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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춘동의 도서문화와 세책

머리가 좋아지는 책(1961년)

유춘동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1961년 당시 출판 시장에서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어, 한국 사회를 ‘머리가 좋아지자는 열풍 운동’을 불러 일으켰던 책이 있었다. 그 책은 바로 《머리가 좋아지는 책》 (와다나베渡邊剛彰 원저, 우천석외 옮김, 지문각, 1961)이다.


사진1. 머리가 좋아지는 책 광고1(동아일보 1961년)


신문에 실린 광고를 보면 다음과 같다.


입시 시험을 앞둔 모든 학생들은 이 책을 보십시오. 당신은 천재가 될 것이며 모든 시험에 합격할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와다나베씨는 단 두 주일의 공부로 고등고시에 합격을 했습니다.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이 책에 설명한 방법을 이용한 것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아주 재미있는 이 책은 지금 일본에서는 초중고 대학을 막론하고 전국학생들의 성전聖典이 되었습니다.


사진2. 머리가 좋아지는 책 광고2(출처: 네이버 옛날신문)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은 간단하다. ‘연상결합법’을 이용해서 기억해 둔다면 일상생활에서부터 공무원 시험과 같은 문제 해결력에 이르기까지 기적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유사한 여러 종류의 간행되었다. 조성출의 《수재(秀才)가 되는 길》(성봉각, 1962), 김사달의 《머리가 좋아지는 책》(창조사, 1973) 등이다.


사진3. 김사달의 <머리가 좋아지는 책>


이처럼 ‘머리가 좋아지는 책’은 80-90년대에 가면 IQ, EQ를 높이는 방법의 비법책 등으로 둔갑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열기에 힘입어 90년대 말에는 《머리가 좋아지는 TV》라는 방송도 만들어졌다.


사진4. 90년대프로그램 SBS 머리가 좋아지는TV(출처: SBS 아카이브)


50년이 지난 2010년대 현재, ‘머리가 좋아지는 책’은 출판 시장, 유아 출판물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제는 학습용 만화로 만들어져 인기를 얻는다.


자기 계발, 자식 교육에 관한 실용서적은 출판 시장에서 불패不敗 신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예가 바로 《머리가 좋아지는 책》인 것이다.


“좋은 머리는 타고나는 것인지, 후천적인 노력인지의 결과”인지 개인적으로 고민 중이지만, 요즘엔 ‘좋은 머리는 타고나는 것’이란 생각이 더욱 더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