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교육용으로 제작 배포된 구라파주歐羅巴州 지도라, 이 구라파라는 표기만 해도 europa에 대응하는 소리 표기일 텐데, 어찌하여 어두음이 歐[구]로 대응하는지가 나는 무척이나 궁금하나, 그 의문을 제대로 풀어보려 한 적은 없다.
개중 지중해 이태리와 그리스 부문을 떼어 보니, 이 일대 바다를 지중해地中海라 해서 지금도 쓰는 표현이 그대로 보이기는 하지만, 대신 유념할 대목은 현재의 국경과 당시의 국경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 북쪽 마케도니아 등지가 토이기土耳其, 곧 터키 영토라는 사실이다. 이태리는 의대리意大利로 나오며, 로마는 라마羅馬, 나폴리는 나빈리那頻利, 시칠리아는 세세리도細細利島, 아드리아해는 아득구아해阿得九阿海라 한다.
프랑스는 법란서法蘭西라 하니 이것이 훗날 불란서가 되고, 세느강은 선하先河라 했으니 이 표현 역시 재미있다.
리옹은 리앙里昻이라 썅 같다. 아마 보르도에 대한 표기 같은데 박도朴都라는 지명이 보인다. 랑특郞特은 낭트 같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보면 모두 같은 이 부문만 붉은 칠을 한 것으로 보아, 이 구라파지도가 영국 중심임을 안다. 덧붙여 이때까지도 아일랜드는 전체가 영국 지배에 있다.
잉글랜드를 영란英蘭이라 했으니 이것이 훗날 英國의 토대를 이룬다. 런던은 알려졌다시피 이때 이미 륜돈倫敦이다.
위이사威耳士는 볼짝없이 웨일스요 립법석이立法錫里는 그 도읍일 것이로대, 이것이 카디프인가?
소격란蘇格蘭이 바로 스코틀랜드인데 유추하다시피 land에 대한 음가가 蘭임을 본다. 그곳 수도는 에든버러인데 첫 글자가 무엇인지 언뜻 선명치 아니한데 무슨 발라鉢羅다.
애이란埃爾蘭은 아일랜드인데, 그 수도 더블린은 도발림都勃林으로 등장한다.
잉글랜드는 영란英蘭으로 표기하면서 그 전체를 지칭하는 말로는 영길리제도英吉利諸島라는 말이 보이는 걸로 보아 영길리英吉利라 했음이 분명한데, 둘 사이에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다.
이 지도는 현재 송파책박물관 특별전에 전시 중이다.
'NEWS & THES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대와 착종한 서당교육의 끝자락 (0) | 2021.09.12 |
---|---|
국악원 개원 70주년 기념 특별전 [미공개 소장품전-21인의 기증 컬렉션] (0) | 2021.09.11 |
[신간] 《마니산 제사의 변천과 단군전승》(민속원 아르케북스 195) (0) | 2021.09.09 |
미켈란젤로는 160센티미터 땅달보 (0) | 2021.09.08 |
화보로 보는 경주 월성 성벽 인골 발굴 (0) | 2021.09.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