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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런던 버킹엄궁전은 오전엔 가지 마라!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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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오전 동쪽 런던아이 쪽을 바라보며.



일반의 통념과는 달리 사진은 역광이 빚어내는 예술이다. 

간단히 말해 역광을 잘 이용해야 내가 원하는 사진을 상대적으로 많이 건진다는 뜻이다. 


성별로는 여성들이 아무래도 인물 사진, 특히 얼굴을 강조하는 인물 사진에 더욱 민감한데, 순광으로 찍어봐라. 피부 트러블 다 보인다. 반면 역광으로 담아야 그 트러블을 커버하는 이치랑 같다. 그래서 사진을 역광의 예술이라 한다. 


물론 때에 따라선 순광을 이용해야 하는 일도 많다.  



오전 일찍 궁전 전면 광장에서 포착한 버킹엄 궁전.



런던을 상주하지 아니하는 나는 현지 사정을 잘 모른다. 


다만 그 런던을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인 버킹엄궁전Buckingham Palace 을 나는 딱 두 번 지나치게 되었으니, 공교롭게도 그 두 번 모두 해뜰 무렵 오전이었다. 자연 현지 지리 정보에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한데 이 오전 일찍 카메라(내가 귀찮아서 폰으로 촬영한 것들만 소개한다)로 포착한 버킹엄궁전은 그때나 이번이나 희멀건했으니, 그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저 궁전이 동향이며, 그에 따라 오전 일찍은 동쪽에서 해가 뜰 딱 그 시간이라, 해가 정면에서 저 궁전 전면을 비추는 까닭이다. 


오전 일찍 궁전 전면 광장에서 포착한 버킹엄 궁전.



따라서 그 전면을 포착하려는 사람은 자연 그 자신은 해를 등지고 서는 수밖에 없는데, 여타 건축물도 비슷하지만, 특히나 저런 대리석 혹은 화강암 건물은 햇빛을 반사시켜 버려서, 실제보다 더 빛의 산란 혹은 튕김이 심하다. 그래서 태양이 전면에서 내리 쬐는 석조건축물은 사진으로서는 말짱 꽝이다. 


하루 시간 중에서도 황룡사지 목탑지에서 젤로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하는 때는 해가 질 무렵이다. 경주분지 서쪽 선도산 너머로 해가 질 때, 그 화려한 모습을 연출하거니와, 그 장면은 모름지기 그 낙조하는 태양을 전면에 꼬나보며 촬영해야 한다. 


내가 하루를 온전히 버킹엄궁전 사정을 겪어보지 못한 까닭에 뭐라 장담은 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버킹엄궁전 전면을 제대로 포착하고 싶거덜랑, 오전에는 가지 마라!!!! 


틀림없이 오후에 가야 하는데, 그 오후 무렵 중에서도 대략 어느 시간 무렵(계절에 따라 다를 것이다)이 좋은지는 내가 겪어보지 않아 말을 해줄 수 없다. 




구글어스로 포착한 버킹엄궁전이다. 우리한테 흔한 그 방위, 곧 위가 북쪽, 아래가 남쪽인 위성 장면인데, 보다시피 이 궁전은 약간 북쪽(눈대중으로는 대략 20도?)으로 치우친 전형적인 동향 건축물이다. 이는 대개 남쪽으로 대문을 내는 동아시아 건축물과는 현격히 다른 대목인데, 인도 건축을 봐도 동쪽이 대문이다. 


이 놈들은 아침에 눈뜰 때 태양이랑 다이다이 맞다이 치는 일을 그리 좋아하나 보다. 


그 전면 광장 너머 호수가 세인트제임스파크 St. James Park인데, 이 글 첫 머리에 제시한 사진이 버킹엄궁전 쪽에서 그 반대편 동쪽 해뜨는 곳 런던아이를 포착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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