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명명한 송산리·능산리 고분군, 문화재 이름 바뀐다
박상현 / 2021-07-14 20:16:28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부여 왕릉원'으로 변경 예고
오늘 문화재위 사적분과 회의를 통해 문화재청이 ‘공주 송산리 고분군(公州 宋山里 古墳群)’을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公州 武寧王陵과 王陵園)’으로, 사적 ‘부여 능산리 고분군(扶餘 陵山里 古墳群)’은 ‘부여 왕릉원(扶餘 王陵園)’으로 각각 명칭 변경하기로 했다고 하면서 그 예고를 했거니와
이는 시대변화를 반영한 변신이라 할 것이어니와
무엇보다 현재 통용하는 문화재 지정 명칭이 그 연원이 너무 오래고 또한 식민지시대 탄생한 것이 많아 언뜻 와닿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에 흔히 붙는 고분군古墳群이라는 명칭만 해도 실은 공동묘지를 말하거니와 고분이라는 말조차도 무덤이라는 어엿한 우리말이 있음에도 굳이 관습을 따라 저리 명명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고 그에 따라 이번 명칭 변화가 썩 의미 없을 수는 없다.
문제는 그 대안이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公州 武寧王陵과 王陵園)’
썩 닿지 않는다.
‘부여 왕릉원(扶餘 王陵園)’
이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내가 이 자리서 마뜩한 대안이 언뜻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저들이라고 왜 고민하지 않았겠는가?
내가 몸담은 무형 쪽만 해도 언제나 명칭 두고 때론 박터지게 싸우니 말이다.
다만 대안으로 제시한 명칭이 여전히 생소하게 다가온다.
園이라는 말만 해도 문헌에 따라 苑과 같은 말을 혼용하기도 하거니와 암튼 어려운 단어를 골랐다.
송산리 고분군에다가 무령왕릉을 집어넣은 이유야 짐작 가능하다 해도 이 참에 말해둘 것은 백제 당시에 이름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일대를 저들은 등관대묘登冠大墓라 했다. 지명이 등관이요 대묘란 공동묘지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저리 어려운 말을 굳이 현대에 살려 쓸 이유는 없다.
아무튼 새롭게 고쳐쓴 이름을 쓰기로 했다니 이런 시대변화에 맞는 흐름이 다른 데로 이어졌음 한다.
예컨대 석촌동 고분군은 어찌할 거냐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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