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경처(焦仲卿妻) 공작동남비(孔雀東南飛)
출전 : 《악부시집》(樂府詩集) 卷73 잡곡가사(雜曲歌辭) 13
《焦仲卿妻》, 不知誰氏之所作也. 其序曰:“漢末建安中, 廬江府小吏焦仲卿妻劉氏, 爲仲卿母所遣, 自誓不嫁. 其家逼之, 乃沒水而死. 仲卿聞之, 亦自縊於庭樹. 時人傷之而爲此辭也.”
《焦仲卿妻》는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다. 그 序에 이르기를 “한말漢末 건안建安 연간에 노강부廬江府 소리小吏인 초중경焦仲卿의 妻 유씨劉氏가 중경仲卿의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아 스스로 맹세하기를 다시 시집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 집안에서 그를 핍박하니 물에 빠져 죽었다. 仲卿이 이 소식을 듣고는 그 역시 뜰 앞 나무에다 목을 매 죽으니 당시 사람들이 이를 슬프게 여겨 이 노래를 지었다”고 했다.
孔雀東南飛 공작이 동남쪽에 날아가다
五里一徘徊 5리마다 한 번씩 돌고도네
十三能織素 13살에 흰 비단 짤 줄 알고
十四學裁衣 14살엔 옷 만들기 배웠네
十五彈箜篌 15살엔 공후를 타고
十六誦詩書 16살엔 시와 서를 외웠지요
十七爲君婦 17살엔 당신 부인 되었으나
心中常苦悲 마음엔 항상 슬픔 있었다오
君旣爲府吏 당신은 관아 관리 되었지만
守節情不移 절조 지켜 마음 딴 데 두지 않았지요
賤妾留空房 천한 저는 빈방 지키며
相見常日稀 보는 날 날마다 줄었지요
雞鳴入機織 닭이 울면 베틀 올라
夜夜不得息 밤마다 쉬지 못했지요
三日斷五疋 사흘만에 다섯 필 짜도
大人故嫌遲 시어머닌 더디다 꾸중하나
非爲織作遲 베 짜는 일 더디지 않고
君家婦難爲 당신집 며느리일 어렵답니다
妾不堪驅使 저는 그 닦달 견디지 못하여
徒留無所施 공연히 머문들 소용없으니
便可白公姥 바로 시어머니께 말씀드리니
及時相遣歸 당장 네 집으로 가라 하더군요
府吏得聞之 그 관리가 이 말 듣고는
堂上啓阿母 방에 가서 어머니께 아뢰기를
兒已薄祿相 저는 박복한 팔자라 했지만
幸複得此婦 다행히도 이 사람 얻어
結髮同枕席 결혼하고 잠자리 같이하며
黃泉共爲友 황천과 함께하자 했습니다
共事二三年 함께한지 두어해
始爾未爲久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으나
女行無偏斜 저 사람에게 큰 잘못 없으니
何意致不厚 왜 이리 야박하게 구십니까?
阿母謂府吏 어머니가 아들에게 이르기를
何乃太區區 왜 그리 바보 같이 구느냐
此婦無禮節 이 얘는 버릇도 없고
擧動自專由 모든 거동 제멋대로라
吾意久懷忿 내가 오래 전에 분이 났으니
汝豈得自由 넌 어찌하여 제멋대로인가?
東家有賢女 동쪽 집에 똑똑한 딸이 있어
自名秦羅敷 이름은 진나부라 하는데
可憐體無比 사랑스럽기 비길 데 없다구나
阿母爲汝求 어미가 그 아이 들일테니
便可速遣之 어서 저 아이 쫓아내야 하니
遣去愼莫留 보내곤 맘에 담아두지 마라
府吏長跪告 관리인 아들 꿇어 아뢰기를
伏惟啓阿母 엎드려 어머니께 말씀드립니다
今若遣此婦 지금 이 사람 쫓아버리시면
終老不復取 평생 장가갈일 없습니다
阿母得聞之 어미가 그 말을 듣고는
槌床便大怒 상을 치며 크게 노하기를
小子無所畏 네 놈이 무서운 게 없느냐
何敢助婦語 어찌 마누라를 두둔하누?
吾已失恩義 내 이미 은의를 잃었으니
會不相從許 네 말 따를 수 없느니라
府吏默無聲 관리는 묵묵히 아무말 못하고
再拜還入戶 재배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擧言謂新婦 모든 사정 아내한테 얘기하니
哽咽不能語 목이 메어 더 할 말 없네
我自不驅卿 내가 당신 쫓을 생각 없지만
逼迫有阿母 어머니가 저리도 핍박하시니
卿但暫還家 잠깐 친정으로 가 있으면
吾今且報府 나는 지금 관아에 가 있으리다
不久當歸還 오래지 않아 돌아와
還必相迎取 돌아가 기필코 맞아들이리다
以此下心意 이러니 마음 누르고
愼勿違吾語 부디 내 말대로 해주어
新婦謂府吏 아내가 관아 관리에게 말하네
勿複重紛紜 제발 복잡하게 만들지 마셔요
往昔初陽歲 지난날 겨울이 끝나던 초봄
謝家來貴門 친정 떠나 귀한 가문에 와서
奉事循公姥 받들어 시어머니 따랐으니
進止敢自專 어찌 제 맘대로 했겠습니까
晝夜勤作息 밤낮으로 부지런히 일하면서
伶俜縈苦辛 혼자서 궂은 일 다 했지요
謂言無罪過 아무리 생각해도 허물없고
供養卒大恩 공양하며 큰은혜 갚자 했지요
仍更被驅遣 하지만 갑자기 내쫓기니
何言複來還 무슨 말로 다시 부르겠어요
妾有繡腰襦 저한테 수놓은 저고리 있는데
葳蕤自生光 무성한 꽃무늬 절로 빛나지요
紅羅複頭帳 붉은 비단으로 휘장 만들고
四角垂香囊 네 귀퉁이 향주머니 달았지요
箱簾六七十 향갑과 상자 육칠십 개
綠碧靑絲繩 녹색 청색 줄로 싸매니
物物各自異 물건마다 각기 달라
種種在其中 각종 물건 그 속에 있어요
人賤物亦鄙 사람 천하고 물건 또한 천하니
不足迎後人 뒷사람 들이기엔 모자라겠지만
留待作遣施 두었다가 드리세요
於今無會因 이제야 만날 인연 없을 테니
時時爲安慰 가끔씩 이걸로 위안 삼으시고
久久莫相忘 오래오래 절 잊지 마세요
雞鳴外欲曙 닭이 울고 바깥이 밝으려매
新婦起嚴妝 아내가 일어나 곱게 단장하네
著我繡裌裙 자기가 수놓은 겹치마 걸치고
事事四五通 단장하기를 너댓 번
足下躡絲履 발에는 실로 짠 신발 신고
頭上玳瑁光 머리엔 대모 비녀 빛나네
腰若流紈素 허리엔 물결 같은 비단 걸치고
耳著明月璫 귀에는 명월 귀걸이 걸었네
指如削蔥根 손가락 매끈하기 파 줄기 같고
口如含硃丹 입엔 붉은 구슬 머금은 듯
纖纖作細步 사뿐사뿐한 걸음걸이
精妙世無雙 정묘한 자태 비할 데 없네
上堂謝阿母 방에 올라 시어머니 하직하니
母聽去不止 시어미 가라 하고 말리지 않네
昔作女兒時 옛날에 제가 어렸을 적에
生小出野里 촌구석에서 태어났습니다
本自無敎訓 본래 배운 바가 없어
兼愧貴家子 귀한 가문 자식에 부끄럽고
受母錢帛多 어머니께 물품 많이 받았지만
不堪母驅使 어머니 구박 견딜 수 없어요
今日還家去 오늘 다시 본가로 돌아가니
念母勞家里 어머니 집안일 고생하실까 걱정입니다
卻與小姑別 물러나 시누이와 이별하니
淚落連珠子 흐르는 눈물 실 꿴 구슬 같네
新婦初來時 제가 처음 왔을 땐
小姑如我長 아기씬 나와 같은 나이
勤心養公姥 부지런히 시부모 공양하면서
好自相扶將 잘 지내며 돕고 끌어주었으니
初七及下九 칠석과 하구에
嬉戲莫相忘 즐겁게 놀때면 부디 잊지마오
出門登車去 문을 나서 수레 올라 떠나니
涕落百餘行 눈물 흘러 백여 줄기가 되었네
府吏馬在前 아들이 말 타고 앞서고
新婦車在後 아낸 수레에 탄 채 뒤 따랐네
隱隱何甸甸 덜컹덜컹 얼마나 처량한지
俱會大道口 큰 길 입구에 같이 섰는데
下馬入車中 말 내려 수레 들어가
低頭共耳語 고개 숙이곤 귓속말 하기를
誓不相隔卿 맹세건대 헤어지지 않겠소
且暫還家去 잠깐 집으로 돌아가 있으면
吾今且赴府 내 금방 관아로 갔다가
不久當還歸 이내 반드시 돌아올 테니
誓天不相負 하늘에 맹세컨대 버리지 않겠소
新婦謂府吏 아내가 아들에게 말했네
感君區區懷 당신 자상한 마음 고맙습니다
君旣若見錄 당신이 이리 절 기억해 주시니
不久望君來 오래지 않아 당신 오실테지요
君當作磐石 당신 반석과 같으시고
妾當作蒲葦 저는 부들 갈대 같으리니
蒲葦紉如絲 부들 갈댄 실처럼 질기며
磐石無轉移 반석 또한 옮길 수 없지요
我有親父兄 제겐 부모님과 오빠 계시니
性行暴如雷 성격 급함이 우레와 같아
恐不任我意 제 뜻에 맡겨두지 않으시고
逆以煎我懷 제 마음 끓게 할까 걱정입니다
擧手長勞勞 손들어 오래도록 근심하며
二情同依依 두 사람 못내 헤어지지 못하네
入門上家堂 집으로 들어가 당으로 오르니
進退無顔儀 나아가 뵐 면목 없네
阿母大拊掌 어머니 크게 놀라 손을 치며
不圖子自歸 네가 제발로 돌아오다니
十三敎汝織 13살에 네게 길쌈 가르치고
十四能裁衣 14살엔 옷 마름도 할 줄 알고
十五彈箜篌 15살엔 공후를 타고
十六知禮儀 16살엔 예의를 알아
十七遣汝嫁 17살에 널 시집보내며
謂言無誓違 어기지 않으리라 생각했거늘
汝今無罪過 네가 지금 아무 잘못도 없이
不迎而自歸 부르지 않았는데 제발로 왔더냐
蘭芝慚阿母 난지가 어머니께 부끄러워
兒實無罪過 제겐 정말 아무 잘못없어요
阿母大悲摧 어머니 크게 상심했네
還家十餘日 집에 돌아온지 10여 일
縣令遣媒來 현령이 보낸 매파 와서
云有第三郞 이르기를 셋째 아들 있어
窈窕世無雙 잘 생기기 세상에 짝이 없고
年始十八九 나이 이제 막 열아홉에
便言多令才 말솜씨 좋고 재주도 좋습니다
阿母謂阿女 어머니 딸에게 이르기를
汝可去應之 너가 가서 매파 응대하라
阿女銜淚答 딸이 눈물 머금고 답하기를
蘭芝初還時 난지가 처음 돌아올 때
府吏見丁寧 남편이 부디 당부하길
結誓不別離 맹세하여 헤어지지 말자 했어요
今日違情義 오늘 그런 정의를 어긴다면
恐此事非奇 이런 일은 좋지 않을 듯합니다
自可斷來信 어머니 직접 매파 거절하시어
徐徐更謂之 천천히 생각하자 말씀드리세요
阿母白媒人 어머니가 매파에게 말하기를
貧賤有此女 빈천한 제게 이 딸이 있어
始適還家門 이제 막 집으로 돌아왔으니
不堪吏人婦 관리 아내도 감당치 못했거늘
豈合令郞君 어찌 낭군과 어울리리오?
幸可廣問訊 부디 더 널리 알아보시고
不得便相許 청혼 받아들이지 못하겠습니다
媒人去數日 매파가 돌아간 지 며칠 뒤
尋遣丞請還 태수 군승 보내 청혼하러 왔네
說有蘭家女 이르기를 난지 아씨가 있어
承籍有宦官 대대로 관리 집안이라 했습니다
云有第五郞 태수 이르기를 다섯째 아들은
嬌逸未有婚 잘생기고 아직 결혼하지 않았으니
遣丞爲媒人 군승을 매파로 삼아 보내니
主簿通語言 주부가 이 말을 군승에게 전해주게”
直說太守家 군승이 어머니께 직접 말하기를 태수 집안에
有此令郞君 이처럼 훌륭한 아드님 있으니
旣欲結大義 대의를 맺고자 하시어
故遣來貴門 저를 귀댁에 보냈습니다
阿母謝媒人 어머니가 매파를 거절하며 이르기를
女子先有誓 딸에게 먼저 맹세한 사람이 있다 하니
老姥豈敢言 이 늙은 어미가 감히 뭐라 하겠습니까”
阿兄得聞之 오라비가 이 말을 듣고는
悵然心中煩 버럭 부아가 치솟아
擧言謂阿妹 여동생에게 말하기를
作計何不量 어찌 그리밖에 생각하지 못하냐
先嫁得府吏 먼젓번에는 관아 관리에게 시집갔다가
後嫁得郞君 이젠 이런 좋은 신랑을 얻을 수 있다는데
否泰如天地 그 좋고 나쁨은 하늘과 땅의 차이와 같아
足以榮汝身 족히 네 몸을 영화롭게 할 수 있거늘
不嫁義郞體 지체 높은 도령께 시집가지 않겠다니
其住欲何云 장차 어찌 하겠다는 말이냐?
蘭芝仰頭答 난지가 머리 들고 대답하기를
理實如兄言 이치로 보자면 오라버니 말씀과 같아요
謝家事夫婿 집 떠나 남편 모시다간
中道還兄門 도중에 오라버니 집으로 돌아왔으니
處分適兄意 처분은 오라버니 뜻을 따라야지
那得自任專 어찌 제 맘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雖與府吏要 비록 관아 관리와 약속했다 하나
渠會永無緣 그와 다시 만날 인연은 영원히 없습니다
登卽相許和 당장 청혼을 허락하신다면
便可作婚姻 바로 혼인할 수 있습니다
媒人下床去 매파가 상에서 일어나 떠나면서
諾諾複爾爾 예, 예, 그리하겠습니다 했네
還部白府君 관아에 돌아와 태수에게 고하기를
下官奉使命 하관이 태수님 명을 받들어
言談大有緣 말씀을 드려 잘 되었습니다
府君得聞之 태수가 이 말을 듣고는
心中大歡喜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視曆複開書 달력을 펴서 뒤적이고는
便利此月內 이번 달 안이 좋다 하고
六合正相應 육합 또한 맞는다 하고는
良吉三十日 길일이 30일이라
今已二十七 오늘이 27일이니
卿可去成婚 그대가 가서 결혼식 준비하게
交語速裝束 명을 내려 속히 준비하게 하니
絡繹如浮雲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렸네
靑雀白鵠舫 청작과 백호를 배들엔
四角龍子幡 네 귀퉁이에 용 그려 깃발 세우니
婀娜隨風轉 하늘하늘 바람 따라 움직이네
金車玉作輪 금수레 옥으로 바퀴 만들고
躑躅靑驄馬 머뭇머뭇 청총마
流蘇金鏤鞍 금 넣은 안장엔 술 흔들리네
齎錢三百萬 보낸 돈이 300만
皆用靑絲穿 모두 푸른 실로 꿰었네
雜彩三百匹 잡채가 300필
交廣市鮭珍 교주와 광주에서 진귀한 해산물 구해왔네
從人四五百 시종이 사오백명
鬱鬱登郡門 빼곡이 태수 관아 올랐네
阿母謂阿女 어머니가 딸에게 이르기를
適得府君書 마침 태수님 편지를 받았는데
明日來迎汝 내일 와서 너를 맞는다구나
何不作衣裳 왜 옷을 만들지 않느냐
莫令事不擧 일을 그르치지 말도록 하라
阿女默無聲 딸은 아무 말도 없이
手巾掩口啼 손으론 입을 막고 울뿐
淚落便如瀉 눈물 흘러 콸콸 쏟아지듯
移我琉璃榻 자기 유리 탑상 옮기고는
出置前窗下 창 앞으로 내어 놓았네
左手持刀尺 왼손으론 칼과 자를 잡고
右手執綾羅 오른손으론 능라 잡고는
朝成繡裌裙 아침이 되어 수놓은 저고리 만들고
晚成單羅衫 저녁이 되어서는 홑 나삼 만들었네
晻晻日欲暝 어둑어둑 해가 지려하니
愁思出門啼 근심 걱정에 문을 나와 흐느끼네
府吏聞此變 관아 관리가 이런 변을 듣고는
因求假暫歸 휴가를 얻어 잠시 귀가하여
未至二三里 아직 2~3리 남았는데
摧藏馬悲哀 창자 끊어지듯 말 또한 슬퍼하네
新婦識馬聲 아내가 말소리 알아듣고는
躡履相逢迎 신발 싣고 맞으니
悵然遙相望 구슬피 멀리 바라보고는
知是故人來 옛 남편 왔음을 알았네
擧手拍馬鞍 손들어 말안장 쓰다듬으며
嗟歎使心傷 한탄하니 사람 마음 상하네
自君別我後 당신과 이별한 이래
人事不可量 사람 일이란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果不如先願 과연 먼젓번 바람과는 같지 않았습니다
又非君所詳 또 당신이 자세히 알지도 못하지요
我有親父母 제겐 부모님이 계시고
逼迫兼弟兄 핍박하는 오라버니도 계세요
以我應他人 날더러 다른 사람 맞으라 하니
君還何所望 당신은 이제 무얼 바라시나요
府吏謂新婦 관아 관리 아내에게 이르기를
賀卿得高遷 축하하오, 당신 지체 높아진다니
磐石方且厚 반석은 이제 두터워질 테니
可以卒千年 천년을 가겠지요
蒲葦一時紉 부들 자린 잠깐 질길 뿐
便作旦夕間 문득 조석간만만 견딜 뿐
卿當日勝貴 당신은 나날이 높아지겠지만
吾獨向黃泉 난 홀로 황천으로 가려하오
新婦謂府吏 아내가 관아 관리에게 이르기를
何意出此言 무슨 뜻으로 이런 말 하세요
同是被逼迫 같은 때 핍박을 받았으니
君爾妾亦然 당신도 그렇게 저 역시 그렇답니다
黃泉下相見 황천에서 만날 테니
勿違今日言 오늘 말씀 어기지 마세요
執手分道去 손잡고 길을 달리하여 가니
各各還家門 각자 집으로 돌아갔네
生人作死別 산 사람 사별하니
恨恨那可論 한탄, 또 한탄스러움을 어찌 말하리오
念與世間辭 세상 이별하고자 생각하니
千萬不復全 다시 살고픈 맘 추호도 없네
府使還家去 관아 관리가 집으로 돌아가
上堂拜阿母: 당에 올라 어머니께 절하고는
今日大風寒 오늘 세찬 바람 불고 날씨 추우니
寒風摧樹木 찬바람에 나무 가지 부러지고
嚴霜結庭蘭 된서리 뜰 앞 난초에 맺혔네요
兒今日冥冥 저는 오늘 날이 어둑어둑하여
令母在後單 어머니를 뒤에 홀로 남겨두니
故作不良計 일부러 좋지 않은 생각을 하니
勿複怨鬼神 다시는 귀신일랑 원망 마세요
命如南山石 목숨은 남산 돌 같으시고
四體康且直 몸은 강녕하시옵소서
阿母得聞之 어머니가 이 말을 듣고는
零淚應聲落 내치는 소리에 눈물이 흘러 내렸네
汝是大家子 넌 큰 집안 아들이라
仕宦於台閣 선대는 대각에서 일하셨으니
愼勿爲婦死 부디 여자 때문에 죽을 생각 말라
貴賤情何薄 천함과 귀함의 사정이 어찌 박하리오
東家有賢女 동쪽 동네에게 똑똑한 처녀 있어
窈窕豔城郭 곱기는 성곽에서 제일이란다
阿母爲汝求 이 어미가 널 위해 청혼할 테니
便複在旦夕 조석간에 해결할 테다
府吏再拜還 관아 관리가 재배하고 물러나
長歎空房中 길게 빈방에서 탄식했네
作計乃爾立 계획이 이렇게 만들어지니
轉頭向戶裏 고대 돌려 방 안을 향하니
漸見愁煎迫 점점 근심이 엄습했네
其日牛馬嘶 그날이 되어 소와 말이 붐비고
新婦入靑廬 신부가 푸른 천막으로 나아가네
庵庵黃昏後 어둑어둑 황혼이 지난 뒤
寂寂人定初 적막한 인정 시각이 막 되어
我命絶今日 내 목숨 오늘로 끝이라
魂去屍長留 혼은 떠나고 몸만 길이 남으리
攬裙脫絲履 치마 쥐고 실로 짠 신발 벗고는
擧身赴淸池 온 몸은 푸른 연못으로 갔네
府吏聞此事 관아 관리가 이런 일을 듣고는
心知長別離 마음으로 긴 이별을 알았네
徘徊庭樹下 뜰 앞 나무 아래를 배회하다
自掛東南枝 스스로 동남쪽 가지에 목을 맸네
兩家求合葬 두 집안 합장하고자 하여
合葬華山傍 화산 아래다 합장하고는
東西植松柏 동서쪽에는 소나무 측백나무 심고
左右種梧桐 좌우엔 오동나무 심으니
枝枝相覆蓋 가지마다 서로 덮고
葉葉相交通 이파리마다 서로 얽혔네
中有雙飛鳥 그 가운데 두 마리 나는 새 있어
自名爲鴛鴦 이름을 원앙이라 하네
仰頭相向鳴 머리 들어 서로를 향해 우니
夜夜達五更 밤마다 그 소리 새벽까지 이어지니
行人駐足聽 길 가던 사람 걸음 멈추고 들으며
寡婦起傍徨 과부는 일어나 방황하네
多謝後世人 부디 당부하노니 후세 사람들이여
戒之愼勿忘 이를 경계하여 삼가 잊지 말게나
'漢詩 & 漢文&漢文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달 보며 당신 생각해요 (0) | 2018.02.23 |
---|---|
부귀영화 누리건만, 옆집 총각이 아른아른 (0) | 2018.02.23 |
기쁨엔 밤이 짧고, 슬픔엔 밤이 길더라 (0) | 2018.02.21 |
난초 두약 봄볕에 피어 (0) | 2018.02.11 |
뜰앞엔 기이한 나무가 (0) | 2018.02.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