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전 그러니깐 주말의 명화 같은 데서 보지 않았을까 하는 희미한 기억 중에 미켈란젤로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가 있었으니, 그 주인공으로 아마도 찰튼 헤스턴이 등장하지 않았나 한다. 다른 기억은 없고, 성질머리 하나 더러웠고, 시스티나예배당 비름빡 벽화 그리면서 지랄지랄했다는 기억만은 선명하다.
이 친구랑 그보다 약간의 선배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 약간의 후배 라파엘로를 합쳐 르네상스 미술 3거두라 하거니와, 이런 친구들을 흔히 거장巨匠이라 표현하곤 하는데, 그런 까닭에 우리는 이런 할배들이 키가 졸라 커서, 장성땅 독거노인 행주기씨보다도 컸다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다.
저 첨부 기사 논지는 간단해서 미켈란젤로가 신었다고 간주되는 신발을 토대로 해서 추정했더니, 미켈란젤로는 5피트3인치,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160센티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땅달보였다는 것이다.
하긴 뭐 라틴족이 키가 큰 편은 아니라서, 스페인이나 프랑스, 그리고 이태리 이 친구들은 평균키가 한국인의 그것과 엇비슷할 것이다. 요새는 하도 잘 먹이는 바람에 우리가 더 크지 않나 한다. 그런 사정을 고려하고, 그가 산 500년, 400년 전 영양상태를 고려할 때 미켈란젤로가 컸다고 간주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 그 어떤 기록에도 미켈란젤로 키에 대한 언급이 없는 걸로 안다.
이걸 분석한 기관이 Forensic Anthropology, Paleopathology, Bioarchaeology (FABAP) Research Center in Sicily 라 한다. 이름이 졸라 긴데, 시칠리아에 근거지를 둔 고병리학 연구기관이다 뭐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사람 뼈다구 같은 걸 분석한다 이리 보면 대과가 없다.
그가 신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그럴 가능성이 큰 신발 세 짝이 남은 모양이라 앞 첨부사진이 그것들이라는데 사람이 들어간 사진을 보니 아래라
뭐 딱 봐도 코딱지만하다. 그런 데도 장갑 찡구고 자를 갖다 대니 뭔가 있어 보인다. 과학하는 친구들이 대개 모르는 사람들 와코 죽이는 전형의 방법이 저런 것이다. 알고 보면 암것도 아니다. 김장하는 장갑이나 관장할 때 쓰는 장갑 그런 거다. 자? 저것도 문방구 가면 흔하디 흔하다. 저리 흔해 빠진 것들로 무장하면 뭔가 폼이 나는 이유가 뭘까?
저들 신발 세 짝은 미켈란젤로 피렌체 집에 그의 죽음과 함께 남은 것이라는데 한 켤레는 가죽신이고 다른 한 짝은 가죽 쓰레빠란다. 그의 질녀인 Michelangelo Buonarroti the Younger가 보관했다는데 뭐 암튼 믿어보자.
여기서 의문 하나. 왜 쓰레빠는 한짝일까? 알려지기로는 1873년 Casa Buonarroti museum 이라는 데서 1873년 1월 14일 도난당했단다. 나쁜 시키들. 배고파서 가죽을 씹어먹었나?
암튼 이 세 짝은 크기가 같아 한 사람이 신은 것으로 추정한단다. 다만 다른 사람 소유일 가능성도 내치지는 못한단다. 이건 인정하고 들어가자.
암튼 이 신발 길이랑 폭을 기초로 해서 키를 추정할 수 있는 모양인데 뭐 복잡한 수식을 거쳐 저걸 신은 사람 키는 조만했다? 이런 발표가 나온 것이다. 평균 신발 길이는 8.7~9.1인치. 22–23 cm란다. 아주 작다.
그의 필적과 초상화도 아울러 분석대상이 되었는데 그 결과 미켈란젤로 할배는 건강이 아주 좋지 않았단다. 하긴 그의 초상 보면 찌들었다. 손은 납중독도 있었던 징후가 있단다.
그냥 재미 정도로 보아주되, 다만 그의 필적과 초상화 분석을 통한 주장만큼은 음미해도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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