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진주 재건축 현장서 삼국시대 유물 발견…연내 분양 물건너 가
홍국기 / 2022-02-18 16:56:16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삼국시대 유물이 발견돼 분양이 차질을 빚게 됐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잠실진주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부터 전문업체를 선정해 공사 현장에서 문화재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소식에 앞이 어질어질해진다. 얼마나 시끄러워질 것이냐는 불보듯 뻔하거니와, 다시는 그때 그시절로 나로선 돌아갈 이유도 없겠지만 그걸로 치고받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어질어질하다.
저 기사 말미에 보면
조합 관계자는 "현재까지 발견된 유물로 봐서는 보존 가치가 큰 문화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내년 중순께 일반분양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라는 구절이 있거니와, 저건 순전히 그랬으면 하는 조합 바람일 뿐이며, 땅속 사정은 누구도 모른다. 저 바람이 왜 중요한가 하면, 저 바람이 현실과 부닥칠 때 제2의 풍납토성 사태가 날 우려도 큰 까닭이다. 그때는 끌어엎었다.
보존을 우려한 조합장이 이른 아침에 포크레인 동원해서 한신대박물관이 발굴 중이던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현장을 끌어엎었다. 기억에 그때 9호 구덩이가 완파됐다. 바퀴 자국 선명했다. 그 어질어질한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몸서리가 친다.
문제의 지구가 차지하는 녹록치 아니할 위상은 이 지도 한 장으로 충분하다. 풍납토성 몽촌토성 바로 인접 지점이요 남서쪽으로 가차운 지점에 석촌동고분군이 위치한다. 간단히 말해 저 사업지구는 한성백제시대 왕경王京이다.
풍납과 몽촌은 한성백제시대 제1, 제2 왕성임은 결판났다. 문제는 인근 지역에서 나와야 하는 왕경 도시유적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풍납토성 동쪽 성벽 인근에서 대략 20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 재건축지구에서 한성백제시대 나무 우물 하나 찾은 게 전부였다.
언젠가는 나와야 하고 나왔어야 하는 왕경 유적이 이제서야 튀어나오기 시작한 징후일 수 있다. 물론 조합 바람대로 시원찮은 흔적으로 끝나 버릴 공산은 얼마든 있다. 하지만 저 위치로 보아 심상찮다.
경주의 신라 왕경에 못지 아니하는 한성백제시대 왕경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고, 내가 볼 적엔 그럴 가능성이 농후한 지점이다.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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