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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동넷길 지나다 미군부대 담벼락 기댄 이 라일락 후딱 지나치는데 아! 이건 다시 보러 와야지 하곤 오늘 슬리퍼 질질 끌고 나섰다.
집에서 대략 200~300 미터 거리인데 만발했음을 이제야 알았으니 애꿎은 코로나에 분풀이해 본다.
밤나무 아래 선듯 그 야릇함이 있다.
밤꽃은 교미라는데 글쎄 이 벌건 대낮에 교미하는 남녀는 없고 어느 중늙은이 혼차 서성이니, 것도 슬리퍼에 운동복 바지 걸친 채 배회하니 이 꼴도 우습기는 하다.
늙으면 꽃이 좋아진다는 말은 맞다.
것도 저처럼 핏빛 강렬할수록 하염없이 끌린다.
암내 맡은 수컷마냥 괜히 코로 실룩실룩 냄새 빨아들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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