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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다. 뙤약볕 아래 명동 인근을 걷는데 백일홍 한창이더라. 그것이 한창일 날 명옥헌을 예약했으되 백일홍이라 백일을 버틴다지만 저것도 절정이 있어 그 절정은 까딱하면 지나치고 마니 절정 지난 백일홍 꼭 장성 독거노인이다. 시간 쪼개 독거노인 영디기랑 담양을 가야겠다.
그에 덩달아 목근화도 한창이라 하긴 언제나 쌍으로 놀곤 한다.
솔까 목근화는 나라꽃 아니라면 그저그런 여름꽃 지나지 아니하고 무엇보다 벌레 들끓어 꽃 중에선 그닥 인기가 있다 할 순 없는 노릇이나
그래도 비 온 직후 그것은 때론 농염자태 뽐내기도 하니 마침 남영동 사저 인근 어느 공장 마당에 한 그루 있어 만발이라
이 공장은 그 공장주 걸핏하면 부동산 중개업자 내세워 땅 팔라 하니 못내 마음에 들진 아니하나 오직 이 목근화 한 그루만은 언제나 발걸음 댕긴다.
송이송이 살피니 그 옅은 분홍핓 압권이라 속내 헤집어 살피니 꽃가루 군데군데 나뒹굼 보니 벌들이 헤집어 놓았으리라
발이 없어 걸음할 수 없는 저네가 타력에 의한 번식 짲짖기를 획책했으니 참 조물주 소행은 묘해 어찌 벌과 나비를 생각했을까?
저네도 자궁이 있고 불룩한 생식기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것이 있고 작동했기에 살아남지 아니했겠는가?
하찮은 목근화 보고도 갖은 상념 다 일어나니 내가 변하긴 했나 보다.
목근화는 그대로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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