매장과 함께 완성된다.




그렇다면 즉위는 어찌 되는가?

죽음이 저렇기에 즉위도 두 단계다.

실제 즉위는 죽은 왕 관뚜껑에서 이뤄진다. 권력이 급속도로 신왕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란한 즉위식은 모든 장례가 끝나야 이뤄진다.

이 두 번째 즉위가 진짜다. 왜? 대외에 공포하고 그 자리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점에서 대외 관계 곧 외교는 중요하다. 첫번째 즉위가 준비하지 않은 집안 잔치라면 후자는 대외에 공포하면서 충성을 확약받는 자리이며 군주로 대외에 인정 받는 자리다. 그래서 이 두 번째가 즉위가 필요한 것이다. 또 그것은 두 단계 죽음이 마련해준 것이며, 그것은 오직 빈殯만이 내려주는 특혜다.

역사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무슨 거대한 발견이나 되는양 어떤 일본 친구, 금자수일인지 뭔지 하는 그 친구 연구성과를 매양 인용하며 대서특필하는데 외교가 무엇인지 모르는 놈들 어린아해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금자수일은 죽음을 모른다!!!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엘라베스2세의 죽음과 그의 아들 찰스3세의 왕위계승을 보아두기 바란다.

새로운 시대는 죽음과 함께 열린다. 죽어야 새 시대가 개막한다. 그래서 선진先進은 빨리 죽어야 한다.

선진先進이 제때 죽어주지 아니하면 이제나저제나 언제 내 차지 졸아오냐 복장 터진 아들이 먼저 죽어 쪼다助多되거나 삼촌한테 쫓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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