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OANA 서울총회 각국 통신사 대표단 환송이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렸거니와, 이 총회가 언론 관련 행사라 해서 우리 공장에서는 그와 관련한 기사 처리를 문화부에서 했으니, 그런 인연이었는지 아닌지 확실치는 아니하나, 나 역시 그 자리에 동원되었다.
헤드 테이블을 제외하고는 빈 자리 아무데나 잡고 박수치고 저녁 먹는 자리였는데, 내가 앉은 테이블에는 아마 이번 대회를 통해 더 친해져서 그랬을 터인데, 동남아 분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듣자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네팔 이런 데서 오신 분들이었다.
블랙핑크
앞선 포스팅에서 잠깐 한 말이지만, 이래저래 얘기는 주고받아야겠고, 그렇다고 거창한 언론 환경까지 이런 자리에서 논할 수는 없으니, 그래도 먹먹한 분위기 깬답시고 K-pop 얘기를 꺼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이 양반들 한마디씩 거드는데, 내가 당혹스럴 정도로 이 케이팝이 대표하는 한류 바람은 저들 동남아라고 예외가 아닌 듯했다.
문제는 그네들이 말하는 주제를 내가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태국 통신사 대표가 맛짱구를 치면서 느닷없이 닉쿤이라는 친구 얘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인기 최고라 하거니와, 그런 말을 들으면서 "닉쿤??? 어디 멤버더라??? 아이돌이긴 하고, 그 친구가 태국 출신이라는 얘기는 어디서 본 듯한데???" 하면서 기어이 휴대폰을 꺼내서는 닉쿤을 내가 검색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래 이 친구가 2PM인가 하는 그런데서 활동하는 태국 아이 맞더라.
그러면서 이 분이 송혜교 팬이라 하기에, "그 친구 얼마전 이혼했다"고 하니, "알고 있다"하면서 이르기를 "송혜교가 이쁘다. 태국에서 아주 인기가 있다. 그 전 남편 이름이 생각 잘 안나는데, 그 친구랑 송승헌, 그리고 누구 세 명이 특히 인기가 있는 한국 남자 배우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블랙핑크
아마 라오스에서 오신 여성 분이라 기억하는데, 이 분은 언뜻 보기에도 연배가 40대 그 어간이거나 조금 더 어릴 듯했거니와, 이 분이라면 케이팝에 더 조예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조예 정도가 아니라 전문가였으니, 케이팝 얘기가 나오자마자 이런저런 질문을 해대고, 나아가 뭐라뭐라 평을 하는데, 문제는 그가 말하는 내용을 내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었으니, 이 분은 느닷없이 "리사"를 꺼내는 것 아닌가?
리사가 누구지 의하해 하는데, "블랙핑크"라 한다. 그래 블랙핑크...굉장한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 여자밴드라는 정도만 알았지, 그네들이 몇 인조이며, 그 개별 구성원까지 어케 되는지 내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라, 이번에도 할 수 없이, 휴대폰에서 블랙핑크를 꺼내들고는 이리저리 훑어보는데 리사라는 친구는 태국 출신이었다.
케이팝이 세계화, 특히 동남아시장을 겨냥하면서 그네들 처자나 총각들을 멤버로 영입하는 일이 흔하거니와, 그런 전략은 얘기를 들어보니 나름 굉장한 성공을 거둔듯, 케이팝이라는 태풍에다가 마침 그 지역 출신 멤버라는 이런 경력이 혼효하면서 더 위력을 이 지역에서 발휘한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듯 하다.
2PM 닉쿤
어제 새삼 확인했지만, 한류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이상의 강력한 바람이라는 사실이며, 나아가 그에서 그런 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 같은 중늙은이도 망신살 뻗치지 아니하려면 공부는 해 둬야 한다는 강박이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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