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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만우절 거짓말처럼 떠난 본색영웅 장국영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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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만우절에 홀연히 떠난 '나쁜 남자' 장궈룽 | 연합뉴스

[순간포착] 만우절에 홀연히 떠난 '나쁜 남자' 장궈룽, 임동근기자, 문화뉴스 (송고시간 2020-04-04 07:00)

www.yna.co.kr

 

 

1995년 방한했을 때의 장국영

 

농구 선수 출신이라 했던가? 암튼 왕조현의 시대가 있었다. 80년대가 그의 시대였고 그때가 홍콩 가는 시대였으며 오죽 홍콩이 유명했으면 지금은 할배 할매 부부된 최양락 팽현숙이가 어느 코미디프로 맡아 로마 황제 네로랑 그 마누라 분하여 매번 팽이 이르기를 "폐하, 홍콩 가요"를 외치다가 마침내 그의 실제 마누라가 되었으니, 그때 그렇게 우리는 매일 홍콩을 소비하는 그런 시절이었다.

영웅본색과 이쑤시개 깨문 주윤발, 공중전화 박스에서 총 맞아 죽어가며 여친한테 전화하는 장국영, 그보다 나한테 각인한 장국영은 언제나 왕조현과 오버랩한 천녀유혼의 그 장궈룽이었다. 덧붙여 왕조현이 등장함으로써 연습장 모델은 비로소 피비 캐츠, 브룩쉴즈, 그리고 소피 마르소 삼인방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 화면에 등때기 벌겋게 비치는 이가 왕조현이라, 이 장면에 우리는 경악했으며, 저런 사랑을 꿈꾸기도 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아니했다는 그런 말을 해둔다. 그에서 주연한 장국영이 돈 좀 더 벌어볼끼라고 주제가까지 불러제낀 이 노래를 실은 나는 혹닉하거니와, 저에서 장국영이 부르는 말은 중국어가 아니요, 홍콩과 광둥성 일대 모국어인 광동어라, 그가 부른 북경어 버전도 있으니, 관심있는 이는 알아서 찾아보기 바란다. 

 

암튼 저 ost를 나는 대학 같은 과 동창 장영립이라는 대만 화교한테서 배웠는데, 물론 그가 즐겨 부르곤 하던 저 주제가는 중국어 버전이었거니와, 광동말을 아냐 하는 질문에 "나도 모른다. 그건 외국어다"고 한 말이 선명하다. 당시 이 노래 가사를 적어주며 그것을 번역해 주었으니, 혹 관심 있는 이들은 그 가사까지 음미하며 즐겼으면 한다.

 

매년 만우절 무렵이면 이런 장국영 추모가 지금도 홍콩에서는 끊이지 않는다. 

 

그나저나 이 영립이라는 놈은 졸업 후 미국인지 캐나다인지로 튀었거니와, 대략 10년전쯤 느닷없이 연락이 오더니, 이후 다시 끊어지고 말았으니, 갈수록 그런 친구들이 이제는 더 그립기만 하다. 혹 장영립이라는 친구 근황을 아시는 분은 남겨주시기 바란다. 

 

지금 장국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야 하는 그런 날에 옆길로 새고 말았거니와, 그만큼 그가 개입하는 추억이 많은 까닭이다. 나한테 각인한 다른 장국영은 투유 초콜렛이었으니, 찾아보니 1987년 촬영이라 나는데, 그 초콜렛 많이 사먹고 많이 살쪄달라는 그런 한국광고에 출연한 그는 아주 짧은 영어 노래 하나를 불러제꼈으니 그것이 바로 To you다. 그 가사가 매우 감미로운데 전문은 아래와 같다. 같이 감상해 주었으면 한다. 

 

 

TO YOU

In the rain
I'm standing here
I'm all alone
And missing you
I never want to let you go that way
In the rain
I'm all alone
Running in the rain for you
I wanna give my life to you, to you
I remember the days
When we were happy and so gay
I remember the days
We lived in perfect harmony
So many times
I let you down
So many times
I made you cry
Never meant to be that way
I only want to say, yeh -
So many times
I let you down
So many times
I made you cry
Never meant to be that way
I only want to send,
Send my love to you.

 

비 쫄딱 맞으며  

난 여 섰는데    
난 절라 외로바   
당신 보고파  
고롷게 떠나 보내는 게 아녔는데 
비 쫄딱 맞으며   
나 열라 외로바   
빗속을 당신 향해 달리네    
내 삶을 말야 당신, 당신한테 바치고 싶어  
그런 날들을 기억해   
우리가 그리 행복하고 기쁨 계웠던 날들을 말야   
그런 날들이 떠올라
우린 열라 잘 지냈잖아  
그로톡 자주   
당신 실망케 했어   
그토록 자주 말야   
당신 나 땜시 울었지  
그럴라꼬 한 건 아인데   
이 말을 하고 싶었어 네미랄   
그리 자주   
당신 실망케 했어  
그리 자주   
나 땜시 당신 울었어  
그럴라꼬 그랑건 아인데   
보내고 싶은 건 말야   
내 사람 당신한테 보낼께

 

 
이 무렵은 또 채시라 전성시대라, 그가 약장사하던 초콜릿은 가나초콜렛이었다. 요새는 주로 표독스런 중년으로 등장하는 채시라지만, 그는 시대를 호령한 하이틴 스타였다. 왜 또 장국영에서 채시라로 가는지....늘 하는 말이지만 속편보다 스핀오프가 남는 법이니깐 이라 해 둔다. 

 

장국영 빈소

 

그런 그가 느닷없이 갔다. 그것도 아이언맨처럼 고층빌딩 날다가 24층에서 곤두박질쳤다. 떨어지는 장국영한테는 유감스럽게도 엔진도, 날개도 없었으며, 오직 회환과 비탄과 우울만 무거웠을 뿐이다. 그 무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급전직하하고 말았던 것이니, 그 충격은 한국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었으니, 

 

장국영 천도재

 

이 사진은 2003년 6월 2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구 여래사라는 사찰에서 열린 장궈룽 팬카페 '장국영 사랑' 회원 400명이 참석해 눈물을 흘리며 천도재를 올리는 장면을 포착한 것이다.  

 

2003년 4월 1일 현지시간 오후 6시 40분.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에 투숙 중이던 장국영은 발 없는 새처럼 땅으로 향했다. 그의 주검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마음이 피곤해 세상을 사랑할 마음이 없다"

 

이 유서는 빅토리아항구가 내려다보이는 호텔 헬스장 발코니에서 썼다. 

 

1995년 방한 당시 장국영

 

사진이 포착한 한국현대사 명장면을 표방하는 [순간포착] 이번 호는 이 장국영 투신자살을 배당한다.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난 죽는다는 말을 남기고는 홀연히 가버린 그를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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