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믿는 사람들한테 내가 줄 주 있는 것을 주려했다.
첫째 사업을 원하면 사업을 주려했고, 자리를 원하면 자리를 주려했다.
또 하나 원칙이 있었다. 커미션은 절대로 요구하지 않는다.
이 마지막 세번째는 내가 말년에 올수록 본전 생각이 간절해서 차라리 커미션을 챙길 걸 그랬다는 후회가 막급하며, 백수가 되는 지금은 더 후회가 막급하다.
다만, 저것이 회수 없는 투자라 생각했으며, 저것이 나의 그에 대한 믿음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해서 그리했다.
그렇다면 그것들이 다 성사되었는가? 물론 아니다. 대략 보면 반타작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이는 물론 내 쥐꼬리 만한 영향력에 기인한다.
어떤 사업이 필요하다면 이런저런 연줄을 고리로 그것이 성사되게끔 도왔으며, 어떤 자리로 가고 싶다는 사람 혹은 그것이 필요한 사람은 그것이 꼭 그가 원하는 백퍼센트 만족할 자리는 아니라 해도 그런 대로 그런 자리를 추천했다.
또 이런 데다가 이런 사람을 쓰고 싶은데 이런 사람은 어떠냐 하면, 내가 믿는 사람은 과감히 추천했고, 그래서 좀 유명해진 사람도 있다.
그것이 내가 커미션을 원해서였겠으며, 내가 무슨 보답을 받고자 해서였겠는가? 그런 일이 성사되는 그 자체에서 보람을 찾았을 뿐이다.
물론 본전이 생각날 때가 있다. 그렇게 해서 도와줬는데 반드시 뒤통수 치는 놈이 있기 마련이며, 이것이 바로 배은망덕이라, 그런 때는 진짜로 본전 생각 절로 나며, 삶 자체가 허망해진다.
본전은 내가 보답을 원해서가 아니라 믿음에 대한 배신에서 비롯한다.
그렇게 뒤통수 맞으면서도 아마도 나는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하긴 그러고 보면 내가 준 배신과 상처는 얼마나 많을까?
그러고 보면 세임세임인가?
31년에 이르는 직장 생활을 오늘 끝내는 마당에 감회가 마냥 없을 수는 없어 넋두리 한 번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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