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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명칭과 대상 시기가 중요했던 사도광산 Sado Mine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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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pushing for Sado mine as UNESCO heritage without reference to forced labor
김은정 / 2022-02-14 10:02:27

Japan pushing for Sado mine as UNESCO heritage without reference to forced labor

TOKYO, Feb. 14 (Yonhap) -- The Japanese government has effectively excluded its 20th century wartime atrocity against Koreans in a letter of formal recommendation for its former gold and silver m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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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태 추이를 나로선 나름대로 주시하다가 급기야 일본정부가 프랑스 파리 시간 기준 2월 1일 18:00이라는 마감시간에 맞춰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선 더는 수수방관을 할 순 없어 도쿄특파한테 다음과 같이 두 가지를 신신당부 했더랬다.

파리시간 2월 28일 18:00 보완서 마감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이번에 제출된 초안에서 일본 정부는 크게 변동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현재 단계에선 첫째 일본이 신청서에 쓴 타이틀, 둘째 그것이 대상으로 삼은 시기, 이 두 가지가 이 사태 핵심이니 최대한 이 두 가지를 빨리 확인해야 한다.

내가 알기로 아직까지 일본의 사도광산 등재신청서는 공개되지 않는다. 외교부에서는 입수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저 영문기사 토대가 된 도쿄특파원 국문기사가 바로 저 두 가지 이번 사태 핵심 사안을 우리 도쿄특파가 일본정부 담당자한테서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앞서 내가 말한 그 핵심을 증언하는 대목이

사도광산 갱도. 유감스럽게도 이 갱도는 에도시대랑은 눈꼽만큼도 관계없는 에도시대 이후 근현대기 흔적일 뿐이다. 


Japan used the name of "Sado island gold mines" in the document, instead of "the Sado complex of heritage mines, primarily gold mines" in its own preliminary list of heritage candidate sites in 2010, according to another source at the foreign ministry.

바로 이 문장이라, 혹 영어에 경기하는 독자라면 저 영문기사 토대가 된 우리 도쿄특파원 이세원 기자 아래 기사를 음미해주길 바란다.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서에 '조선인 강제노동' 제외
이세원 / 2022-02-14 08:00:00
"16∼19세기 기술이 세계유산으로서 가치"…일제강점기 사실상 배제
역사왜곡 티 덜 나게 시대표현 없이 '사도섬 금광' 명칭 사용
강제노동 부정은 군함도 등재 때와 마찬가지…역사 논쟁 불가??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서에 ′조선인 강제노동′ 제외

"16∼19세기 기술이 세계유산으로서 가치"…일제강점기 사실상 배제역사왜곡 티 덜 나게 시대표현 없이 ′사도섬 금광′ 명칭 사용강제노동 부정은 군함도 등재 때와 마찬가지…역사 논쟁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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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은 등재 심사 전에 유네스코에는 잠정목록으로 등재해야 하는데, 일본은 애초 2010년에 사도광산을 'The Sado complex of heritage mines, primarily gold mines'이라는 복합유산으로 임시로 올렸거니와, 잠정목록 그대로 제목을 가져가는 일이 드물지는 않지만, 나는 그럴 일이 없다고 봤다. 이렇게 민감한 사안을 더구나 저렇게 거추장스럽게 덕지덕지 간판을 달리는 없다고 봤다.

이번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역시 일본정부는 제목에 변동을 가해 "Sado island gold mines"이라 했으니, 나한테 이 제목이 중요했던 까닭은 이 제목에 혹여 Edo 혹은 Edo period 같은 한정어가 붙어있지 않나 해서였으니, 혹 이런 수식어가 들어간 제목이라면 볼짝없이 일본정부가 저 유산의 역사에서 제국주의 시대는 쏙 빼버리고, 에도시대에만 국한한 역사만으로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인 까닭이다.

쩍벌남 사도광산. 저 쩍벌남 갈래가 에도시대에 탄광 만들면서 등장했겠는가? 근대기 이후 폭탄 터뜨려 가면서 만든 것이다. 지금 보는 사도광산 90%는 근현대기 자취다. 


이는 무엇보다 일본이 저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니, 비슷한 조선인 혹은 중국인 강제노동 현장이라는 역사성과 맞물려 일본은 이미 2015년에 군함도를 포함한 제국주의시대 산업유산을 등재하면서 'Sites of Japan's Meiji Industrial Revolution'라는 명칭을 사용한 까닭이다.

이 제목을 굳이 일본이 사용한 까닭은 저들 현장에서 제국주의시대 이른바 흑역사는 제외해 버리고 메이지시대 영광의 역사만 부각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도광산 사태도 저와 같은 명칭을 사용하지 말란 법이 없거니와, 나는 내심 에도시대 사도광산 같은 제목을 달지나 않을까 심대히 의심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적어도 제목에서는 그와 같은 꼼수는 이번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제 명칭 자체만은 이렇다 할 논란이 없으므로, 문제는 내용이었으니, 특히 등재신청서가 기술한 기간에 에도시대만이 아니라 식민지시대 혹은 제국주의시대가 포함되느냐가 관건이었으니, 이건은 확인 결과 에도시대만을 뚝 떼어냈음을 일본 관리가 확인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군함도에서 취한 방식이랑 마찬가지로, 그리고 익히 알려진대로 일본정부는 1600년 에도시대에 시작해 근현대에 이르는 400년에 달하는 저 사도광산 역사에서 에도시대로 끝내버리고, 그 이후 메이지 이래 현대에 이르는 100년 혹은 150년에 달하는 후반기 역사는 가차없이 쳐낸 셈이다.

사도광산 입구. 이 광산 유적은 6군데인가 복합유적일 것이다. 


이는 세계유산 정신 자체에도 위배한다. 해당 문화유산은 그것이 생성 변화하여 오늘에 이르는 전 시대 full history에 대한 full understanding을 공반해야 한다. 사람으로 치면 지금 환갑인데, 초반기 서른살까지만 다루고 이후 역사는 없는 것으로 친다면 말이 되겠는가?

아울러 이런 사태는 내가 언제나 우리 문화재현장에서 비판하는 이른바 원형 중심주의에 대한 일대 성찰, 혹은 그 전복적 사고가 필요함을 새삼 역설한다.

우리네 문화재 현장, 특히 문화유산 현장에는 여전히 원형이라는 망령이 지배하거니와, 그리하여 증명도 할 수 없고 실체도 없는 초창기 당시 모습으로 상상한 그것을 원형이라 설정하고는 이후 그 현장에서 전개된 무수한 변화 변이는 그 왜곡이라 간주하며 강제수술로 뽑아버리는 이 원형고수주의가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새삼 증명한다.

우리는 저 따위 원형을 내세우며 그곳으로 돌아가자 외치면서 외부에 대해서는 무슨 풀 히스토리에 대한 풀 언더스탠딩을 요구한단 말인가?

중간을 툭 짤라 전반만 역사로 취급하고 이후는 옹이로 간주해 뚝 떼어버리는 저 일본의 행위가 망발이듯이 원형을 고수하는 우리 문화재 현장 역시 망발이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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